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돌파(正面突破)] SSG 우승이 키움, LG의 우승보다 값진 이유

2022. 11. 11.

 

한국프로야구는 올해 SSG의 우승으로 ‘제2의 중흥기’를 맞게 됐다. 인기회복 뿐 아니라 산업적 측면에서도 도약의 계기다. 그동안 KBO리그는 시들했다. 코로나19에 선수단의 음주사고, 폭행 등 여러 악재가 겹쳤다. 이미지가 급속히 나빠졌다. 구단도 흔들렸다. 삼성 라이온즈는 일찌감치 제일기획으로 넘어갔고 두산 베어스도 매각 얘기에 휩싸였다. 프로야구 전체가 암흑기로 빠져들 전조는 충분했다.

그러나 SSG의 통합우승으로 프로야구계에 새 여명이 밝아온다. 정용진 구단주가 부른 ‘나비효과’다. SSG가 앞장서며 타팀도 영향권에 들어왔다. 바람이 거세지며 태풍으로 몰아칠 기세다. 몇가지 긍정적 징조는 이미 나타났다. 새 라이벌 구도가 만들어졌다. 롯데 신동빈 회장이 직접 나서 자이언츠 구단의 재무구조를 안정적으로 바꾸고 있다. 유통 라이벌 신세계를 의식한 행보다.

두산은 ‘국민타자’ 이승엽을 사령탑으로 전격 영입했다. 과감한 선택이다. 삼성 박진만 감독과의 대결 구도도 흥미롭다. 키움은 투자 대비 가성비에서 승리하며 타 구단의 분발을 여전히 촉구중이다. 코칭스태프의 대폭적인 이동도 의미있다. 각 구단이 안일하게 머물지 않고 매우 공격적으로 바뀌었다는 증거다. 이는 SSG가 전체 판을 흔들었기 때문에 촉발했다고 본다.

암흑기로 떨어지려는 KBO리그를 끌어올린 SSG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정상을 지키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고 이에 맞춰 상대는 왕관을 빼앗기 위해 거칠게 달려들게 틀림없다. 2023시즌이 올해보다 더 활화산처럼 폭발하리라 전망하는 이유다.

▲ SSG 선수단이 8일 우승깃발을 들고 정용진 구단주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 강영조 기자 kanjo@sportsseoul.com

 

주변에서 “LG의 우승을 기원했다”는 얘기도 많이 들린다. 그러나 SSG의 우승 파급력이 훨씬 크다. LG가 우승했다면, 구단의 오랜 숙원을 푸는 수준이지만, SSG의 우승은 프로야구 전체 산업구조를 재편할 에너지원이다. 청라 스타필드 복합몰과 돔구장이 더 탄력받게 됐다. SSG는 이마트, 스타벅스, 노브랜드 등 여러 유통망에 야구를 접목해 시너지를 만들고 있다. 야구장, 놀이동산, 쇼핑몰을 시대의 흐름으로 파악한 결과다.

야구는 ‘팀리빌딩’만 있는게 아니다. ‘야구산업의 리빌딩’도 매우 중요하다. 더딘 야구산업화에 야구에 진심인 ‘용진이형’이 전면에 나선 것. 이전까지 야구단은 그룹의 홍보수단에 머물렀다. 팬들의 열정에 비해 마케팅은 상대적으로 부실했다. 그런 상황에서 ‘용진이형’이 직접 야구장 안으로 파고들었다. 자주 야구장을 찾으며 팀을 하나로 이끌었다. 우승후 뜨거운 눈물도 함께 흘렸다. 우승 축하연에 점잖게 모습을 드러내는 그런 전통(?)도 ‘용진이형’이 깼다. 2년전 창단시 오너가 다른 오너를 저격하며 뛰어든 것도 처음이었다.

그렇게 새 패러다임이 짜였고 SSG는 우승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SSG의 우승은 단순히 정상에 올라선 것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전체 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으로의 전환이다. 야구산업화로의 리빌딩은 ‘구단을 가진’ 오너가 앞장서야 한다. 언더독 키움이 그랬고 2020년 우승한 NC도 그랬다. 화룡점정이 SSG다. 올해 SSG의 우승은 다른 오너들에게도 확실한 자극제가 됐다. 상대 구단들이 이전과 다른 행보로 응답하고 있다.

 

최익성 / 저니맨 대표

 

스포츠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