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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 KT의 양궁 농구, 원조는 누구?

--민준구 농구

by econo0706 2022. 11. 23.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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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1. 23. 

 

원조 양궁 농구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최근 부산 KT의 상승세가 무섭다. 서동철 감독 부임 이후, 공격적인 팀 칼라를 가져가며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KT의 강점은 바로 3점슛. 무려 경기당 11.3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양궁 농구’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한 시즌에 특정 팀이 평균 3점슛 10개 이상을 기록한 건 역대 두 번밖에 없는 진귀한 기록이다. 원조 양궁 농구의 팀인 2000-2001시즌의 LG와 2003-2004시즌의 오리온스가 그 주인공이다.

먼저 18년 전, LG는 김태환 감독(현 프로농구 해설위원)의 지휘 아래 조·조(조성원, 조우현) 쌍포와 에릭 이버츠의 막강한 공격력이 돋보였다. 수비보다 공격에 무게를 두며 경기당 100점은 쉽게 넘을 정도로 화끈한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당시 LG는 프로 원년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시즌 평균 100점(103.3)을 넘겼다.

 

김태환 위원은 “워낙 슛에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았다. 조성원과 조우현, 그리고 이정래까지 보유하고 있어 수비보다 공격에 중심을 뒀다. 에릭(이버츠)도 외곽슛 능력이 뛰어났다. 그때 에릭의 3점슛 성공률이 50%(99/197)였다. 공격으로만 밀고 나가도 충분했다”고 말했다.

3점슛 하나만큼은 최고였던 LG는 2000년 11월 26일 TG삼보와의 경기에서 무려 20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공동 3위 기록으로 ‘밀어주기 논란’이 있었던 전자랜드와 모비스의 2004년 3월 7일 경기를 제외한다면 1위 기록이기도 하다. 

그때로부터 3년이 지난 뒤, 김진 감독의 오리온스 역시 시즌 평균 10.3개의 3점슛을 성공시켰다. 김승현과 김병철, 바비 레이저, 박재일 등 쉴 새 없이 상대를 몰아치며 얻어낸 결과였다.

주포를 맡았던 김병철 코치는 “좋은 패스를 주는 가드도 있었지만, 그걸 정확하게 넣어주는 선수들도 많았다. 당시 김진 감독님의 농구는 지금과 비슷했다. 예전에는 대부분의 팀이 속공 시, 3점슛 시도가 없었다. 우리 농구가 굉장히 신기했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양궁 농구만으로 정상에 서는 건 힘들다. LG는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에 그쳤고, 오리온스 역시 6강 플레이오프에서 고배를 마셨다. 양궁 농구의 치명적인 약점, 그것은 무엇일까.

 

김태환 감독은 “양궁 농구를 선호하는 팀들은 대체로 골밑이 약하다. 그러다 보니 외곽에 많은 신경을 쓰게 된다. 장기 레이스에선 상대도 적응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효과가 있다. 그러나 단기전에선 다소 활용도가 떨어진다. 3점슛은 2점슛과 비교했을 때 안정적이지 않다.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외곽슛도 위력을 발휘하는 데, 막바지인 플레이오프 때는 성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골밑 경쟁력을 살려놓아야만 양궁 농구도 끝까지 위력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선 두 팀의 성공과 실패는 현재 KT에 있어 해답지와 같다. 골밑보다 외곽에 특화된 외국선수, 그리고 국내선수 구성까지 비슷한 상황이기 때문. 과연 KT는 양궁 농구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을까.

 

민준구 기자 minjungu@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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