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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수첩] 신태용호, 올림픽은 징크스와 싸움이다

--김현기 축구

by econo0706 2022. 10. 1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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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06. 29.

 

스포츠 세계엔 징크스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한국축구엔 월드컵과 올림픽이 양대 메이저대회라고 할 수 있는데 특히 지난 30년간 16번이나 열린 두 대회 본선에 모두 출전하면서 징크스도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세계 10대 강국으로 발돋움한 한국스포츠 전체에도 징크스가 존재한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이 2016 리우 올림픽 최종엔트리 18명을 발표하고 이제 출발선에 서기 위한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2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외친 ‘신태용호’의 도전은 특히나 징크스와의 싸움이기도 하다. 그래서 올림픽대표팀 선수들이 가는 길이 더 의미 있고,도전이 성공할 경우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 신태용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이 27일 서울 종로구 교보생명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리우 올림픽 최종엔트리 18명을 발표하고 있다. / 최승섭 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1.신 감독은 지난해 2월 올림픽대표팀 사령탑이 된 뒤 “런던 올림픽 때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동메달 따는 것을 보면서 ‘후임은 정말 부담스러울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그 자리를 맡게 됐다”는 말을 자주 했다. 단순한 후임자 부담에서 벗어나 한국축구 역사를 되짚어보면 그의 말은 꽤 일리가 있다. 한국축구는 월드컵이나 올림픽이나 한 대회 성적이 좋으면 그 다음 대회 성적이 시원치 않은 ‘징검다리 징크스’를 갖고 있다. 우선 월드컵에선 1990년 3패~1994년 2무1패~1998년 1무2패를 거쳐 2002년 4강~2006년 조별리그 탈락~2010년 원정 첫 16강~2014년 조별리그 탈락 등으로 온탕과 냉탕을 오갔다. 올림픽도 다르지 않다. 23세 이하로 출전선수 연령이 제한된 1992년부터 살펴보면 1992년 3무~1996년 1승1무1패~2000년 2승1패를 거쳐 2004년 8강~2008년 조별리그 탈락~2012년 동메달 기록을 써나갔다. 1996년보다 2000년 성적이 기록만 보면 낫지만 내용에선 1차전 가나를 이기고 2차전 멕시코와 비기면서 마지막까지 8강 불씨를 끝까지 이어나간 1996년이 첫 경기 스페인전 0-3 완패로 초반부터 어려운 상황을 초래한 2000년보다 더 희망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신태용호’는 ‘약체’란 평가와 ‘전 대회 동메달 부담’, 그리고 ‘징검다리 징크스’도 넘어야 하는 셈이 됐다.

# 2.신 감독은 지난 4월 본선 조추첨을 마치고 귀국한 뒤 “그래도 우리가 최소한 2승1무는 해야 아르헨티나는 피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조 2위를 해도 좋지만 차근차근 이겨서 조 1위로 올라가면 우리 목표에 수월하게 갈 것으로 생각한다”며 C조 1위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한국은 멕시코 독일 피지와 한 조인데 이번 대회 최약체인 피지는 3팀이 다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멕시코 독일과의 싸움인데 둘 다 까다로운 상대지만 그렇다고 못 이길 상대도 아니다. 다만 한국축구가 올림픽에서 조별리그 1위를 차지한 적이 없어 ‘신태용호’ 입장에선 또 다른 징크스 깨기를 노리게 됐다. 한국은 2004년 아테네 대회와 2012년 런던 대회에서 모두 조별리그 2위로 8강에 올랐다.

# 3.사실 가장 험난한 과제가 바로 ‘브라질 징크스’다. “서울에서 땅을 파 반대편으로 가다보면 브라질이나 우루과이가 나올 것이다”를 말처럼 브라질은 시차와 계절이 정반대이고 비행시간도 무려 30여시간에 달한다. 각종 예방주사까지 맞고 나면 브라질에 도착한 뒤 적응하는 것에만 만만치 않은 시간이 걸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브라질 징크스’는 한국스포츠 전체를 아우르는 성격도 갖고 있다. 축구 국가대표팀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거둔 1무2패 부진을 비롯해 2006년 여자농구 세계선수권 13위, 2011년 여자핸드볼 세계선수권 8강 실패, 2013년 유도 세계선수권 ‘노 골드’ 등이 그렇다. 최근 다이빙과 사격 펜싱 등에서 치러진 올림픽 테스트이벤트에서도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는 등 한국스포츠는 지구 반대편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 징크스 앞에 ‘신태용호’가 섰다.

 

김현기 축구팀장 silva@sportsseoul.com

 

자료출처 : 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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