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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잘하려면 군으로 가라?

구시렁 구시렁

by econo0706 2007. 2. 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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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논술, 사교육 효과 없었다”

정시합격자 발표… 군(郡)출신이 되레 점수 높아

 

오늘 아침 어느 신문의 기사 제목이었다.

 

그리고 그 밑으로 연결된 기사에는 [서울대가 1일 발표한 2007학년도 정시모집 합격자 논술 점수 분석결과, 사교육을 거의 받지 못하는 군(郡) 출신 합격자의 평균 점수가 23.58점(25점 만점)으로 서울(23.42점)과 광역시(23.41점) 출신 합격자 평균보다 오히려 높았다. 특히 군 출신 여학생 합격자들의 평균 점수는 23.68점으로 서울(23.43점)과 광역시(23.46점) 출신 여학생보다 0.2점 가량 높았다.]이라고 되어 있었다.

 

이것이 바로 통계의 허실(虛失)이다.

 

예를 들자면 한도 끝도 없을 정도다. 작년에 발표되었던 내용 중 전국민의 25%만이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발표도 그렇다. 보통 가족이라고 하면 4인 가족을 기준으로 본다. 부모와 자녀 둘 정도를 기준으로 보는 것이다. 만약 그 가족이 집을 가지고 있다면 아버지나 어머니 둘 중 하나의 이름으로 등기되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집은 가족의 25%만이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지극히 정상적인 가정이며, 아무 것도 이상할 것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 통계만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국민의 25%가 전국토를 다 가지고 있으니 나머지 75%는 가진자들에게 뭔가 빼앗기고 있다는 느낌을 가질 것이다.

 

또 하나 예를 들어보자. 정부는 중동전쟁의 사태로 인해 유류가에 200%의 인상 요인이 있으나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상반기에 100%, 하반기에 100%로 나누어 인상하기로 했다면 국민들은 정부의 조치에 감사하다는 생각을 가질 것이다.

 

하지만 실제는 어떤까? 100원 하는 유가를 200% 인상하면 값은 300원이 된다. 하지만 상반기에 100% 인상하면 200원이 되었다가, 하반기에 다시 100% 인상하면 400원이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전번(前番) 대비를 생각하기 때문에 100원에서 400원으로 인상되는 것으로 생각지 않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도 있다. 어느 여론조사에서 여자들이 선호하는 신랑감의 직업 중 군인이 8%의 지지율로 2위를 했단다. 그렇다면 1위는? 92%의 지지를 얻은 민간인…

 

이번 군(郡)단위 출신자 이야기도 그렇게 보인다.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이 통계의 허수(虛數)는  바로 강원도 횡성군일 것이다.

 

알만한 사람은 이미 눈치를 채셨겠지만 강원도 횡성군에는 민족사관고등학교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민사고에 대해서는 더 이상 중언부언(重言復言)하지 않아도 다들 아실 터이고, 이런 학교 출신자들의 통계를 확인 없이 기사화하여 놓고는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성행하는 논술 사교육이 서울대 입시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등의 기사를 써놓는 것은 결코 언론의 사명이 아닐 것으로 본다. 서울의 집값을 떨어뜨려고, 군으로의 이주를 유도하기 위해 쓴 기사가 아니라면 말이다. 

 

더구나 이 자료가 서울대를 통해 국회의원에게 제출된 자료라고 하니 더더욱 걱정이 된다. 그 의원도 그 기자와 같은 생각을 가질까봐 말이다.

 

사족 : 처음에 기사제목만 보고는 군(軍)출신인 줄 알았다.

 

2007년 2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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