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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향후 허재 등록 불허… 이제 男프로농구서 못본다

---Sports Now

by econo0706 2023. 6. 20.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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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06. 20.

 

'농구대통령' 허재(58) 고양 데이원 대표는 이제 KBL 농구장에서 볼 수 없게 됐다.

20일 KBL에 따르면 허 대표는 향후 리그 소속 구단의 대표나 임원, 코칭스태프 등 구성원으로 등록할 수 없다.

KBL은 지난 16일 임시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데이원 구단이 운영 능력이 없다고 판단해 제명을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허 대표에 대한 향후 구성원 등록 요청이 있을 경우, 불허하기로 정했다. 제명 사태에 대해 구단주로서 책임을 물은 것이다.

지난해 고양 오리온을 인수한 데이원스포츠는 대우조선해양건설을 모기업으로 하는 데이원자산운용이 스포츠단 운영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박노하 재무총괄대표와 허재 운영총괄대표의 공동대표 체제로 출범했다.

그러나 불안한 재정 상태와 부실한 창단 준비로 농구계를 갸우뚱하게 했다. 제출 서류가 부실해 1차 회원사 가입 심사에서 보류 판정을 받았다. 이후 허 대표는 KBL 이사회를 상대로 설득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2차 심사에서 데이원은 1차에 제출하지 못했던 모기업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지급보증 서류를 추가로 냈다.

우여곡절 끝에 승인이 이뤄졌으나 데이원을 바라보는 현장의 시선은 여전히 불안했다. 지난해 7월 창단 기자회견에서도 명확한 답은 없었다.

 

▲ 허재 고양 데이원 대표 / KBL 제공


허 대표는 '구단 운영에 문제가 없는지', '재정 상황이 안정적인지' 등을 묻는 질문에 "우려와 달리 재정 상태는 걱정할 필요 없다. 무슨 일을 시작하는데 곳간을 다 보여주는 곳이 어디 있느냐. 홍보를 위한 자리다. 자칫 청문회 분위기가 될 수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박 대표는 4년 청사진을 제시하며 "계획이 모두 잡혔다"고 장담했다.

호언장담과 달리 데이원은 회원사 1차 가입금 5억원을 내지 못해 10월 개막 직전까지 리그를 위기로 몰아넣었고, 개막 이후에는 잔여 10억원 때문에 플레이오프 진출 자격을 걱정했다.

코칭스태프, 선수, 직원 임금, 협력업체 대금은 모두 밀렸다. 네이밍스폰서로 합류했던 캐롯은 의도치 않게 부정적 이미지가 생기자 시즌 도중에 계약을 해지했다. 시즌 종료 후에는 새로운 인수 주체를 찾아 포항시, 부산시와 접촉했지만 결과물이 없었다.

최종적으로 KBL이 정한 지난 15일까지 임금, 대금 등을 처리하지 못하며 데이원은 제명됐다. 제명이 결정된 날 허 대표와 박 대표 모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정경호 단장만 참석했다.

허 대표는 제명이 결정된 뒤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마음이 무겁다. 다른 부분을 떠나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며 "내가 급여를 주는 입장은 아니었지만 선수들이 더 잘될 수 있도록 도왔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 부분에 대해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밝혔다.

선수로서, 감독으로서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불세출의 스타로 승승장구했지만 이번에는 씁쓸하게 퇴진하게 됐다.

한편, KBL은 10개 구단 체제 유지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남자 프로농구단 유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부산시와 연계해 새로운 구단 창단을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자격박탈 인정. 단, 법적 조치 당황스럽다"

 

"자격 박탈 결정은 인정한다. 단, KBL의 법적 조치 결정은 당황스럽다."

지난 20일 전화 인터뷰에서 들린 '농구 대통령' 허 재 데이원스포츠 대표의 목소리는 살짝 떨렸다. "임금이 밀린 선수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얘기하면서도 "KBL의 법적 조치 결정은 약간 당황스럽다. 데이원스포츠가 잘못한 것은 맞지만, 나도 월급 한 푼 받지 못했다. 지금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그는 사실상 한국농구연맹(KBL)에서 '제명'됐다.

KBL은 지난 16일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이사회와 총회를 열어 데이원스포츠를 회원사에서 제명하면서 허 재 대표에 대해서도 징계를 내렸다.

'허 재 데이원스포츠 대표는 앞으로 KBL 구단 단장, 대표 승인을 불허한다'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앞으로 KBL에서 감독, 단장, 대표 등 어떤 직위도 맡을 수 없는 사실상 '탄핵'을 당한 셈이다. KBL은 이미 선수들의 급여 체불과 관련, 박노하 대표와 허 재 대표에 대한 법적 검토도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허 대표는 전화 통화에서 "선수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데이원스포츠의 재정이 이 정도인지 몰랐다"고 했다. 예전, 그의 말과는 배치된다.

 

데이원스포츠는 특수목적법인이다. 김용빈 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이 인수한 데이원자산운용이 스포츠단 운영을 위해 설립했다. 데이원스포츠 모기업 격인 데이원자산운용은 적자가 심각한 상태였고, 연간 60억원 이상 비용이 필요한 남자프로농구단을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 한 마디로 데이원자산운용과 데이원스포츠 자체가 자본금이 거의 없는 부실 기업이었다. 재정 상태에 대한 의혹과 문제 제기가 많았다. 당시, 허 대표는 창단 미디어데이에서 "우리 재정 상황을 세세하게 설명해줄 순 없다. 곳간을 어떻게 세세하게 알려줄 수 있나. 단, 우려와 달리 재정 상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또 박 대표 역시 "향후 4년간의 재정 플랜은 확정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KBL이 자격 정지 조치를 취한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받아들인다"면서도 "KBL이 법적 조치를 취한다고 하는데, 이 부분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답답한 심경을 털어놨다.

허 대표는 지난 16일 데이원스포츠가 제명되는 총회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박 대표도 마찬가지였다. 정경호 단장만 참석했다.

이후, 박 대표는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허 대표를 옹호했다. '농구가 좋아서 구단주를 맡아준 허 재 대표에게 정말 죄송할 따름이다. 한 시즌을 무급 봉사했다. 또한 농구단의 부정적 이슈가 발생할 때 마다 구단주라는 직책 때문에 재무담당 대표인 제가 받아야 할 비난을 허 재 대표가 대신 받았다'고 적었다.

데이원스포츠가 선수들의 임금 체불을 책임져야 하지만, 대안이 없다. 데이원스포츠는 자본금이 거의 없다. 박 대표와 허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 박 대표는 입장문에서 '선수들의 임금체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법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지만, 신뢰도는 매우 낮다. 구체적 방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허 대표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허 대표는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데이원스포츠 재정 구조가 이 정도인지 몰랐다", "KBL의 법적 조치는 당황스럽다"고 했지만, 선수들의 급여 체불 문제 해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박지혁 기자 fgl75@newsis.com

+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뉴시스 + 스포츠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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