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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뒤집기] 한국 스포츠 종목별 발전사 - 복싱 (6·끝)

---[스포츠 種目別 發展史]

by econo0706 2022. 11. 1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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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05. 02.

 

프로 복싱 한국인 첫 세계 챔피언 김기수는 1958년 도쿄 아시아경기대회 웰터급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1962년 프로로 전향하기 전까지 제 40회 전국체육대회 등 각종 국내 대회에서 연전연승하며 88전 87승1패의 놀라운 기록을 남겼다. 1패는 1960년 로마 올림픽 웰터급 2회전에서 니노 벤베누티(이탈리아)에게 당한 판정패였다.

 

프로에서도 연승 행진을 이어 간 김기수는 1965년 1월 일본의 가이즈 후미오를 6회 KO로 누르고 동양 미들급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했다. 김기수는 여세를 몰아 1966년 6월 25일 장충체육관에서 벤베누티와 6년 만에 다시 만나 2-1 판정승을 거두고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프로복싱 세계 챔피언이 됐다. 한국은 김기수의 세계 타이틀 획득이 기폭제가 돼 1970년대 홍수환과 유제두, 1980년대 유명우와 장정구 등 수많은 챔피언을 배출한 세계적인 프로 복싱 강국으로 성장했다.

 

1964년 도쿄 올림픽 정신조(밴텀급) 은메달,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지용주(라이트 플라이급) 은메달과 장순길(밴텀급) 동메달 등 국제종합경기대회에서 메달이 귀하던 시절 복싱은 한국 선수단에 가뭄에 단비 같은 메달을 선사했다. 그러나 멕시코시티 대회 이후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에서 신준섭(미들급)이 첫 금메달을 따기 전까지 잠시 올림픽 메달의 맥이 끊기는 일도 있었다.

 

그런데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2년 뒤인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대회에서 복싱은 국제 대회 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전 체급 금메달의 신화를 썼다. 그 대회 12명의 금메달리스트 가운데 밴텀급의 문성길은 그해 5월 미국 네바다주 리노에서 열린 제4회 세계아마추어복싱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우승하는 기록도 남겼다.

 

문성길 외 금메달리스트는 오광수(라이트플라이급) 김광선(플라이급) 박현옥(페더급) 권현규(라이트급) 김기택(라이트웰터급) 김동길(웰터급) 이해정(라이트미들급) 신준섭(미들급) 민병용(라이트헤비급) 김유현(헤비급) 백현만(슈퍼헤비급)이다.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기대를 모았으나 미국의 폴 곤잘레스(금메달)에게 판정으로 져 조기 탈락했던 플라이급의 김광선은 1988년 서울 올림픽 당시 현역 군인이었다. 1회전과 2회전을 RSC로 장식하는 등 거침없는 연승 행진을 벌인 김광선은 준결승에서 소련의 티모페이 스크리아빈을 시종일관 몰아붙인 끝에 5-0 판정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라 동독의 안드레아 테브스를 4-1 판정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광선은 시상대에서 태극기를 향해 거수경례를 했다.

 

▲ 2017년 현재 한국의 올림픽 복싱 마지막 금메달리스트인 김광선이 1988년 서울 올림픽 시상대 가운데 서 있다. / ⓒ대한체육회

 

라이트미들급의 박시헌은 준결승에서 캐나다의 레이몬드 다우너리를 5-0 판정으로 누르고 결승에 올라 미국의 로이 존스와 맞붙었다. 박시헌은 경기 내용에서는 크게 앞서지 못했지만 3-2 판정으로 존스를 물리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헤비급의 백현만은 미국의 레이 머서에게 KO로 져 은메달을 획득했다. 헤비급에서 아시아 선수가 메달을 딴 건 백현만이 처음이었다.

 

페더급의 이재혁은 동메달을 추가했다. 그러나 경량급의 메달 후보였던 라이트플라이급의 오광수는 1회전에서 미국의 마이클 카바할(은메달)에게 2-3 판정으로 져 아쉬움을 남겼다.

 

이 대회에서 한국 복싱은 역대 올림픽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성적(금 2 은 1 동 1)을 올렸다. 그러나 이 대회 이후 한국 복싱의 올림픽 금메달 행진은 멈춰 섰다.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홍성식(라이트급)과 이승배(미들급) 동메달, 1996년 애틀랜타 대회 이승배(라이트헤비급) 은메달, 2000년 시드니 대회 노 메달, 2004년 아테네 대회 조석환(페더급)과 김정주(웰터급) 동메달, 2008년 베이징 대회 김정주 동메달, 2012년 런던 대회 한순철(라이트급) 은메달 등으로 과거 효자 종목으로서 명맥은 이어 가고 있으나 1980년대의 화려한 시절은 말 그대로 옛일이 되고 말았다.

 

시대의 흐름이긴 하지만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 아마추어와 프로를 막론하고 복싱을 사랑했던 이들에게는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올림픽에도 프로 선수의 출전이 제한적이지만 허용되는 가운데 2013년 단체 이름에서 아마추어가 사라져 대한복싱협회가 됐다. ‘대한아마튜어복싱연맹’은 이제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게 됐다.

 

신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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