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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뒷이야기] "대구 참사 보고만 있을 수 있나"

---스포츠 뒷얘기

by econo0706 2022. 11. 1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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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3-05

 

축구 스타들 대구로 ‘溫情 슛!’

 

2002년 월드컵 미국전에서 안정환이 터뜨렸던 극적인 동점골을 기억하는가. 터키와 함께 4강의 환희를 나누기도 했던 바로 그곳, 대구가 지하철 방화 참사로 눈물을 삼키고 있는 가운데 뜨거웠던 지난해 여름을 기억하는 월드컵 전사들이 앞 다퉈 대구의 눈물을 닦아주겠다고 나섰다.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34·LA 갤럭시)가 가장 먼저 홍명보 장학회의 이름으로 건설교통부를 통해 500만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스페인 전지훈련중이던 홍명보는 대구 참사 소식을 듣자마자 한국에 전화를 걸어와 “능력이 되는 한 많은 성금을 내고 싶다”며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신세대 스타 이천수는 2월27일 오후 직접 대구를 방문, 합동분향소에서 분향한 뒤 성금을 기탁했다. 올림픽대표팀과 소속팀 울산의 유럽 전지훈련을 소화하느라 심신이 지친 상태였지만 한걸음에 달려왔다. 홍명보와 함께 한국축구를 이끌었던 황선홍도 성금을 기탁하며 대구의 아픔을 함께 했다.

 

안정환(27·시미즈S펄스)은 1000만원 안팎의 성금을 낼 계획이다. 그에게 대구는 남다른 인연이 있는 곳. 그는 지난해 6월10일 대구에서 벌어진 미국과의 D조 예선 2차전에서 월드컵 ‘마수걸이 골’을 터뜨렸다. 대표팀 합류와 탈락을 거듭하며 마음고생이 심했던 안정환은 그 골을 계기로 슬럼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월드컵 스타뿐 아니라 프로축구 스타들도 참사 유족 돕기에 나섰다. 올 시즌 ‘연봉킹’ 신태용(33·성남 일화)은 “학창시절을 보냈던 대구의 참사 소식을 접하고 가슴이 미어졌다”며 300만원의 성금을 기탁했다. 경북 영덕군 출신인 신태용에게 중·고·대학교 시절을 보낸 대구는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다.

 

김도훈(33·성남 일화)은 로또 3등 당첨금 66만원에 34만원을 보태 100만원을 기탁했다. 이 밖에 전남 드래곤즈도 28일 상조회를 통해 성금을 모았다. 성금을 기탁한 축구 스타들은 “기회가 된다면 올해 대구에서 멋진 경기를 선보여 조금이라도 시름을 덜어드리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히딩크 전 대표팀 감독과 코엘류 신임 감독도 대구 참사에 애도를 표하는 글을 대한축구협회에 보내왔고 협회에선 조중연 전무가 대구를 방문해 2000만원의 성금을 기탁했다.

 

최원창 / 굿데이신문 종합스포츠부 기자 gerrard@hot.co.kr

 

주간동아 375호 (p8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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