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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베이스볼] 이재학의 투 피치는 정말 벽에 부딪힌 걸까

--정철우 야구

by econo0706 2023. 2. 17.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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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1. 03. 

 

NC 이재학은 투 피치 투수다. 패스트볼과 체인지업만으로 여기 까지 왔다.

사람들은 안되럭라 했다. 구종이 다양하지 못한 선발 투수는 살아남기 힘들거라 말햇다.

그러나 이재학은 보란 듯 성공 스토리를 썼다. 2013년 부터 2016년까지 4년 연속 10승+를 기록하며 A급 선발 투수로 성장했다. 그동안 이렇다 할 구종 추가가 없었음은 물론이다.

 

▲ 이재학. / ⓒ곽혜미 기자


문제는 올 시즌에 나타났다. 부진에서 좀 처럼 벗어나지 못하더니 5승7패, 평균 자책점 5.67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한 번 무너진 신뢰를 되찾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이재학은 포스트시즌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마운드가 무너진 NC였기에 그 공백은 더 크게 느껴졌다.

때문에 다시 한 번 이재학의 투 피치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제 한계에 부딪힌 만큼 새 구종 개발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선발 투수로 제대로 버티기 위해선 두 가지 정도의 변화구는 손에 익혀 놓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재학의 올 시즌 세부 데이터를 보면 여전히 그가 매력적인 투수임을 알 수 있다.

일단은 패스트볼 회전수. 이재학은 리그에서 최고 수준의 패스트볼 회전수를 보여줬다.

1위 부터 10위까지 순위서 이재학은 무려 6개의 순위에 올라 있다. 나머지 4개는 니퍼트(3개)와 최동환(1개)이 나눴다.

흥미로운 것은 다른 선수들과 비교다. 니퍼트는 시즌의 힘이 떨어지기 전인 5월 이전 기록이 대부분이다. 최동환은 한 번 뿐이어서 직접 비교가 어렵다.

반면 이재학은 시즌 내내 높은 패스트볼 회전수를 보여줬다. 그만큼 변화가 심하게 일어날 수 있는 패스트볼을 꾸준하게 던졌음을 뜻한다. 구속이 빠르진 않지만 회전수가 많은 패스트볼을 던지며 볼 끝의 변화를 크게 가져갔다.

월드시리즈 챔피언 팀인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투수를 볼 때 회전수에 무척 높은 점수를 준다고 한다. 특히 패스트볼 회전수가 높으면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공을 뿌린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이재학은 그런 관점에서 매우 매력적인 패스트볼을 지닌 선수라 할 수 있다.

이재학은 체인지업도 매력적인 투수다. 회전수가 rpm 2645로 2위 권오준(삼성 2175rpm) 보다 500rpm 가까이 높다. 볼 좋은 투수의 어지간한 패스트볼보다 회전이 많다. 리그 평균은 1727rpm에 불과하다.

체인지업은 슬라이더나 커브와 달리 회전이 많은 변화구가 아니다. 오히려 회전축을 낮추고 회전수를 줄여서 종으로 떨어지게 만드는 것이 목표인 구종이다. 이재학은 반대로 체인지업에 회전수를 많이 줘서 공을 떨어트린다.

그러다 보니 각이 날카로우면서 빠르다. 이재학이 좌타자를 상대로 훨씬 좋은 성적(좌타자 피안타율 .272 홈런 6, 우타자 피안타율 .313 홈런 16)을 거두고 있는 이유다. 이재학을 상대한 좌타자들은 "(이재학의) 체인지업이 왼손 투수가 던지는 빠른 슬라이더 같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이재학이 던진 체인지업은 좌타자의 바깥쪽으로 빠르게 휘어 나간다. 때문에 같은 회전수라도 타자가 느끼기엔 전혀 생소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과연 이런 이재학이 굳이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갖고 있는 장점을 더 살리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그럴 가치가 충분한 두 구종의 구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구위가 좋은데 자꾸 맞아나간다면 상대에게 수가 읽혔거나 동작을 캐치 당했을 수도 있다. 구종 추가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과연 이재학이 이 겨울,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기자 butyou@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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