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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뚜루 마뚜루] 프로야구 판 도박 파동, 또 흐지부지 끝나는가

--홍윤표 야구

by econo0706 2023. 3. 21.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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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01. 07.

 

임창용(40. 전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34. 전 한신 타이거즈) 등 프로야구선수들의 해외원정 도박 파동 수사가 매듭단계에 접어든 듯하다. 애초 윤성환(35), 안지만(33) 등 삼성 투수들과 FA로 큰돈을 만진 다른 구단 유명선수들도 도박 연루설이 널리 퍼져 있었으나 정작 수사는 소리만 요란했을 뿐이다. 자칫 흐지부지, 유야무야 끝나지 않을까 하는 소리가 높다. 실제 그런 흐름이 감지된다.

 

도박은 반드시 이른바 ‘숙주(宿主)’ 노릇을 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프로야구 판의 도박도 특정한 선수가 주위의 동료, 선, 후배들을 끌어들였을 가능성이 크다. 신성한 운동 바닥을 오염시킨 장본인을 색출, 축출해야하는 까닭이 거기에 있는 것이다.

 

항용 이런 유형의 사건은 애초 알려진 것 보다 액수가 축소되거나 은폐될 소지가 많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선수가 소속된 단체나 상위의 모기업 법률 팀이 가동돼 신속하게 일을 처리한다는 것이 상식이다.

 

물론 구단이 자발적, 능동적으로 나서서 도박에 연루됐거나 소문이 떠돌고 있는 선수를 ‘야구법적인’ 처벌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삼성 구단은 항간에 임창용과 같이 해외원정을 다녀온 것으로 알려진 윤성환과 안지만의 처분을 놓고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사 이들을 징계할 사유가 있을 지라도 실정법상 확실한 판결이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자체 징계를 내리는 것은 ‘소송’의 위험이 따른다는 게 삼성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 7일 오후 대전 인터시티호텔에서 열린 '2016년 KBO 신인 오리엔테이션' 모습.

 

그렇다할지라도 지난 해 포스트 시즌을 앞두고 해외원정 도박 파동이 불거진 이후 삼성 구단의 ‘침묵’은 이해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도의적인 책임이 무겁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태껏 프로야구 판에서 도박 같은 사건은 삼성 구단을 중심으로 불거진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이번에 발각 된 도박 선수는 해외에서 활동한 오승환을 포함해 모두 삼성 소속이거나 소속이었다.

 

삼성은 자타공인 한국 최고의 기업이다. 삼성 라이온즈는 최고의 재벌을 모기업으로 둔 야구단이다. 야구 성적에 걸맞게 도덕성도 균형을 갖추어야만 진정한 명문구단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삼성 구단의 모르쇠, 외면, 눈치 보기 태도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삼성 구단은 지난 2008년 말에도 채태인 등 13명의 소속 선수들이 집단 인터넷 도박 사건에 연루돼 홍역을 치렀다. 그런데도 다시 이 같은 도박파동이 생긴 것은 '선수단 내부에 심각한 문제가 도사리고 있지 않은가' 하는 의구심을 자아낸다. 선수단 관리에 중대한 허점이 생겼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삼성 구단이 왜 선수 도박의 온상으로 비치고 있는지 돌아봐야할 것이다.

 

해외원정 도박 파동이 불거진 뒤 구단마다 혹시 사건에 연루된 소속 선수가 없는 지 진상파악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삼성 선수들의 도박 소동을 다른 구단들은 ‘강 건너 불’ 구경만 하고 있다. 그 구단들은 도박과 온전히 무관하고, 그냥 안녕하신가. 다른 구단 선수들은 해외원정 도박의 혐의가 전혀 없을까. 프로야구판을 온통 뒤흔들다가 기껏 선수 한두 명을 색출해내는 데 그친 수사당국도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KBO는 8일 임창용 도박건과 관련한 상벌위원회를 연다. 징계 수위에 눈길이 간다. 분명한 것은 이젠 더 이상 프로야구 판에 도박을 하는 선수들이 발을 붙일 수 있도록 온정적인 처벌을 내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홍윤표 선임기자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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