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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9. 양(羊)같은 백성이 존재하도록

풀어쓰는 茶山이야기

by econo0706 2007. 4. 5.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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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뉴스를 접해보면 희한한 일들이 이곳저곳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어떤 지역의 구청장이 고위직 공무원들과 함께 해외연수라는 명목으로 외국관광을 떠났는데, 연수라는 이름으로 하는 짓이 다뉴브강에서 유람선을 타고, 어떤 유명한 극장에서 좋은 영화를 관람한다는 프로그램이 짜여져 있다는 것입니다. 시민들이 내는 세금으로 공직자들이 하는 짓이 그런 정도라니 참으로 기가 막히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고위직 공무원, 그것도 한 지방을 관장하는 목민관으로서는 정말로 신중하고 무겁게 행동해야 하고, 하나에서 열까지 백성을 위하고 백성의 어려움을 해결해주기 위해서 언제나 면밀한 관찰을 하면서 그들과 함께 하고 그들을 보호해주어야 한다는 것이 다산의 목민정신이었습니다. 매우 자상하고 간절하게 백성 위하는 일만 하라고 강조하였지 자신의 영화나 향락을 위하는 일을 해서는 안된다고 역설하였습니다.
 
“토호들의 무단(武斷)적인 행위는 연약한 백성들에게는 승냥이나 호랑이와 같은 무서운 대상이다. 승냥이나 호랑이의 무서운 피해를 제거하여 양 같은 백성들이 편안하게 존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을 목민(牧民)한다고 이르는 것이다.”(土豪武斷 小民之豺虎也 去害存羊 斯謂之牧)(『목민심서』금폭(禁暴)조)
 
참으로 멋진 말입니다. 『목민심서』의 ‘목’이라는 의미가 여기서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목(牧)’의 의미는 참으로 많습니다. ‘다스릴 목’이라고 할 때는 목민관이 위에 있고 아래에 있는 백성을 다스린다는 뜻이 되지만, ‘존양(存羊)’이라는 다산의 설명에 따르면 양같이 순한 일반 백성들이 승냥이나 호랑이와 같은 힘센 세력가들(토호)의 폭력에 시달리지 않도록 해로움을 제거해서, 양들이 주체적으로 존재할 수 있게 해준다니, 목민관은 객이고 백성이 주인임을 선언해주는 말이기도 합니다.
 
목동이나 목부(牧夫)가 소나 양을 보살펴주듯이, 공직자가 힘없는 백성을 폭력적인 토호들로부터 보호해주어 피해가 없도록 막아주는 일이 ‘목’이라니 얼마나 멋진 해설입니까.
 
『목민심서』의 ‘목’의 의미가 그렇다는 것을 알아 백성들에게 피해를 주는 목민관은 저절로 거취를 정해야 할 것입니다.
 
박석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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