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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1mm] '19년의 기다림'... 큰 경기마다 '인생 수비' 펼치는 37세 베테랑의 첫 KS

---sports 1mm

by econo0706 2023. 4. 2.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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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1. 16.

 

KT 이강철 감독은 항상 베테랑의 필요성을 강조한 감독이다. 그리고 한국시리즈 주전 2루수로 박경수(37)를 낙점했다. 박경수는 올 시즌 내내 타격에서 큰 기복을 보였지만 이강철 감독은 박경수의 관록을 믿었다.

한국시리즈 2차전은 이강철 감독의 믿음이 적중한 한판이었다. 베테랑 2루수 박경수는 마법 같은 호수비로 팀을 한국시리즈 승리로 이끌며 데일리 MVP를 수상했다. 생애 첫 한국시리즈 안타까지 기록하며 공수에서 맹활약한 잊지 못할 경기였다.

 

시즌 내내 고전하던 박경수는 큰 경기에 필요한 소위 ‘미치는 선수’였다. 지난달 31일 삼성 라이온즈와 정규시즌 1위 결정전에서도 입이 떡 벌어지는 수비로 탄성을 자아냈었다. 1-0으로 아슬아슬 앞서던 9회말 구자욱의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은 뒤 정확하게 송구하는 그림 같은 호수비로 KT의 창단 첫 우승을 이뤄냈다.

그리고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1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도 인생 수비를 펼쳤다. 1회초 무사 1, 2루에서 두산 페르난데스의 안타성 타구에 동물같이 반응하며 몸을 날려 잡은 뒤 빠르게 2루로 송구해 병살타를 완성시켰다. 이때 관중석에서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1루 KT 응원석뿐 아니라 3루 두산 응원석에서도 말도 안 되는 수비에 박수가 터져 나왔다.

호수비를 한 뒤 가슴을 치며 후배들의 사기를 돋우더니 흔들리던 소형준을 보며 믿고 던지라는 제스처를 했다. 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갈 때는 가벼운 농담을 건네며 긴장한 소형준을 웃음 짓게 만들기도 했다. 베테랑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그는 1-0으로 앞선 5회 선두타자로 나서 중전 안타를 때려냈고 이 안타는 37세 나이에 만들어낸 한국시리즈 첫 안타다.

한편 박경수는 2003년 LG 트윈스 1차 지명으로 프로에 입단해 2015년 FA 계약으로 KT 유니폼으로 바꿔 입었다. 지난해 KT에서 창단 첫 가을야구를 경험했지만 한국시리즈는 처음이다.

37세 베테랑 2루수 박경수는 흙먼지 가득한 유니폼을 입고 생애 첫 한국시리즈를 즐기며 우승을 꿈꾸고 있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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