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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뚜루 마뚜루] ‘좌절과 유랑’ 김성민의 한국구단 입단 성사 조건

--홍윤표 야구

by econo0706 2023. 4. 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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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04. 15.

 

김성민(23. 후쿠오카 경제대 4년)은 고교시절 첫 손에 꼽혔던 좌완투수였다. 앞길이 구만리 같았던 그에게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이 접근한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런 일이었다.

 

헌데, 하필이면 그 구단이 한국 선수들과 악연을 쌓았던 볼티모어 올리올스였다. 볼티모어는 김성민 이전 정대현(롯데), 윤석민(KIA) 등 한국 선수들과 계약 또는 합의를 했다가 파기하는 등 악명 높은 구단. 올해는 김현수와도 마이너리그행 파동을 일으켰던 팀이기도 하다.

 

대구 경복중, 상원고 출신인 김성민은 고교 2학년 때인 2012년 1월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볼티모어 구단은 KBO를 통한 신분조회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더군다나 ‘등록선수 중 졸업학년 선수만 국내외 프로구단과 접촉할 수 있다’는 대한야구협회의 규정에도 어긋났다.

 

그런데도 볼티모어는 김성민과의 계약을 강행했다. 그 결과, 김성민은 대한야구협회로부터 무기한 자격정지 중징계(2012년 2월 14일)를 당했다. KBO와 대한야구협회의 반발에 부딪힌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제지(계약승인 30일간 유보 조치)를 받은 볼티모어 구단은 2012년 6월 12일에 무책임하게 그를 퇴출시켰다. 졸지에 ‘미아’가 돼버린 김성민은 일본으로 우회, 후쿠오카경제대학에 들어가 현재 4학년에 재학 중이다.

 

볼티모어 구단의 무분별한 스카우트 행태는 비판의 소리가 높지만, 잠시 접어두기로 하자. 이제 김성민이라는 한 전도유망한 선수의 진로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볼 시점이 됐다. 그가 한국 프로야구의 유용한 자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두루뭉술하게 말하자면, 김성민이 국내 프로야구단에 입단하는 데 큰 걸림돌은 없다. 오는 8월 KBO 신인드래프트에 참여, 구단의 선택을 받으면 된다. 물론 선수 자신의 의사가 중요하다. 만약 김성민이 일본 구단에 입단할 생각이 있다면, 그쪽(일본프로야구기구)의 절차를 밟으면 될 노릇이다.

 

하지만 최근 김성민을 잘 아는 대구지역의 야구인을 통해 근황을 확인해보니 그가 한국으로 돌아올 마음이 강한 듯하다. 대학에서도 선수생활에 계속해온 김성민은 한국 프로구단에서 뛰기를 원한다는 얘기다. 고교시절에 이미 140km대 중반의 빠른 공을 던졌고 다양한 구질을 지녔던 김성민에 대해 그동안 일부 국내 구단들도 관심을 갖고 눈여겨봐왔다.

 

그렇다면, 그의 국내복귀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일까. 정금조 KBO 운영부장으로부터 그의 국내구단 입단에 대한 세부적인 절차를 들어보았다.

 

정금조 부장은 “두 가지 사실의 확인이 필요하다”는 대전제를 달았다.

 

‘확인이 필요한 사실’은 첫째, (김성민이) 볼티모어 입단을 했다가 계약이 파기했다고 하는데 소속 선수 공시여부다. 소속 선수로 등록한 사실, 즉 계약금을 받고 볼티모어 구단 선수로 적을 둔 사실이 있다면 해외 진출선수로 간주돼 KBO 규정에 따라 ‘국내 복귀 2년 제한’에 걸리게 된다.

 

다른 한 가지는 메이저리그 구단에 공식 입단하지 않고 계약이 파기 됐더라도 김성민은 일본의 대학으로 갔기 때문에 일본프로야구기구(NPB)의 신인 드래프트 대상자로 될 수 있다. NPB는 외국인 선수에 대한 예외규정이 있다. 국적과 상관없이 일본의 대학 졸업 예정인 선수는 외국인 선수로 보지 않고 일본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드래프트 대상으로 포함시킨다.

 

따라서 김성민이 올해 11월에 열리는 일본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대상선수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MLB와 NPB 양쪽 모두 문제가 없다면 한국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 김성민이 신청하면 된다. 그렇다 하더라도 선수 자신의 참여 의사가 확고해야 한다.

 

정금조 부장은 “(김성민이) 올해 2차 드래프트에 나와 지명을 받는다면, ‘반드시 입단하겠느냐’는 의사를 (사전에) 물어봐야 한다. 만약 ‘밑져봐야 본전’이라는 식으로 참여한다면, 구단으로선 소중한 지명권을 날릴 수가 있어 자칫 손해배상 소송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아마 협정에 따라 대한야구협회로부터 무기한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던 선수는 1년간 프로 구단에 입단을 할 수 없다는 조항도 있다. 김성민은 2014년 2얼 25일에 징계가 풀렸기 때문에 그 부분은 해당되지 않는다.

 

KBO 2017년도 신인 2차 드래프트는 8월 넷째 주 월요일(올해는 8월 26일)에 열린다. 일본은 11월이다. 한국과 일본이 3개월의 드래프트 시차가 있기 때문에 NPB의 확인절차를 거쳐야하는 것이다.

 

정금조 부장은 “다시 말하자면, 김성민 문제는 MLB와 NPB에 확인절차를 거치면 되지만 무엇보다 선수 본인의 의사가 명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프로야구단에 입단할 의사가 확실하다면 KBO의 미국과 일본 쪽 확인 절차를 거쳐 신청이 가능하다는 결론이다.

 

정 부장은 “일본이야 선수 자신이 한국으로 가겠다면 구태여 막지 않겠지만 미국 부분이 더 신경 쓰인다. 상식적으로 공식 공시된 적이 없다면 가장 무난한 시나리오인데, 선수들을 한국으로 되돌아올 경우 자신이 방출인지, 아니면 임의탈퇴인지 신분을 잘 몰라 답답하다”면서 “경우에 따라 미국 구단의 동의를 얻어야할 수 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앞뒤 재보지 않고 무턱대고 메이저리그 구단과 덜컥 계약을 했다가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뜻밖의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경고다.

 

올해 2차 드래프트 신청은 선수가 직접 드래프트 30일 전에 하면 된다. 드래프트가 8월 26일이므로 7월25일까지 KBO에 신청서를 내면 되는 것이다.

 

김성민은 상원고 1학년 때인 2011년 청룡기 고교야구대회에서 22이닝을 던져 19탈삼진을 기록했고, 대회 최우수선수(MVP)로도 뽑혔을 만큼 유망한 투수였다. 하지만 한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긴 시간 본의 아닌 ‘외유(外遊)’를 하고 있다. 김성민이 앞으로 한국 프로야구 무대에서 야구선수로서 다시 ‘양명(揚名)’하는 것은 순전히 그의 선택에 달렸다.

 

홍윤표 선임기자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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