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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뒤집기] 한국 스포츠 종목별 발전사 - 농구 (9)

---[스포츠 種目別 發展史]

by econo0706 2023. 2. 24.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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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04. 10

 

이 무렵 국내 최고 여자 스포츠 스타가 박신자다. 1980년대 박찬숙과 1990년대 정은순으로 이어지는 한국 여자 농구 센터 계보의 맏언니인 박신자는 세계선수권대회 MVP에 빛나는 뛰어난 실력은 물론 당시로는 매우 큰 176cm 키에 빼어난 외모까지 인기 스타로서 갖춰야 할 모든 것을 지니고 있었다. 1960년대, 최고의 인기를 누린 박정희장군배쟁탈동남아여자농구대회가 열리는 장충체육관에 가는 농구 팬 10명 가운데 일고여덟은 박신자를 보러 가는 이들었다고 해도 크게 지나치지 않다.

 

박신자가 이끄는 상업은행(오늘날의 우리은행)은 박정희장군배쟁탈동남아여자농구대회에서 1963년 제 1회 대회부터 1967년 제 5회 대회까지 5연속 우승했다. 박신자를 앞세워 국내에 여자 농구 붐을 일으킨 상업은행은 단일팀으로 1964년 4월 리마(페루)에서 열린 제 4회 세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해 8위를 기록했다는 내용은 8편에 소개돼 있다.지난해 7월 속초체육관에서 ‘박신자컵 서머 리그’가 열렸다.

 

배구의 박계조(일제 강점기부터 1950년대까지 한국 배구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인물)배, 테니스의 소강(대한체육회장을 지낸 민관식 선생 아호)배 등 종목마다 특정인의 이름이 붙은 대회가 있지만 농구에서는 ‘박신자컵’이 처음이다. 박신자는 1999년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세계 여자 농구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여자 농구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던 1960년대 중반, 1964년 도쿄 올림픽은 한국 스포츠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대회였다. 이웃 나라에서 열리는 대회인데다 60만 재일동포의 사기도 고려해야 했다.

 

게다가 결과적으로는 대회를 보이콧했지만 세계적인 육상 여자 중거리 선수로 금메달이 유력한 신금단을 보유하고 있는 북한의 참가가 예정돼 있었다.한국 선수단 본진인 2진은 그해 10월 초에 출국할 예정이었으나 북한 선수단이 일본에 조기 입국한다는 소식에 따라 9월 23일 서둘러 출국했다. 선수단은 하네다국제공항에서 재일동포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 1960년대 국내에서 정기적으로 열린, 유일한 국제 대회인 박정희장군배쟁탈동남아여자농구대회 경기 장면. / ⓒ한국 농구 100년

 

대회 기간 재일동포들은 열성을 다해 모국의 선수단을 지원했다. 재일거류민단과 여러 한국인 단체가 중심이 돼 구성한 ‘도쿄 올림픽 한국인 후원회’는 전지훈련 뒷바라지부터 응원, 음식 문제에 이르기까지 선수들을 뒷바라지했다.재일동포들이 모금한 후원금은 900만 엔이나 됐다. 이는 국내에서 준비한 출전 예산이 2천700여만 엔 정도였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얼마나 큰돈이었는지 알 수 있다.

 

남북 경쟁이 예상된, 당시 대회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는 일화들이다.본진에 앞서 농구를 비롯해 사격, 수영, 승마 등 4개 종목 선수 44명이 9월 18일 일찌감치 일본으로 갔다. 농구는 대회에 앞서 세계 예선을 치러야 했다. 당시 분위기로 봐 단체 종목인 농구는 반드시 본선에 나서야 했다. 축구는 1963년 11월부터 1964년 3월까지 진행된 아시아 예선에서 이란, 북한과 함께 본선 티켓을 손에 넣었다.요코하마에서 열린 농구 세계 예선에는 10개 나라가 출전했는데 한국은 6승3패로 4위를 차지했고 이집트와 체코슬로바키아가 대회를 보이콧하면서 생긴 빈자리에 캐나다와 함께 끼어 드는 행운을 안았다.

 

그런데 문제는 본선이었다. 개최국이자 한국과 함께 아시아를 대표한 A조의 일본은 이탈리아를 72-68로 잡는 등 3승4패로 조 6위에 오르며 선전했다. 그러나 한국은 우루과이에 64-105, 유고슬라비아에 66-99, 미국에 50-116으로 지는 등 7전 전패로 B조 꼴찌가 됐다. 13~16위 결정전에서는 헝가리에 83-99, 페루에 66-71로 져 최하위인 16위가 됐다.일본은 10위에 올랐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참패였다. <10편에 계속>

 

신명철 편집국장 smc@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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