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스포츠 100년] (7) 우리나라 최초의 체육전문잡지, 1933년 조선체육계 (하)

2020. 03. 06.

 

1924년 조선체육계 3호에는 육상에 관한 중요한 사료도 수록되어 있다. 바로 조선체육회 창립발기인인 원달호 연희전문 교수가 기고한 '육상경기규칙'이다.

이 '육상경기규칙'은 조선체육회가 1924년 6월 14일과 15일 이틀동안 휘문고보 운동장에서 열린 제1회 전조선육상경기대회를 개최할 때 적용했던 경기규칙으로 보인다.

 

▲ 1933년에 발행된 조선체육계 표지와 그 안에 실린 내용<목차 가운데 오른쪽은 왼쪽 부분을 현대어로 번역한 내용>

조선체육회는 1923년 7월 4일 제4차 정기총회에서 1924년에 육상경기대회를 개최하기 위한 사전 작업의 하나로 김동철을 고문으로 허성, 서병희, 원달호, 강낙원, 이중국을 위원으로 하는 육상경기연구위원회를 구성하고 육상경기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이어 해를 넘긴 3월 인사동에 있는 계명구락부를 본부로 해 본격적인 육상대회를 위한 준비를 하는 한편 5월 10일에는 원달호가 '육상경기규칙'을 편찬했으며 이를 영국 옥스포드 대학 킹스칼리지에서 축구선수로 활약하고 육상에도 조예가 깊었던 서병희가 이를 영문과 일본어로 번역했다.

이에 따라 조선체육계 3호에 실린 '육상경기규칙'은 바로 5월 10일 발간된 '육상경기규칙'을 그대로 실은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실제로 조선체육계 제3호에 게재된 '육상경기규칙'은 6페이지 분량으로 경기장 규격을 설명하는데 그쳐 있다. 즉 몇 회에 걸쳐 연재를 계획함에 따라 첫 회분만 게재한 것이다. 원달호가 편찬한 '육상경기규칙'은 여지껏 발굴되지 않고 있다.

똑 같은 이름으로 조선체육계 3호보다 9년 늦은 1933년에 발간된 조선체육계에 대해 '한국잡지백년2'(최덕교 편저, 현암사 발행, 2004년 5월 15일 발간)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붙어 있다.

▲ 현암사에서 2004년 5월 현암사에서 발간한 한국잡지백년 2의 표지

 

“<조선체육계(朝鮮體育界)>는 1933년 7월 1일자로 조선에서 두 번째로 창간된 체육잡지인데, 통권 2호에서 종간되었다고 전한다. 판권장을 보면 편집 겸 발행인 이원용(李源容), 인쇄인 김진호(金鎭浩), 인쇄소 한성도서(주), 발행소 조선체육계사(서울 종로 1가 46) A5판 120면? 정가 30전이다. 이 잡지는 앞에 소개한 <조선체육계>보다 9년 뒤에 나온 것이다.”

이 조선체육계의 발행인인 이원용은 오성학교 시절부터 야구선수로 활동했으며 조선체육회 창립발기인으로 초대 7명의 이사 가운데 한 명이었다. 중앙기독교청년회(YMCA) 회원으로 전국체육대회 효시인 제1회 전조선야구대회 개최에도 앞장섰으며 1923년 6월에는 윤치영, 허성, 이석찬, 유용택 등과 함께 조선야구심판협회를 창립하는 등 초창기 우리 야구 발전을 위해 큰 역할을 한 인물이다.

전조선정구대회 청년단에서 우승한 태양군 6명의 남자 정구선수들이 네트를 배경으로 서 있는 모습을 표지로 한 이 잡지에는 마공(馬公)이 쓴 창간사 ‘억센 조선의 건설’을 비롯해 ‘우리 급무는 체육민중화에 있다’(김보영), ‘올림픽 정신 및 그 유래’(정문기)를 비롯해 '철봉운동법'(서상천), '야간야구의 고찰'(최함), '유도수신의 목적'(한진희) 등 전문 체육지도법과 각종 경기대회 전적들이 게재되어 있다.

1933년 7월에 발간된 조선체육계는 현재 중앙도서관 등에 비치되어 있다.

한편 '한국잡지백년'에도 수록되어 있지는 않지만 1924년과 1933년에 발간된 '조선체육계' 잡지보다 더 일찌기 '조선체육계'를 발간할 계획을 가진 단체가 있었다.

이는 조선체육회보다 1년 앞서 3·1 독립운동이 일어나기 직전 한반도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이 주도해 만든 조선체육협회였다. 조선체육협회가 월간지로 조선체육계 발행을 사업으로 선정했다는 기록이 있으나 실제로 발행되었는지는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만약 실제로 발간이 되었다면 일본어로 되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 어디에도 존재를 찾을 수는 없었다.

 

정태화 편집인 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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