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어딘지 어색하고 약해 보인다. 하지만 알차고 단단하다

---全知的 롯데 視點

by econo0706 2023. 5. 24. 18:40

본문

2023. 05. 24

 

롯데는 타선이 강한 팀이 아니다. 이대호가 은퇴하며 공백이 크게 생겼는데 확실하게 메워줄 카드는 찾지 못한 상황이다.

선수 구성에서도 밀리는데 최근 타격감도 좋지 못하다. 5월 이후 타선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팀 타율은 0.255로 6위다. 홈런은 더 적다. 16개로 10개 팀 중 꼴찌다. 1위 SSG(35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 롯데가 달라진 야구로 승승장구 하고 있다. / 천정환 기자

 

하지만 팀 성적은 23승14패로 승률 0.622를 기록하며 4위 두산에 3.5경기차로 앞선 여유 있는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선두권과 승차도 많이 나지 않는다.

투수력이 버텨주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선발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불펜도 알찬 구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투수 힘 만으로는 이길 수 없는 것이 야구다. 점수가 나야 이길 수 있다. 롯데는 빈약한 타선의 힘을 가지고 어떻게 이겨내고 있는 것일까.

해답은 23일 사직 NC전 4회를 보면 나온다. 롯데가 추구하고 있고 원하는 야구가 NC전 4회에 집중적으로 나왔다.

롯데는 0-0이던 4회 1사 후 전준우가 중전 안타를 치며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안치홍의 2루타가 나오며 1사 2,3루 찬스를 잡았다.

다음 타자는 한동희. 한동희는 적시타를 치지는 못했지만 가벼운 스윙으로 타구를 외야 멀리 보내며 안정적인 희생 플라이를 만들었다.

계속된 2사 2루서는 노진혁이 우전 적시타를 치며 2루 주자 안치홍을 홈으로 불러 들였다. 그렇게 2점을 짜낸 뒤 지키는 야구로 승리를 챙겼다.

롯데가 겨우 내내 준비했고 신경 써 왔던 부분들이 집약적으로 나타난 순간들이었다. 펑펑 홈런을 쳐대며 이기기 어려운 상황. 찬스를 만들고 집중하는데 주력했던 롯데다. 기회가 왔을 때 어떻게든 짜내서 점수를 만들어 내는 야구를 핵심 과제로 삼았다.

 

▲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U18 야구월드컵(제30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4위를 기록한 대표팀이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 15일 진행된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롯데에 지명된 김민석 이진하 정대선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한준 기자


박흥식 롯데 수석 코치 겸 타격 코치는 “팀에 홈런을 펑펑 쳐줄 수 있는 타자가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야구를 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일찌감치 내렸다. 그래서 지난겨울 동안 찬스를 만들고 집중력 있는 야구를 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전체 타율은 높지 않더라도 많지 않은 찬스는 반드시 살리는 득점권 타율을 높이고 찬스를 만들기 위해 팀 배팅을 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나는 아웃이 되더라도 팀이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야구를 추구했다. 100% 만족이란 있을 수 없지만 선수들이 나름 잘 따라와 주고 있다. 팀 성적이 그래서 나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찬스가 이전보다 많이 생기지는 않겠지만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고 그 기회에서 집중하자는 것이 새로운 롯데 야구의 실체다. 앞으로도 이 기조를 잘 이어가며 최대한 점수를 만들어내는 데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진루타를 늘리고 병살타는 줄이며 찬스에서 집중하는 야구를 하는 것이 롯데의 새로운 목표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그 야구가 잘 통하고 있다.

호쾌하게 많은 점수를 뽑으며 속 시원한 승리를 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고 틈을 줄여가며 쫓고 지키는 야구를 하는 것이 목표다. 지금 롯데가 하는 야구가 바로 그런 것이다.

실제 롯데는 팀 타율은 6위지만 득점권 타율은 0.295로 2위에 올라 있다. 득점권 찬스를 스스로를 희생하면서라도 만들고 만들어진 찬스는 최대한 살리자는 목표에 다가서고 있음을 알려주는 수치다.

롯데 야구는 달라지고 있다. 팀 상황에 맞는 형태의 야구로 변해가고 있다. 이전 같은 화려함은 찾기 힘들어졌지만 좀 더 단단하고 알찬 야구를 하고 있다. 롯데가 초반 승부서 밀리지 않고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이다.

예전의 롯데 다움은 없다. 더 이상 그럴 힘도 없다. 그러나 내실을 다지는 그 힘이 더욱 단단해지면 단단해질수록 롯데의 상위권 지키기도 점차 확실한 실체를 드러낼 것이다.


정철우 전문기자 butyou@maekyung.com

 

MK스포츠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