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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조선시대의 비데를 찾아서 上

엽기 朝鮮王朝實錄

by econo0706 2007. 9. 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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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이야 화장실의 뒤처리(?) 기술에 있어서는 신의 경지에 올라섰다 할 수 있는 것이 두루마리 휴지를 넘어서 올록볼록 엠보싱 휴지에 심지어 전자동 비데까지 등장해. 냉수, 온수에 건조까지 다해주는 상황이다. 이제는 그저 바지 내리고 엉덩이만 맡기면 되는 상황. 불과 몇십년 전만 하더라도 시골에서는 똥개와 짚을 수시로 볼 수 있었는데…과연 조선시대에는 어떤 휴지를 사용했을까? 그리고 그들은 화장실에서의 뒤처리를 어떤 방식으로 해냈을까? 조선시대 뒤처리 기술을 살짝 엿보러 가보자.
 
“어이, 영의정!”
 
“예, 전하~.”
 
“요즘 말야…경복궁 인터넷 홈페이지에 말야. 이상한 민원이 들어왔는데, 혹시 들어봤어?”
 
“예? 무슨 말씀이시온지….”
 
“허참, 일과 끝나고 술 쳐 마실 생각만 하지 말고…일국의 영상이면 영상답게 인터넷도 좀 하고 그래봐 자식아! 맨 날 나가요 닷컴 같은 데나 들어가지 말고, 경향신문·스포츠칸도 좀 보고 말야. 애가 시대에 뒤떨어졌어! 아주 그냥!”
 
“시…시정하겠사옵니다. 전하….”
 
“음음, 뭐 일단 오늘은 넘어가는 걸로 하고…. 그래설라무네 어디까지 했더라? 이시키 때문에 까먹었잖아! 이걸 그냥 확!”
 
“저…전하 경복궁 홈페이지까지 말씀하셨사옵니다!”
 
“그래, 그러니까 말야…요즘 좀 잘나가는 대신들이 집에서 응가를 하고 나서 뒤지(뒤紙 : 뒷간용 종이)를 쓴다는 말이 신고가 돼서 말야…. 프라이빗한 응가 이야기라서 좀 자제하려고 했는데 말야. ‘종이로 응가를 닦는다.’라는 게 말이 되는 소리냐고? 영의정 너도 알겠지만, 궁궐에서 정품휴지로 나오는 게 KS 마크 달린 마른 볏짚 아니냐? 궁궐에서 볏짚 쓰는데, 어떤 개호로 자식이 말야. 종이를 쓰냐고 말야!”
 
“…저…전하 고정하시옵소서. 소신이 한번 알아보겠사옵니다.”
 
“잘 알아보고, 만약 걸리는 놈 있으면…. 똥꼬를 확 찢어버리기 전에 종이로 밑 닦는 짓거리 당장 그만두라고 똑똑히 전해라. 알긋제?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감히 종이로 밑을 닦어? 확 똥통에 묻어버려야 해 이것들은….”
 
그랬다. 조선시대…종이가 엄청 귀했다. 아니 이때 당시 전 세계를 통틀어 종이를 귀하게 쓰지 않았던 나라가 어디 있었겠는가? 당장 세초연(洗草宴 : 실록을 만들기 위해 작성한 초고와 사고를 세초洗草 즉 물로 씻는 것이다. 이때 그동안 실록을 기록하느라 고생한 사관들을 위로하려고 벌인 연회가 세초연이다)을 봐도 알겠지만, 종이를 씻어서 재활용할 정도로 종이는 귀했다.(실록의 기록이 유출되는 것도 막았다) 종이는 정말 귀하고 귀한 존재였으니, 이런 자본주의적 입장 말고도, 조선시대 종이에 대해서는 특별한 감정이 있었으니, 바로 선현이 남긴 말씀을 기록하였다는 정서적 이유도 있었다.
 
“성현의 귀한 말씀을 담은 종이를 어찌 감히 뒤지로 사용한단 말이오! 돈이 남아돌아 돈으로 방석을 만들어도 그렇지…어떻게 종이로 뒤를 닦는단 말이오!”
 
“그게…또 낸들 알겠소이까? 경복궁 홈페이지에 나와 있다니까 그러려니 하는 거지. 왕도 삐졌고, 이번에 그냥 대충 넘어갈 수 없을 거 같은데…어쩌지?”
 
“어쩌긴 뭘 어째? 언놈 똥꼬는 새끼줄만 쓰고, 언놈 똥꼬는 보드라운 종이만 쓴다는게 말이 돼? 이참에 종이로 밑닦는 놈들 전부 잡아들여서 박살을 내야지!”
 
“아니 뭐, 꼭 그렇게 감정적으로 나서는 것도 좀 그렇고…어떤 대안제시를 좀 해야 할 거 아냐! 솔직히 너 말야. 새끼줄로 똥꼬 닦으면 아파 안 아파?”
 
“음, 좀 많이 아프지.”
 
“그렇다니까! 새끼줄 이거 완전히 온 국민의 치질화에 앞장서고 있다니까!”
 
“아니, 그럼 볏짚으로 쓰면 되잖아!”
 
“야, 볏짚도 한계가 있지…. 볏짚만으로 그게 해결돼? 일단 손이나 조약돌로 건더기를 1차 처리한 다음 잔존변을 각개 격파하는 게 볏짚의 용도인데, 이게 영 껄적지근 하거든? 만약 사이즈가 안 맞는 조약돌 썼다가는 똥꼬 찢어지고, 너무 힘을 주고 쑤셔 넣으면 조약돌이 똥꼬에 박히는 불상사도 있다니까.”
 
“그럼 어쩌라고?”
 
“어차피, 돈 있는 놈들한테는 종이를 쓰던 비단을 쓰던 별 차이 없거덩? 지 똥꼬가 찢어지려고 하는데…나라도 돈 있음 종이 쓰겠다. 이런 놈들 한테 종이 쓰지 말고, 볏짚이나 새끼줄 쓰라면 씨알이 먹히겠어?”
 
“그럼 계속 종이 쓰라고?”
 
“아니, 종이를 대체할 만한 대체재를 만들어 주자는 것이지.”
 
“대”
 
“체”
 
“재?”
 
“국내에서 활약하고 있는 응가 전문 인력들을 전부 끌어 모아. 이참에 전 국민이 쾌적하게 쌀 수 있는, 돈 걱정 없이 응가를 할 수 있는 걸 연구시키도록 하는 거야!”
 
영의정의 폭탄선언! 단순히 종이로 응가한 놈 잡아들이라는 명령만 받은 영의정은 사태의 본질인 ‘쾌적한 응가’를 위해서 테스크 포스팀을 조직! 연구활동에 들어가자는 제의를 하게 되었는데, 초특급 대하 울트라 응가 사극 ‘조선시대의 비데를 찾아서’는 다음회로 이어지는데…커밍 쑨! 
 

자료출처 : 스포츠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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