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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치히터] 31년 전 기억까지 소환해낸 천재타자들

--성일만 야구

by econo0706 2022. 10. 18.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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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0. 04. 

 

이정후(23·키움)와 강백호(22·KT) 가운데 승자를 예측하기란 어렵다. 4일 현재 2리(0.002) 차이로 강백호가 앞서 있지만 언제 뒤집힐지 모른다. 하루하루 달라지기 때문이다. 9월 25일에는 4안타를 몰아친 이정후가 1위에 올라있었다.

10월 2일 안타 하나를 때린 강백호가 무안타에 그친 이정후를 누르고 왕관을 되찾았다. 지난 3일 경기서는 아슬아슬 분초를 다퉜다. 이정후는 LG전서 3회 선두타자로 나와 우전안타를 쳐냈다.

 

▲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 사진=뉴스1


그 시각 현재 타율은 0.357. 전날 1위이던 강백호와 같은 타율이다. 강백호는 4회 3번째 타석까지 무안타(볼넷 하나)였다. 이때까지 타율은 0.356. 이정후에게 1리 뒤져 있었다. 그러나 강백호는 6회 내야안타를 만들어 빼앗긴 1리를 회복했다.

강백호 0.357. 이정후는 나머지 두 타석서 무안타에 그쳤다. 8회 마지막 타석에서 때린 타구가 LG 2루수 서건창의 글러브 속으로 곧장 빨려들어간 것이 아쉬웠다.

만약 이 경기가 시즌 마지막 경기였다면 두 타격 천재의 수위타자 경쟁은 1리 차로 마감될 뻔했다. 전율이 일었다. 문득 31년 전 기억이 떠올랐다. 1990년 수위타자는 한대화(당시 해태·현 KIA)였다.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수위타자 타이틀.

2위는 이강돈(당시 빙그레·현 한화). 한대화의 타율은 0.3349. 이강돈은 0.3348. 사상 최초로 수위타자 1,2위 차이가 소수점 4자리 단계에서 결정됐다. 이 둘의 경쟁은 이정후·강백호의 2021시즌 못지않게 박 터졌다.

▲ KT 위즈 강백호 / 사진=뉴스1

 

당시엔 3파전이었다. 자고 일어나면 1위의 이름이 바뀌어 있었다. 시즌 최종일을 하루 앞둔 시점까지 1위는 LG 노찬엽이었다. 그의 타율은 0.334. 아쉽게도 마지막 OB(현 두산)전서 1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OB 투수들이 잠실 라이벌 타자에게 마구 고춧가루를 뿌려댔다. 고의 볼넷이 두 개나 됐다. 누가 봐도 훼방꾼이었다.

빙그레는 한 경기를 더 남겨놓고 있었다. 이강돈은 마지막 경기서 2안타를 때려냈다. 타율이 0.3348로 올라갔다. 노찬엽(0.333)을 넘어섰다. 자신의 첫 수위타자 타이틀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하지만 기뻐하긴 조금 일렀다. 아직 해태엔 두 경기가 남아 있었다. 한대화는 10월 1,2일 4개의 안타를 몰아쳤다. 최종 타율은 0.33486. 반올림하면 0.3349였다. 이강돈은 2위로 만족해야 했다.

8월까지만 해도 강백호의 비행고도는 요격불가 높이였다. 그는 신의 영역인 4할을 넘보고 있었다. 그러나 8월 17일을 마지막으로 4할을 찍은 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8월 17일 현재 0.348에 머물렀던 이정후는 9월 25일 강백호를 밀어내고 처음 1위 자리에 올랐다.

이후론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 한 타석도 허투루 보낼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수위타자 경쟁이 순위 다툼만큼 흥미로워졌다. 이달 말 최종전까지 도저히 눈을 떼지 못할 것 같다.

29일에는 KT와 키움이 맞대결을 벌인다. 21년 전처럼 고의 볼넷이 난무할는지 궁금하다. 2021년 시즌 최종일은 10월 30일. KT는 SSG, 키움은 KIA와 맞붙는다.

 

성일만 기자 texan509@fnnews.com

 

자료출처 :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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