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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베이스볼] 임기영 체인지업 분석? 걱정 덜어도 좋은 이유

--정철우 야구

by econo0706 2023. 3. 14.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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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1. 10.

 

임기영은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대회를 준비하는 한국 대표팀에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선동렬 대표팀 감독은 " "일본전 선발투수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가장 컨디션이 좋은 투수를 선발로 낼 계획"이라며 "현재 우리 투수 쪽에선 임기영의 컨디션이 가장 좋다. 후보 중 한 명"이라고 밝혔다.

좌타자가 강한 일본이지만 임기영이라면 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예전에 일본엔 와타나베 스케 등 언더핸드스로가 많았는데 이젠 아니다. 중간에서 뛰는 선수나 몇 명 있지 선발투수는 거의 없다. 기존에 우리 대표 팀이 미국이나 남미 팀을 상대할 때 잠수함 투수를 냈는데, 이젠 일본을 상대로 내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임기영. / ⓒ곽혜미 기자


임기영을 믿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체인지업이다. 임기영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은 좌타자의 바깥쪽에서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궤적을 갖고 있다. 좌타자를 상대로 장타를 피하면서 빗맞은 타구를 이끌어내는데 큰 힘이 된다. 선 감독이 임기영을 일본전 카드로 손 꼽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주의할 것도 분명히 있다. 일본은 전력 분석이 철저한 팀이다. 이미 임기영의 체인지업에 대한 분석을 끝냈을 것이다. 서로를 알고 하는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선 더 큰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임기영이라면 또 다른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만으로 버티는 투 피치 유형 투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임기영에게는 슬라이더라는 또 다른 무기가 있다. 구사율이 높지는 않지만 상대의 의표를 찌르는 구종으로 잘 활용한다.

임기영은 사실 전반기와 후반기의 구위 차이가 심했다. 문제는 체인지업이 잘 듣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반기에 상.하 무브먼트가 -7.85cm로 잘 떨어졌지만 후반기 들어선 0.17cm로 떨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대신 좌.우 무브먼트가 지나치게 커지며 어려움을 겪었다. 체인지업의 낙폭은 줄어들고 컨트롤 할 수 있는 능력은 떨어졌다.

때문에 임기영의 체인지업은 후반기들어 타자들의 좋은 먹잇감이 됐다. 그가 후반기서 고전했던 이유의 절반 이상은 잘 떨어지지 않는 체인지업에 있었다.

그러나 임기영은 한국시리즈서 반전을 이끌어냈다. 4차전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6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당시에도 체인지업의 낙폭은 좋은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임기영에겐 또 다른 무기가 있었다. 바로 슬라이더였다.

임기영은 2회까지만 슬라이더를 8개나 던졌다. 투구수 20개의 40%가 슬라이더였다. 패스트볼과 체인지업만 생각하고 들어 온 두산 타자들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당시 한 두산 선수는 "임기영이 예상치 않게 슬라이더 승부를 많이 걸었다. 그에 당황하느라 중요한 경기 초반이 훅 지나가고 말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도표에도 나타나듯 임기영의 슬라이더는 후반기로 갈 수록 왼쪽으로 휘는 각도가 커졌다. 양의 값 3.52cm에서 음의 값 -2.69로 변화가 심해졌다. 좌타자의 몸쪽, 우타자의 바깥쪽으로의 변화가 심했음을 뜻한다. 좌타자에겐 몸쪽으로 바짝 붙여 시선을 흐트러트리는 역할을 했고 우타자에게는 헛스윙을 유도하는 구종으로 쓰였다.

이번 대회에서도 이 슬라이더에 대한 상성을 유심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임기영의 체인지업을 잔뜩 노리고 있을 상대의 허를 찌를 수 있는 구종으로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임기영은 한국시리즈 4차전서 3회 이후로는 슬라이더 비중을 줄였다. 충분히 상대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든 뒤엔 자신있는 구종으로 승부를 걸었던 것이다.

임기영이 이름에 오르면 오를 수록 그의 체인지업에 대한 준비 태세도 강력하게 갖춰질 것이다. 그러나 걱정은 덜어도 좋을 듯 하다. 그에겐 또 다른 무기, 슬라이더가 있기 때문이다.

 

정철우 기자 jcw@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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