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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축탁축(淸蹴濁蹴)] 출범 30년 EPL 최고의 스트라이커 듀오는 과연 누구인가

--최규섭 축구

by econo0706 2023. 2. 16.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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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8. 12.

 

잉글랜드 프로축구는 1992년을 분수령으로 환골탈태했다. 1888년 출범 이래 104년 동안 면면히 최상위 무대로 군림했던 풋볼리그 1부(Football League First Division)가 한 계단 내려앉아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났다. 새로 바꿔 낀 뼈와 태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nglish Premier League·EPL)였다.

1980년대 후반 맞닥뜨린 암울한 시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고육책으로 단행한 EPL 체제 창설은 절묘한 신의 한 수가 됐다. 출범 30년을 맞이한 EPL은 오늘날 세계 으뜸의 프로 무대로서 각광받으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EPL로 옷을 갈아입기 직전, 스페인 라리가와 이탈리아 세리에 A에 밀렸던 뼈아픔은 이제 격세지감의 추억거리가 됐다.

EPL은 다시는 침체의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지난 30년의 역사를 재조명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추진력을 얻으려 한다. 잃어버린 1980년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그 묘방이 됐던 EPL 30년을 되돌아보는 자세인 듯싶다. 2022-2023시즌 막이 올라가면서, EPL 홈페이지는 첫걸음을 내디딘 후 밟아 온 30년을 장기 시리즈로 집중 조명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그 첫 작업의 하나로 EPL 30년 최고의 스트라이커 듀오를 살펴봤다. 과연 가장 강력한 공격 호흡을 이룬 조합은 누구였을까?

 

▲ 1995년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들고 있는 앨런 시어러 / ⓒGettyimages


블랙번 황금기 이끈 시어러-서턴 듀오, 가장 공포의 공격 조합으로 꼽혀

EPL이 평가한 최고의 짝꿍은 블랙번 로버스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앨런 시어러-크리스 서턴이었다. EPL은 제3자의 관점을 내세워 시어러-서턴 콤비를 최고로 봤다.

“많은 사람이 EPL 30년을 통틀어 가장 치명적 스트라이커 짝꿍(most-deadly strike partnership)으로 시어러-서턴을 손꼽을 것이다.”

▲ 1995년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들고 있는 크리스 서턴 / ⓒGettyimages 

블랙번은 1990년대 중반 전성기를 구가했다. 케니 댈글리시 경(Sir)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1993-1994시즌 준우승에 이어 1994-1995시즌 마침내 정상에 올라섰다. 1991-1992시즌 승격을 이뤄 가까스로 EPL 출범 멤버로 끼였던 블랙번의 지난날을 비춰 봤을 때 그야말로 대반전이라 할 만하다.

그때의 주역이 바로 시어러와 서턴이었다. 시어러-서턴 듀오는 1994-1995시즌(22개팀 42경기 체제) 가공할 득점포를 마음껏 퍼부으며 블랙번을 왕좌에 올려놓았다. 시어러가 34골을, 서턴이 15골을 각각 터뜨리며 함께 49회씩이나 상대 골문을 폭격했다. 한 시즌 공격 듀오 최다 득점 기록을 세운 ‘SAS(Sheare & Sutton)’의 탄생이었다.

시어러가 뽑아낸 34골은 지금까지도 EPL 한 시즌 최다골이다. 직전 시즌 득점왕에 올랐던 앤디(앤드루) 콜(뉴캐슬 유나이티드)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빛나는 기록이다. 시어러는 이 시즌을 기점으로 득점왕 3연패의 눈부신 금자탑도 쌓았다. EPL로 새롭게 출발한 뒤 첫 기록이다. EPL 30년사에서, 시어러와 티에리 앙리(2003-2004~2005-2006시즌) 등 단 두 명만이 지닌 값진 기록이다.

시어러-서턴 듀오는 또 하나의 깨지지 않는 기록도 지녔다. 팀을 우승으로 이끈 조합 중 단일 시즌 최다 합작 골 기록은 27시즌 동안 빛을 발하고 있다. 1994-1995시즌 13회 합작품을 빚어낸 시어러-서턴 콤비는 이 부문 가장 상단에 자리한다(표 참조). 디디에 드로그바-프랭크 램퍼드가 첼시를 정상에 올려놓으며 빚은 합작품(8골) 등 공동 2위 그룹을 훨씬 능가하는 발자취다.

외연을 넓혀 우승 제한을 없애면, 합작 골 기록은 한국 축구팬이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듯이 ‘영혼의 짝꿍’ 손흥민-해리 케인(토트넘 홋스퍼) 듀오가 갖고 있다. 손-케인 콤비는 2020-2021시즌 합작 골(14) 신기원을 이룬 바 있다. 물론 둘은 EPL 통산 합작 골(41) 기록도 지녔다.

합작 골에 관한 한, 새로운 경지를 열어 가는 손-케인 듀오가 팀에 패권을 안기며 시어러-서턴의 우승 합작 골 기록도 넘어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규섭 /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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