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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베이스볼] 볼 끝 무브먼트로 본 임기영 역투의 비밀

--정철우 야구

by econo0706 2022. 9. 25.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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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05. 30.

 

KIA 투수 임기영은 2017 한국 프로야구 초반 무대의 최고 히트 상품 중 하나다. 2012년에 데뷔해 3년간 주로 불펜 투수로 고작 41경기를 뛴 것이 고작인 선수. 게다가 FA 송은범의 보상 선수로 KIA 유니폼을 입게 된 선수다.

하지만 그가 일으키고 있는 돌풍은 대단하다. 29일 현재 10경기에 등판해 6승(2패)을 거뒀다. 평균 자책점은 더욱 놀랍다. 1.82에 불과하다. 이닝 당 출루 허용률도 1.10으로 매우 수준급이다. 2할6푼2리의 피안타율은 놀라운 수준은 아니지만 빼어난 위기 관리 능력으로 경기를 지배하고 있다.

때문에 그가 가진 기술 보다는 강한 심장에 보다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어떤 순간에도 떨지 않는 두둑한 배짱이 먼저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임기영이 가진 것은 강한 심장만이 아니다. 그가 위기에서도 떨지 않을 수 있는 비결엔 그의 강력한 구위가 있다. 기술이 뒷받침 되고 있기 때문에 담대한 투구도 가능한 것이다.

임기영의 강력한 구위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수치가 있다. 바로 볼 끝의 무브먼트다.

임기영의 직구는 수평 변화가 심하다. 최고 50.92cm가 변했다. 전체 투수 중 수평 변화량 1위다.

체인지업은 수직 변화량이 심했다. -6.21을 기록했다. 1위 고영표(-6.96)에 이은 2위다. 체인지업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단 세 명에 불과하다.

여기서 우선 용어 설명부터 해 보자.

 

수직 변화량 = 공이 투수의 손을 떠나면서 중력의 영향 없이 일직선으로 이동한다고 가정했을 때, 그 일직선의 궤도를 따라 홈플레이트를 지나가는 높이와, 실제로 던져진 공이 홈플레이트를 지나가는 높이의 수직거리 차이를 나타낸다.

조정 수직 변화량 = 중력의 영향을 고려해서 조정한 수직거리.

*유의할 점: 이 숫자가 양의 값을 가질 땐, 공이 실제로 위로 올라간다는 뜻은 아니고, 중력의 영향만 있었을 때 떨어지는 정도보다 덜떨어짐을 의미한다.

수평 변화량 = 공이 일직선으로 이동한다고 가정했을 때 홈플레이트의 앞부분을 지나는 지점과 실제 홈플레이트의 앞부분을 지나는 지점의 수평거리 차이. 양의 값을 가지면 투수의 시점에서 오른쪽으로 휘어들어갔다는 의미, 음의 값은 왼쪽으로 휘어들어갔음을 의미한다.

투구, 타구 추적 시스템인 '트랙맨' 데이터에 따르면 임기영의 직구는 공이 일직선으로 간다고 가정했을 때 수평(오른쪽)으로 50.92cm나 움직였고 체인지업은 중력의 영향만 있다고 봤을 때 밑으로 -6.21cm가 떨어졌다. 체인지업이 가장 덜 떨어진 선수는 김성민으로 +40.29cm를 기록했다. 임기영과 거의 50cm나 차이가 난다.

흔히 타격할 때 "공을 끝까지 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누구도 공을 끝까지 보지 못한다. 투수의 손을 떠난 공은 늦어도 0.4초면 포수 미트에 빨려 들어간다. 타자들은 공이 들어오는 일정 시점(타자에 따라 다름)까지만 공을 볼 수 있다. 이후엔 구종과 궤적을 예측해 타격한다. 쉽게 말해 이 공이 어디 쯤 들어 올 것이라 미리 예측하고 그 위치에 맞춰 스윙을 하는 것이다.

볼 끝의 움직임이 심하면 유리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타자는 직구는 어느 정도, 체인지업은 어느 정도 위치에 올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측으로 타격을 할 수 밖에 없다. 이 예측은 일반적은 무부먼트에 맞춰져 있다.

그런데 이 공이 일반적인 움직임 보다 크게 되면 그 예측이 흔들릴 수 밖에 없다. 늘 같은 포인트로 예상하고 타격 훈련을 하기 때문에 갑자기 그 위치를 바꾼다는 건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임기영의 공이 직구일지 체인지업일지 예측하는 일도 맞추기 어렵다. 그런데 여기에 볼 끝의 움직임까지 심하다면 어려움은 배가될 수 밖에 없다.

임기영이 좌타자를 상대로도 2할7푼6리의 준수한 피안타율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다. 임기영을 상대한 좌타자들은 "임기영의 직구는 움직임이 크다. 특히 수평 움직임이 크기 때문에 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직구는 대부분 아래로 떨어진다. 중력 때문이다. 타자들은 어느 정도 높이로 직구가 떨어질지 예측해 타격을 한다. 이 공이 좌.우로 흔들리면 헷갈릴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움직임까지 크다면 금상첨화다. 좌.우 무브먼트가 심해 뱀직구로 불렸던 임창용의 변화 거리는 40cm 정도다. 임기영은 이 보다 10cm가 더 변한다.

한 좌타자는 "임기영의 직구는 내게서 멀어진다는 느낌을 준다. 체인지업의 낙폭도 일반적 선수의 수준을 뛰어넘는다. 떨어지는 직구라면 많은 투수들이 던지기 때문에 익숙함이 있지만 우측으로 도망가면 몇 배로 어렵다. 배트 중심에 맞추는 것이 힘들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이처럼 임기영의 역투는 단순한 배짱이 아니라 빼어난 기술을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가 반짝하고 말 선수가 아님을 뒷받침하는 수치들이다. 여기에 경기에 나설 수록 경험치가 쌓이고 있다. 임기영이 앞으로 더 무서워질 수 있음을 뜻한다.

 

정철우 기자

 

자료출처 :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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