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푸스발 리베로] 바이에른-유벤투스, 교체 카드가 승부 갈라

--김현민 축구

by econo0706 2023. 2. 15. 15:01

본문

2016. 03. 17. 

 

바이에른 뮌헨이 유벤투스와의 챔피언스 리그 16강 2차전 홈 경기에서 패색이 짙었으나 교체 선수들의 맹활약에 힘입어 연장 접전 끝에 4-2 승리를 거두었다.

바이에른이 유벤투스와의 챔피언스 리그 16강 2차전 홈 경기에서 전반에만 2실점을 허용하며 자멸하는 듯싶었으나 후반 교체 카드들이 대성공을 거두며 극적으로 8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먼저 승기를 잡은 건 원정팀 유벤투스였다. 유벤투스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강도 높은 압박으로 바이에른의 후방 빌드업을 괴롭혔다.

이는 주효했다. 유벤투스는 경기 시작 5분 만에 바이에른 왼쪽 측면 수비수 다비드 알라바의 볼 터치 실수를 틈타 소유권을 획득한 유벤투스 오른쪽 측면 수비수 슈테판 리히슈타이너가 뒤로 내주었고, 이를 폴 포그바가 빈 골대로 가볍게 밀어넣으며 선제골을 넣었다.

이어서 유벤투스는 28분경 알바로 모라타가 역습 찬스에서 단독 드리블 돌파를 통해 바이에른 두 중앙 수비수 메흐디 베나티아와 요수아 킴미히를 동시에 제친 후 패스를 연결해주었고, 이를 받은 후안 콰드라도가 센스 있게 한 번 접어서 필립 람의 태클을 벗겨낸 후 슈팅으로 추가 골을 기록했다.

이 때만 하더라도 유벤투스가 쉽게 승리를 거두는 듯싶었다. 유벤투스는 바이에른에게 점유율을 내주긴 했으나 바이에른이 수비 진영에서 후방 빌드업을 할 시엔 순간적으로 강도 높은 압박을 감행했고, 바이에른 선수들이 공격 진영으로 내려오면 모라타를 제외한 선수들이 모두 수비로 내려와 물샐 틈 없는 수비벽을 형성했다. 사미 케디라와 포그바가 왕성한 활동량으로 바이에른 선수들의 패스 플레이를 괴롭혔다.

 

다급해진 펩 과르디올라 바이에른 감독은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베나티아를 빼고 왼쪽 측면 수비수 후안 베르낫을 투입하며 공격 강화에 나섰다. 왼쪽 측면 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알라바가 자연스럽게 중앙 수비수로 보직을 변경했다.

이에 더해 바이에른은 59분경 수비형 미드필더 사비 알론소를 빼고 측면 공격수 킹슬리 코망을 투입하며 전원 공격에 나섰다. 코망이 오른쪽 측면에 배치되면서 오른쪽 측면에 있었던 더글라스 코스타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위치를 이동한 것. 이와 함께 바이에른은 코망과 코스타를 중심으로 집요할 정도로 유벤투스의 오른쪽 측면을 공략해 나갔다.

반면 유벤투스는 선수들이 서서히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 유벤투스 선수들은 이미 60분경에 바이에른 선수들보다 4km를 더 뛴 상태였다. 당연히 체력적으로 힘들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왕성한 활동량으로 뛰어난 커버 플레이를 보여준 케디라와 거의 단독으로 역습을 전개한 모라타의 체력 저하가 큰 편에 속했다.

이에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유벤투스 감독은 67분경 케디라를 빼고 스테파노 스투라로를 교체 투입했고, 71분경 모라타 대신 마리오 만주키치를 투입하며 체력 보강에 나섰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알레그리의 교체 카드는 실패로 돌아갔다. 안 그래도 바이에른전을 앞두고 넓적다리 부상을 당해 출전 자체가 불투명했던 만주키치는 모라타처럼 위협적인 역습을 보여줄 수 없었다. 바이에른 선수들은 역습에 능한 모라타가 빠지자 마음 놓고 공격에 나섰다. 스투라로는 연신 볼 터치 실수를 저지르며 역습의 맥을 끊었다.

결국 바이에른은 73분경 간판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골과 함께 추격에 나섰다. 코망이 뒤로 내준 걸 코스타가 지체 없이 크로스로 올렸고, 이를 레반도프스키가 헤딩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다급해진 알레그리 감독은 88분경 측면 미드필더 후안 콰드라도를 빼고 중앙 미드필더 로베르토 페레이라를 교체 투입하며 잠그기에 나섰다. 하지만 기세가 오른 바이에른은 90분경 코망의 크로스를 토마스 뮐러가 헤딩 골로 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이미 유벤투스는 교체 카드를 3장 모두 쓴 상태였기에 더 이상 승부수를 던질 수 있는 게 없었다. 반면 과르디올라는 한 장의 카드를 절약해 놓고 있었다. 과르디올라는 연장 전반 10분경에 이르러서야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왼쪽 측면 미드필더 프랑크 리베리를 빼고 공격형 미드필더 티아구 알칸타라를 교체 투입하면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뛰던 코스타가 왼쪽 측면으로 이동했다.

이 교체 역시 주효했다. 107분경 뮐러가 뒤로 내준 걸 중앙으로 쇄도해 들어오던 알칸타라가 골을 성공시키며 천금 같은 결승골을 넣었다. 기세가 오른 바이에른은 110분경 코망이 승부에 쐐기를 박는 추가 골을 넣었고, 4-2 바이에른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즉 베스트 일레븐에선 유벤투스가 바이에른에 우위를 점했으나 교체 카드의 질적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 바이에른엔 베르낫과 코망, 그리고 알칸타라 같은 질 좋은 벤치 자원들이 있었다. 반면 유벤투스엔 쓸만한 카드가 많지 않았다. 이 경기를 앞두고 부상을 당해 컨디션 난조에 빠진 만주키치를 교체 투입했다는 것이 유벤투스 벤치 자원 부족의 문제를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유벤투스도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와 파울로 디발라, 조르지오 키엘리니가 부상으로 결장하지 않았다면 가동할 수 있는 교체 카드가 더 다양했을 것이다. 하지만 바이에른 역시 아르옌 로벤이 독감으로 결장했고, 제롬 보아텡과 하비 마르티네스, 홀거 바드슈투버가 부상을 당해 중앙 미드필더 킴미히가 중앙 수비수를 볼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벤치 선수들의 풍부함에서 바이에른이 유벤투스에 앞선다고 볼 수 있겠다.

한편 이번 시즌 유벤투스에서 바이에른으로 임대 온 코망은 60분 조금 넘게 뛰는 동안 추격 골의 기점이 되는 패스를 기록했고, 동점골을 어시스트했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는 골을 성공시켰다. 키 패스(슈팅으로 연결되는 패스) 3회에 드리블 돌파도 2회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친정팀에 제대로 부메랑을 날린 코망이다.

 

김현민 기자

 

골닷컴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