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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史說] '테니스 월드컵' 16강 쾌거

--손장환 체육

by econo0706 2022. 11. 1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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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3. 11 

 

테니스와 골프는 공통점이 많다. 둘 다 철저한 개인 스포츠다. 대부분 선수가 혼자 투어에 참가한다. 또한 테니스와 골프는 일 년 사시사철 세계 곳곳에서 대회가 열린다. 시즌이 따로 없다. 체력과 실력이 따라준다면 일 년 내내 쉬지 않고 경기를 치를 수 있다.

테니스는 복식 경기도 있으나 복식만 전문으로 뛰는 선수는 없다. 대회에서 만난 선수끼리 조를 짜서 출전하기도 한다.

그런 테니스에도 단체전이 있다. '테니스 월드컵'이라고도 불리는 데이비스컵(Davis Cup)이다. 1900년 미국과 영국의 대결로 시작된 데이비스컵은 1912년 국제테니스연맹(ITF)이 창설되면서 국가대항전 성격이 됐으며 매년 예선을 거쳐 16강전을 치른다. 데이비스컵은 남자 대회이며 여자 국가대항전은 1963년부터 시작된 페더레이션컵이다.

한국이 지난 5일 올림픽 테니스장에서 열린 올해 데이비스컵 예선에서 오스트리아를 3-1로 이겨 16강에 올랐다. 축구로 따지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셈이다. 한국이 본선에 오른 것은 이형택이 활약하던 2007년 이후 무려 15년 만이다. 당연히 테니스계에서는 큰 경사다.

데이비스컵은 4단식과 1복식으로 진행되는데 에이스인 권순우(세계 65위)가 단식에서 혼자 2승을 거두고, 복식에서 이겨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16강은 9월에 열린다.

 

▲ 한국이 지난 5일 올림픽 테니스장에서 열린 올해 데이비스컵 예선에서 오스트리아를 3-1로 이겨 16강에 올랐다. 사진=대한테니스협회,데이비스컵 / 이코노텔링그래픽팀.

1960년부터 대회에 출전한 한국은 이전까지 세 차례 16강에 올랐으나 아직 1승을 거두지 못했다. 이번에 네 번째 도전에서 다시 8강을 노려보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여전히 무리다. 권순우 외에는 모두 200위 밖 선수들이다. 축구, 배구, 야구 같은 단체 종목이라면 조직력 싸움으로 반란을 기대해볼 수 있다. 그러나 테니스는 단체전이라 하더라도 단식 위주기 때문에 이변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

체육기자를 막 시작한 1993년, 홍콩에서 열린 샐럼컵 대회를 취재하는 행운을 얻었다. 당시 홍콩에서는 1989년 프랑스 오픈에서 우승한 중국계 미국인 마이클 창(당시 세계 10위)의 인기가 대단했다. 스폰서인 샐럼은 창과 함께 당시 세계 1위인 짐 쿠리어와 2위 피트 샘프라스까지 초청했다. 첫 테니스 취재에서 세계 1, 2, 10위의 경기를 직접 본 것이다. 쿠리어의 강력한 스트로크, 샘프라스의 무결점 플레이, 창의 빠른 발에 감탄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후 국내 대회 취재를 위해 찾은 장충코트는 충격이었다. 마치 느린 화면을 보는 것 같았다. 공이 아주 천천히 네트를 넘어가고 있었다. 개인 실력 차도 있었지만, 하드 코트와 클레이 코트의 차이도 무시할 수 없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그래도 이형택과 정현, 그리고 권순우 등이 대를 이어 한국 남자테니스의 중심을 잡아준 사실이 고마울 뿐이다. 수영의 박태환, 피겨 스케이팅의 김연아 같이 테니스에도 언젠가 세계 정상급 선수가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손장환 편집위원  inheri2012@gmail.com

출처 : 이코노텔링(econotelling)(http://www.econotell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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