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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뚜루 마뚜루] 프로야구판의 도박꾼들, 이참에 뿌리 뽑아야

--홍윤표 야구

by econo0706 2023. 2. 17.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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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0. 30. 

 

도박, 성추문에 금지약물 복용, 일본 대부업체 스폰서 움직임까지. 한국 프로야구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됐나.

최근 불거진 삼성 라이온즈 선수 3명(임창용, 윤성환, 안지만)의 해외원정 도박 의혹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아직 진상이 규명된 것은 아니지만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는 프로야구 선수들의 도박은 좀체 그 뿌리가 뽑히지 않고 있다.

2008년 말 채태인 등 삼성 선수들의 집단 인터넷 도박 파동에 이어 2012년에는 승부조작 사건으로 홍역을 치렀던 한국 프로야구는 올해 들어 금지약물복용 발각(한화 최진행)과 성 추문(kt 장성우)으로 얼룩지더니 급기야 대형 도박 파동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해외 원정 도박은 비단 삼성 선수들뿐만 아니라 다른 구단 선수들도 손을 댄 적이 있다는 보도(한국일보 10월 29일치)도 나와 야구 관계자들과 팬들에게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도박설이 나돌고 있는 프로야구 선수들은 한두 명이 아니다. 주로 FA로 수십 억 원의 목돈을 쥐게 된 선수들이 지난 2011년 이후 툭하면 마카오 등지에서 원정 도박을 했다는 의혹이 계속 번지고 있다.

해당 구단들은 그동안 도박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쉬쉬하며 감추거나 들통이 나면 사건을 축소하고 법의 심판을 누그러뜨릴 수 있도록 움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소를 도려내는 방법이 아닌 미온적인 대처로 오히려 도박을 조장했다는 비난을 사도 할 말이 없게 된 것이다.

 

프로야구판에서는 특히 2000년대 들어 FA 선수들이 거액의 계약을 하게 된 이후 해외 원정 도박설이 끊임없이 나돌았다. 특정 구단주변에선 일부 유명 선수들의 상습적인 도박설이 가시지 않았다.

아직 해외 원정 불법 도박을 한 선수들의 실체가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이참에 비록 사법권은 없더라도 각 구단이 적극적으로 나서 해외 원정 도박 선수들을 적발, 강력한 징계 조치를 취해야 한다. 뼈를 깎고 살을 도려내는 심정으로 ‘일그러진 프로야구 선수들’을 축출해야 한다. 그래야 야구가 산다. 마음만 먹는다면 구단이 자체적으로 도박 선수들을 밝혀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경찰이나 검찰의 수사 결과만 지켜볼 것이 아니라 야구단 스스로 움직여 자정에 나서야 한다.

삼성 구단은 한국시리즈를 앞둔 10월 25일 도박 의혹을 받고 있는 투수 3명을 일단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취했다. 삼성 구단은 이 나라 최대 재벌기업을 모체로 두고 있다. 삼성 그룹의 정보력은 대통령 선거의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할 정도로 뛰어나다. 그동안 삼성 구단에서 단발이든 상습적이든 도박을 했던 선수들은 자체 조사로 그 내막을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몇 해 전부터 삼성 구단 주변에선 선수들의 도박설이 떠돌았다는 점이다. 단순한 뜬소문이 아니었음이 이번 사건으로 입증됐다. 상습적이라는 의혹을 살 만한 대목이다. 그렇잖아도 삼성 구단은 2008년 말 소속 선수 13명이 인터넷도박으로 사회의 지탄을 받았고 2009년 1월 채태인을 희생양 삼아 유야무야된 일도 있었다. 비슷한 시기 LG 투수 오상민도 도박 빚 문제로 제재를 받기도 했다.

삼성 구단이 진정한 명문구단으로 서기 위해서는 성적만 내세울 게 아니라 선수들의 삐뚤어진 행위도 바로잡아야 한다. 선수들의 도박은 팬들에 대한 기만이자 배신 행위에 다름 아니다.

뭐가 아쉬워서 그랬을까. 도박에 한 번 발을 들여놓으면 좀체 몸을 빼기가 어렵다는 것이 도박 경험자들의 증언이다. 불법 도박은 범죄 행위다.

선수들이 해외 원정 불법 도박은 실정법(외환관리법 등) 위반으로 법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깊이 인지해야할 것이다. 더 이상 한국 프로야구판에 도박을 묵인 묵과해서는 안 된다. 도박 자금을 서로 빌려주고 받는다는 얘기까지 나도는 형편이어서 선수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1982년 한국프로야구가 출범할 때 내세운 슬로건이다. 33년이 지난 지금도 그 슬로건은 유효한가. 그네들을 동경하는 후배 선수들이 무엇을 배울 수 있겠는가. KBO는 불법 도박이 확인된 선수는 아예 영구제명 등 강경한 조치로 다시는 프로야구 뿌리를 좀 먹는 일을 막아야 한다.

 

홍윤표 선임기자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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