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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얻는 다섯 가지 방법

구시렁 구시렁

by econo0706 2007. 2. 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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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 때 선배들에게서 배운 말들 중 아직도 기억나는 것들이 많다.

 

술 먹을 때 알아야 할 주객5도(酒客五道) 즉, 거리불문(距離不問)·상대불문(相對不問)·청탁불문(淸濁不問)·안주불문(按酒不問)·주야불문(晝夜不問) -요즘 젊은이들은 주야불문 대신 금전불문(金錢不問)을 넣기도 한다던데 너무 사회가 삭막해 지는 것은 아닌지-은 지금도 늘 술좌석에서는 써먹기도 하는 말이다. 

 

또 남자가 여자를 얻으려면 가져야 할 다섯 가지 힘도 그때 배운 진리(?) 속에 있었다. 첫째가 미력(美力)이었다. 쉽게 말해 얼굴이 반반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체력(體力), 여기에는 정력(精力)이 포함된다고 늘 강조되었었다. 셋째가 언력(言力), 말을 잘하면 여자를 얻을 수 있다고 했기에 너도나도 처세술이나 유모집을 들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둘째가 재력(財力), 그리고 첫째가 권력(權力)임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불문가지(不問可知)였다.

 

그때 선배들이 얘기했던 중요도의 순서는 다섯째가 가장 큰 힘을 발휘하고, 첫째가 가장 힘이 적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즉, 권력, 재력, 언력, 체력, 미력의 순서였던 것이다.

 

아마도 이는 시대에 따라 좀 다르기는 했을 것이다. 힘으로 먹고 살던 원시시대에는 체력이 가장 큰 힘을 발휘했을 것이고, 공동분배를 기본 원칙으로 하는 공산주의 사회에서는 재력의 비중이 낮아질지도 모르는 것이다.

 

하지만 시대와 주의를 떠나 늘 1위에 오르는 것은 권력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 권력은 나머지 4개를 모두 거머쥘 수 있는 힘을 함께 가질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권력자가 재산을 가지면 안 된다는 것은 이제 교과서에서도 잘 볼 수 없는 이야기가 되어버렸고, 권력자의 연설은 아무리 재미없어도 모든 국민이 들을 수밖에 없어져 버렸으며, 체력과 미력도 권력의 힘으로 거머쥘 수 있는 세상이 되어 버렸으니 말이다.

 

머리는 빌릴 수 있어도 체력은 빌릴 수 없다던 김영삼의 말은 이미 10년 전의 말이고, 권력을 쥐었던 사람들 치고 일찍 죽는 사람이 없는 걸 보니 분명 체력도 권력으로 쟁취할 수 있는 것인 모양이다.

 

하여간 그 다섯 가지 중 하나만 있어도 여자를 얻을 수 있다는 선배들의 이야기를 곱씹어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봤다. 여자들이 남자를 얻을 수 있는 방법으로는 몇 거지나 있을까…라고.

 

권력을 가진 남자를 여자는 좋아하겠지만, 권력을 가진 여자를 남자가 좋아할까?

 

어렵다. 영국의 엘리자베스나 대처, 미국의 힐러리를 아내로 둔 남편들의 속사정을 알 수 없기에 더 어려운 것 같다.

 

이제 우리나라도 여성들이 수동적인 삶을 사는 세상은 아니다. 권력의 정점(頂點)을 향해 나아가는 여성들도 부지기수(不知其數)이다. 이미 여성 총리는 나왔고, 여성 의원, 여성 대법관, 여성 장관은 뉴스거리도 안 되는 세상이다.

 

거기에다 엊그제 신문에 20·30대 남녀들이 '애를 하나만 갖는다면 딸이 더 좋다'라고 했다는 여론조사가 나왔기에 한번 생각해 봤다. 앞으로는 남자를 얻기 위한 다섯 가지 방법이 여성들의 술자리를 통해 후배들에게 전파되는 사회가 되는 것이 아닌가…라고.

 

2007년 1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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