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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1mm] '40살 백업 포수'의 마지막 타석...이 가을 같은 쓸쓸함에 팬들도 눈물을 삼켰다

---sports 1mm

by econo0706 2023. 3. 31.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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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1. 09. 

 

2021년 11월 7일 마지막 타석을 마친 이성우(40)가 하늘을 보며 애써 눈물을 참았다.

지난 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3-10으로 승패가 기운 9회말 2사 후 침묵하던 1루 LG 응원석에 박수와 함성 소리가 터져 나왔다.

 

김민성 타석때 대타 이성우가 등장했다. 이성우는 타석에 들어서며 헬멧을 벗고 1루쪽 LG 팬들을 향해 허리 굽혀 인사했고 마지막 타석에 들어섰다. 결과는 2루수 직선타였다. 이렇게 경기는 끝났다.

경기에 졌지만 LG 팬들과 두산 팬들은 마지막 타석을 마친 이성우에게 박수갈채를 보냈고 이성우는 3루쪽 두산 팬들에게도 모자를 벗고 허리 굽혀 인사했다.

애써 웃음을 지어 보인 이성우의 손에는 마지막 타석을 함께한 배트가 쥐어져 있었고 김정민 배터리 코치는 그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임훈 코치도 손을 꼭 잡고 인사했다. 후배 선수들도 이성우와의 마지막 경기가 아쉬운 듯 계속 쳐다보며 이 순간을 기억했다.

이성우는 2000년 LG 육성선수로 시작해 SK, KIA를 거쳐 2019년 친정팀 LG로 돌아왔다. LG에서 좋은 추억이 많았다. 39살의 나이에 생애 첫 끝내기 안타를 치기도 했고 깜짝 만루홈런을 보여주기도 했다. 프로 통산 620경기에 출전, 타율 .222 7홈런 75타점으로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었지만 성실하고 모범적인 자세로 후배들에게 좋은 모습을 남기는 선수로 기억된다.

현역 최고령 포수 이성우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것임을 예고했다. 시즌을 준비하는 구단 인터뷰에서 "2017년부터 매년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정말 마지막"이라면서 "스스로 야구 인생을 행복하게 정리할 수 있는 시즌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LG 선수들은 지난달 정규시즌 마지막 홈경기를 마친 뒤 마운드 앞에 모여 단체 사진을 찍으며 이성우와의 마지막 시즌을 추억하기도 했다.

만원관중속 팬들의 따뜻한 박수갈채를 받으며 선수생활 마지막 타석을 마친 이성우는 이날을 잊지 못할 것이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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