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아빠 펭귄은 이 알을 얼지 않게끔 품고있어야 한다. 잠시도 움직일 수 없고 따라서 먹지도 못해 굶어야 한다. 어미가 돌아왔을 때는 새끼는 부화되고 아비는 굶주린 데다 눈보라 속에 시달려 서있지도 못하고 쓰러지곤한다. 어미는 뱃속에 저장해온 먹이를 반추하여 새끼를 먹인다. 굶주린 아비에게 나누어 줌직도한데 줄 생각도 또 얻어먹을 생각도 않고 비틀거리며 바다로 가다 쓰러져 죽는다.
근간에 한국의 젊은 아버지들을 빗대는 유행어가 양산되고 있는데 바로 '펭귄 아비'도 그 중 하나다. '맹모 아비'라고도 한다. 맹자의 어머니는 살던 집을 무덤가에서 시장가로, 다시 학교 가까이로 세 번 옮겼는데 자식 교육을 배려해서였다. 학교 가까이 옮겼더니 책과 가까이하여 학문에 대성했다는 것이 맹모삼천의 가르침이다. 한데 지금은 학교로부터 과외로, 과외로부터 외국으로 옮기는 역삼천(域三遷)이 일어나고 있다. 곧 맹모가 된 한국의 젊은 아버지들이다. 옛날에는 정치이민 경제이민이 주가 되었는데 지금은 자식들 교육을 위해 미련없이 떠나는 '교육이민'이 급증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달아 있었다. 따라서 가족이 해체되어 '신 이산가족'이며 펭귄 아빠가 양산되고 자녀들 과외비 버느라 인생을 낭비한다 해서 '과외비 인생'이란 말도 생겨나고 있다.
40대 사망률이 가장 높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여자 40대보다 남자 40대 사망률이 3배가 높다는 근간의 보도도 있었다. 직장에서는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연배인 데다 가정에서는 펭귄 아빠로 가장 많이 시달림받는 연배다. 거기에 구조조정이라는 미명의 감원선풍에서 가장 센 눈바람을 받고 있는 것도 40대다. 이 삼방 스트레스에서 빠져나가려는 공감대가 바로 교육이민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리하여 아이들에게 우리말 익히기 이전에 영어를 가르치고 영어로 이름을 지어 부르게 한다. 곧 탈한국인 작업이 성업이다. 한국이 갖고 있는 것은 인적자원이 고작이요,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시대에 한국의 존재가치를 돋보일 굴지의 자원 낭비를 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