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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뚜루 마뚜루] '벼랑 끝에 선' 김성근 감독

--홍윤표 야구

by econo0706 2023. 2. 15.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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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9. 18.

 

한화 이글스는 지금 벼랑 끝에 서 있다.

여전히 포스트 시즌 진출을 위한 문턱인 5위권 싸움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9월 17일 현재 한화는 5위인 롯데 자이언츠(64승 1무 68패), 6위인 KIA 타이거즈(62승 68패), 7위인 SK 와이번스(60승 68패)에 이어 8위(62승 71패)에 머물러 있다. 남은 경기는 11게임. 한화의 가을 야구 참여는 산술로는 가능하지만 자력으로는 그리 쉽지 않다고 보는 게 맞다. 그만큼 절박하다.

‘돌아온 김성근’은 이제 지도력 시험대에 섰다. 5위 진입은 김성근(73) 감독의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이다. 만약 김성근 감독이 기적적인 뒤집기(이를테면 11전 전승을 거두는 것)에 성공, 기어코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그의 지도력은 재삼 평가를 받을 것이다. 한화 구단의 전폭적인 물량 지원에도 불구하고 끝내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김성근 식 야구’는 호된 비판에 직면할 게 뻔하다.

김성근 식 야구는 농구로 말하자면 올코트 프레싱이다. 매게임 포기하지 않고 전력투구한다. 치밀함과 집요함, 파격은 김성근 야구의 얼굴이다. 하지만 ‘취사선택’, 즉 버리는 게임이 없는 그의 야구는 선수 혹사와 무리한 운영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김성근 감독이 이를 모를 리 없다. 그가 지난 9월 11일 선수단 미팅을 갖고 마지막 독려에 나선 것도 그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항간의 비판 여론을 의식하고 있는 김성근 감독은 “바깥에서 먹는 욕바가지는 모든 걸 내가 받겠다. 너희들은(선수들은) 야구만 해라. 시즌이 끝났을 때 뒤를 돌아보지 않도록 한화라는 이름을 갖고 하라”는 뜻을 선수들에게 전달했다.

김성근 감독은 그날 선수들을 향해 “비상식적인 운영, 나도 안다. 베스트를 다하라. 이 상황에서 갈 길을 찾아야 한다. 팬들한테 실망을 주면 안 된다. 17연승이라고 못할 것 없다. 너희들 스스로 뭐가 잘 못 됐는지 의식을 갖고 하라. 프로란 안 될 때 대처해 나가는 방법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머리를 좀 써라. 피처도 나쁜 속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봐라. 외부의 비판, 너희는 신경을 쓰지 마라. 모든 걸 내가 받고 살겠다.”는 요지로 선수들을 설파했다.

김 감독의 ‘희망 불어넣기’에도 불구, 기력이 떨어지고 힘에 부치는 기색이 역력한 한화 선수들은 좀체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점점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

김 감독은 “팀도 개인도 지금 힘들 시기다. 그걸 넘어가야 한다. 한계를 넘으며 힘 드는 것을 이겨내야 넘어 가야 한화 구단도, 개인도 미래가 있다. 여기서 머무르면 끝이다.”고 말했다.

한화는 마지막 고비를 맞았다. 롯데와 KIA, SK 3팀과 더불어 펼쳐지고 있는 5위 진출 다툼은 한 치만 삐끗하면 그대로 낭떠러지 행이다. 1패는 치명상이다.

김성근 감독은 혹사 논란의 중심 투수인 권혁에 대해 이렇게 지적했다. “(권혁은) 혹사 이전에 구종 부족이 문제다. 봄철 캠프 때 커브를 가르치긴 했지만 마스터하지 못했다. 직구로만 승부를 하게 되니까 아무래도 어렵게 된다.”면서 “못 가르친 것은 내 잘못이다. 선수들의 의식이 중요하다.”고. 선수들이 가급적이면 모든 걸 갖추어서 전선에 나서길 바라는 것, 그 게 김성근 감독의 생각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5위 롯데와 한화의 거리는 2.5게임. 그리 멀지는 않다. 온 지혜를 다 짜내고 안간힘을 다 한다면 따라잡기 힘든 거리가 아니다. 하지만 시즌 막판의 2.5게임차는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아득한 거리가 될 수도 있다.

 

홍윤표 선임기자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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