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124. 부모님의 변비를 치료하라! 中

엽기 朝鮮王朝實錄

by econo0706 2007. 9. 6. 15:25

본문

사또의 말에 흥미가 동한 예비 효자 효녀들! 드디어 마음이 동하기 시작하는데,
 
“사또, 그럼 저희가 어째야 하는데유? 워떻게 하믄 지들도 효자가 되는 거예유?”
 
“흐흐, 내 이럴 줄 알고 챠트를 준비했지. 어이 이방!”
 
“옙!”
 
“챠트 앞으로!”
 
“챠트 앞으로!”
 
사또 힘차게 지시봉을 꺼내들고, 챠트를 펄럭이는데,
 
“일단 뭐 다른 건 다 생략하고, 정문(旌門)을 받을 수 있는 기본 요건부터 말해야겠는데, 일단 효자가 되려는 필요충분조건은 부모님이 아파야 해. 그것도 고뿔이나 신경통 같은 거 말고, 숨이 넘어가기 바로 직전의 상태가 만들어져야 하거든. 네들 중에서 지금 부모님 아픈 사람?”
 
“없는데유?”
 
“뭐 없으면 차차 만들면 되는 거고, 일단 설명을 계속해 보겠다. 에또, 그래설라무네…우리 조선에서 효자로 간주하는 3대 효행이란 게 있는데, 일단 제일 많이 나오는 게 단지(斷指)야. 단지 뭔지 알지? 손가락 뚝 자르는 거. 부모님이 아프다거나 하면 두 눈 질끈 감고 손가락을 잘라서 그걸 태워 재를 만든 다음에 술이나 물에 타서 원샷 하게 되면 직빵으로 몸이 낫는다. 뭐 그런건데, 생각 있냐?”
 
동헌 앞뜰에 있던 예비 효자 효녀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데,
 
“아 자식들! 소심하기는, 야 인마 손가락 한, 두 개가 뭐 아깝다고 그래? 군대 안가겠다고 손가락 두, 세 개씩 자르는 놈들도 부지기수인데! 어이 병칠이 인마! 너는 육손이잖아? 남들보다 손가락 하나 더 많은데, 하나 자를 생각 없어?”
 
“저…저는 부모님이 건강하신데요?”
 
“이 자식 말대꾸 하는 거 봐라. 건강은 건강할 때 미리미리 챙기는 거야 인마! 아프고 나서 손쓰면 늦는다니까! 이참에 육손이라고 병신 소리 듣는 거도 지겨울 텐데, 하나 자르지 그래?”
 
“걍 병신으로 살래요.”
 
“하 자식들, 소심해 가지고…. 손가락 하나면 인생역전이라니까? 내가 보고서 잘 써 줄 테니까, 한번 자르지 그래? 한번만 참으면 된다니까. 옆 마을 보니까 다들 신나서 잘만 자르더만…그래도 없어?”
 
“사또, 딴 건 없나유?”
 
“하, 자식들 효자하면 단지, 단지하면 효자 아니냐. 임팩트 있는 걸로는 단지(斷指)만한 게 없는데, 아쉽네.”
 
“사또, 다음걸루 넘어갔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꿈틀거리는 구만유….”
 
“알았어. 에또, 3대 효행의 두 번째 중 하나가…이거 좋다. 할고(割股)라는 건데, 이건 할려면 집안이 찢어지게 가난해야 해. 거의 뭐 생활보호 대상자 수준이면 딱 분위기 조성되는 건데, 할고를 그대로 해석하면 나눌 ‘할割’에 넓적다리 ‘고股’라고…말 그대로 ‘넓적다리를 나눈다’ 라는 뜻이 되겠다.”
 
“사또, 넓적다리를 어떻게 나눈데유? 다리가 무슨 변신 로봇도 아니구….”
 
“하 자식…고지식하게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냐? 네가 인마 그러니까 발전을 못하는 거야, 짜샤…. 이건 부모님이 배고플 때 넓적다리 살을 잘라서 구워드린다는 거야 인마.”
 
“…넓적다리가 무슨 쏘세지예유? 부모님한테 구워드리게?”
 
“네가 아직 모르나 본데, 원래 쏘세지 만들 때 넓적다리 살이 제일 맛있대. 오죽하면 돼지 뒷다리 살로만 만든 햄이 나오겠냐? 손가락이야 보이는 데 자르는 거라 자르고 나면 병신 소리 들을까봐 못하는 애들 많을텐데, 이 할고(割股)는 한번 해 볼만 하지 않겠냐? 보이지도 않고, 살이야 또 약 바르면 금방 새살 돋고 하니까…어때? 생각들 있어?”
 
“차라리 부모님한테 돼지고기나 두 어근 끊어다 드릴래유. 뭐 먹을 게 있다고 지 허벅지 살을 도려내 준대유?”
 
“맞아유! 쐐 빠지게 하다보면, 삼겹살이나 목살 정도는 봉양할 수 있을거신디, 뭐하러 허벅지를 베어 낸대유?”
 
“사또, 좀 현실적인 효자는 없어유? 맨날 자르거나 베어내는 거 말고…이게 효자 만들자는 건지, 사람 병신 만들려는 건지 지는 도통 감이 안 오는 구만유.”
 
“맞아유! 두 번 효자 됐다간, 아예 사람 병신 되겄어유!”
 
“하 자식들 말 많네…. 인마! 네들은 9시 뉴스도 안보냐? 부모 위해 간 떼 주고, 신장 떼 주는 애들 못 봤어? 효자는 마 원래 좀 떼 주고 그러는 거야 인마!”
 
“그래두 싫어유! 효자 되는 거도 좋지만, 효자 한번 해보겠다고 병신 되는 건 싫어유!”
 
“알았다 알았어. 그럼 병신 안 되고 효자 되는 마지막 3번째 방법을 알려줄테니까. 다들 잘 들어라…그러니까…아 젠장, 설명 할라니까 지면이 다 됐다 야. 이건 다음회에 알려줄테니까, 그때까지 좀 기다려라.”
 
지면 관계상 다음회로 넘어간 초특급 대하 울트라 변비사극 ‘부모님의 변비를 치료하라!’과연 사또는 효자를 배출할 수 있을 것인가? 설레는 마음으로 다음회를 기다려 보자! 
 

자료출처 : 스포츠칸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