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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베이스볼] 니퍼트 계약 협상, 알아 두면 쓸모 있을 데이터들

--정철우 야구

by econo0706 2023. 3. 23.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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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1. 27

 

두산 베어스와 니퍼트는 냉정한 현실 위에 서 있다. 두산은 26일 니퍼트를 비롯한 외국인 선수 세 명의 보류권을 풀겠다고 밝혔다.

보우덴, 에반스와 달리 니퍼트의 보류권 포기는 협상 종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KBO 규정에 따르면 구단이 외국인 선수에게 재계약 의사를 통지했을 경우 선수의 해당 연도 계약 보너스와 연봉을 합친 금액의 최소 75% 이상을 지급해야 한다. 보류권을 풀지 않고 재계약을 결정하면 니퍼트의 올해 연봉 210만 달러의 75%인 157만5,000 달러 이상을 지급해야 한다.

 

▲ 니퍼트. / ⓒ한희재 기자


두산은 일단 그 이하의 금액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니퍼트와 협상이 쉽게만은 보이지 않는 이유다.

프로는 실력으로 말한다. 아무리 니퍼트와 좋은 추억이 많았다고 해도 기량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대형 계약은 어렵다. 그렇다면 니퍼트는 현재 어떤 구위를 갖고 있는 투수일까. 계량화 될 수 있는 몇 가지 의미 있는 데이터들을 정리해 봤다.

우선 니퍼트는 장기인 패스트볼의 구위가 점차 떨어지고 있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 시즌과 올 시즌 월별 기록을 정리한 것이다. 타구-투구 추적 시스템인 트랙맨 데이터에 따르면 구속엔 큰 차이가 없었다. 8월 이후에도 평균 148.69km의 빠른 공을 던졌다. 문제는 익스텐션(투구 때 발판에서 공을 끌고 나와 던지는 손끝까지 거리)이 눈에 띄게 짧아졌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 니퍼트의 패스트볼 익스텐션은 1.94m였다. 올 시즌에도 8월 이전까지는 그래도 1.90m 이상을 유지했다. 하지만 8월 이후 1.82m로 크게 짧아진 것을 알 수 있다.

상대 타자들은 니퍼트의 변함없는 패스트볼 스피드를 겪었지만 공이 훨씬 일찍 출발하는 경헝을 갖게 됐다. 상대적으로 니퍼트의 공을 좀 더 볼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6이닝 3자책점 이하로 퀄리티스타트를 했을 때(Good)와 그렇지 못했을 때(Bad) 차이도 짚어 봤다. 니퍼트는 좋았을 때 패스트볼 회전수가 2550rpm을 기록했다. 하지만 안 좋았을 때는 2490rpm으로 줄어들었다. 그만큼 볼 끝의 차이가 컸다는 걸 뜻한다.

볼 끝의 변화에도 차이가 있었다. 패스트볼이 좋았을 때는 46.13cm의 수직 변화량을 보였지만 안 좋았을 때는 44.08cm로 줄었다. 좋은 결과가 있을 때 패스트볼 볼 끝이 좀 더 살아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슬라이더도 차이가 있었다. 좋았을 때 8.42cm로 안 좋았을 때 10.61cm보다 더 떨어지는 궤적을 보였다.

좋았을 때와 그렇지 못했을 때 패스트볼의 가장 큰 차이는 역시 제구력과 파울을 만드는 능력이었다. 안 좋았을 때는 패스트볼이 볼 판정을 받는 비율이 40%나 됐다.

또한 파울에도 관심을 둬야 한다. 공에 힘이 있을 땐 패스트볼이 파울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니퍼트가 8월 이후에도 원하는 카운트에 파울로 스트라이크 카운트를 늘려 갈 수 있었는지 체크해 봐야 하는 이유다.

구종별로 좋았을 때와 안 좋았을 차이를 살펴봤다.

패스트볼은 좋았을 때 플라이볼을 더 많이 생산했다.

반면 슬라이더는 좋았을 때 땅볼 유도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 니퍼트가 아웃 카운트가 필요로 할 때 패스트볼로는 플라이를 유도해 냈는지, 슬라이더로는 땅볼 유도가 잘됐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는 이유다.

패스트볼이 여전히 파울이나 플라이를 유도해낼 수 있을 정도로 볼 끝의 힘을 유지하고 있었는지, 또한 슬라이더가 상대의 타이밍을 뺏으며 땅볼 유도를 할 정도로 각 크게 떨어지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 같은 데이터들을 영상과 비교해 가며 풀어 간다면 니퍼트에 대한 협상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답도 나올 수 있다. 좋은 결과가 더 많았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하면 된다. 반대의 경우라면 안전 장치도 필요하다.

두산과 니퍼트의 협상이 어떤 결과를 나을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기자 jcw@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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