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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 없지만, 들어야 할 일본의 지적…

---Sports Now

by econo0706 2023. 3. 11.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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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1

 

야구에서 한국을 이긴 일본 국민들이 신바람이 났다.

일본 야구대표팀이 10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과의 경기에서 13-4로 기록적인 대승을 거두자 일본 국민들은 물론 언론 매체들도 난리다.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라스 눗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다루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자국 스타 선수들의 활약상을 조명하며' 자랑질'에 여념이 없다.

 

▲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1라운드 한국과 일본의 경기. 한국의 4대13 패배로 끝났다. 경기를 마친 한국 투수들이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 연합뉴스


그 와중에 일부 일본 매체는 자극적인 말로 한국 야구를 폄하하기도 한다. '지적질'도 빼놓지 않고 있다.

일본 야구 평론가인 사토자키 도모야는 11일 TV 아사히에 출연해 이번 한일전 결과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일본 전력이 강한 것도 있지만, 한국 리그는 주력 투수가 거의 외국인 선수다. 에이스는커녕, KBO리그에서 자국 투수를 키우려고 하지 않는다."

기분 나쁘지만 틀린 말도 아니다. 이번 대회에 한국 마운드는 맥없이 무너졌다.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유지해왔던 것은 마운드의 힘이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호주전 8실점과 일본전 13실점으로 팀 평균자책점이 11.12까지 치솟았다.

▲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1라운드 한국과 일본의 경기. 9회초 우리나라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 종료를 앞두고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 연합뉴스


당장 눈앞의 성적 때문에 외국인 투수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구단 입장에서는 피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지난 시즌 리그 평균자책점 10위까지 가운데 국내 선수가 3명뿐이었다.

사토자키는 타선에 대해서도 짚었다.

"1번부터 3번까지는 젊은 선수지만, 4번 이후의 타선에는 대부분이 35세 전후의 선수로 세대교체가 잘 안됐다."

일본 스포츠매체 '풀카운트'도 가세했다.

이 매체는 "일본전 구원 투수로 쓰려던 김광현이 선발로 나왔다는 건 달리 의지할 선수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경기에서 패한 우리 입장에서 이긴 상대로부터 '지적질' 당하는 것이 결코 즐겁지 않다. 그러나 그것이 틀린 말도 아니어서, 고깝게만 생각할 것도 아니다. 아프지만,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日 언론 “숙적 한국 왜 약해졌나? 이젠 야구강국 아냐”

 

일본 언론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일전 대승에 “이제 한국이 야구 강국이라는 이미지가 무너지고 있다”며 한국 야구가 약해진 이유를 분석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야구대표팀은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1라운드 B조 2차전 한일전에서 4-13으로 대패했다. 10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지만 일본의 강타선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콜드게임을 당하지 않은 것이 다행일 정도의 참패였다.

경기 후 일본 야구 전문 매체 ‘풀카운트’는 ‘일본 숙적 한국은 왜 약해졌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KBO리그에서 외국인 투수들에 의지하면서 한국 국내 투수진이 약화된 점, 세대교체 실패, 고교야구 나무 배트 사용으로 인한 거포의 부재 등을 한국 야구 쇠퇴 원인으로 꼽았다.

▲ 10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1라운드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4대13 대패를 당한 대표팀 선수들이 관중석에 인사 후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 뉴스1

 

이 매체는 “프로선수들이 국제대회에 참가하게 된 이후 한일전에서 2009 WBC 결승이나 2008 베이징 올림픽 준결승처럼 늘 격전이 전개되어 왔다. 그러나 한국은 2013, 2017 WBC에서 1라운드 탈락하며 한일전이 열리지도 않았고 이번 경기도 큰 점수 차이가 나며 한국이 야구 강국이라는 이미지가 무너지고 있다”고 했다.

매체는 “이번 한일전 투수 기용이 그 이유를 말해준다. 한국은 호주 전에 패하면서 원래 불펜투수로 활용하려던 김광현을 선발로 내세웠다. 그는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일등공신이고 ‘일본 킬러’로 불렸던 과거도 있다. 이강철 감독은 ‘베테랑들이 초반을 리드해줬으면 좋겠다’고 기용 의도를 밝혔지만 말하자면 달리 의지할 선수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만 34세가 된 김광현은 초반 그 기대에 부응했지만 3회 연속 볼넷과 눗바, 콘도의 적시타로 실점했고 투구 수 제한으로 마운드에서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한국은 10명의 투수를 쏟아 부었지만 일본 타선과 승부할 수 있었던 투수는 2회까지의 김광현뿐이었다”고 했다.


매체는 “한국의 젊은 투수 부족은 명단 발표 때부터 이야기가 나왔다. 과거 한국 야구의 이미지는 이승엽, 김태균 등 호쾌하게 배트를 휘두르는 타자와 투수들이 힘의 대결을 벌인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고교야구가 나무 배트를 사용하면서 승리를 원하는 팀들이 잔기술을 쓰는 것이 유행이 됐고 강타자가 사라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37세의 박병호가 홈런왕, 지난 시즌 은퇴한 40세의 이대호가 리그 타율 4위를 기록할 정도로 아래 세대의 추격이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기술도 파워도 있는 타자가 줄어들면서 그 영향이 투수에게도 미치고 있다. 지난 시즌 KBO리그에서 평균자책점 상위 10명 준 한국인 투수는 2위 김광현을 포함해 3명뿐이다. 나머지는 외국인 투수들이 즐비하다. KBO리그 각 구단은 선발로 쓸 수 있는 외국인 투수 영입에 혈안이 되어 있다. 그로 인해 자국 선수가 경험을 쌓을 기회가 줄어드는 악순환”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매체는 “이강철 감독에게 호주 전 선발 투수 발표가 늦은 이유를 묻자 그는 ‘우리에겐 훌륭한 투수가 없으니까’라며 웃었다. 다르빗슈나 오타니가 머리에 떠올랐을 것이다. 이 말에 그의 속내가 담겨 있지 않았을까? 한국 프로야구에서 통산 152승을 기록한 언더스로 명투수였던 감독의 표정이 조금 쓸쓸해 보였다”고 적었다.

 

전경우 기자 ckw8629@naver.com

+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마니아타임즈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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