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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베이스볼] 이대호 타구 궤적, 다시 홈런을 향하고 있다

--정철우 야구

by econo0706 2022. 10. 1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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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09. 07

 

이대호의 별명은 '빅 보이'다. 100kg을 훌쩍 넘는 덩치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속엔 손 시원한 한 방을 펑펑 터트려 달라는 기원도 담겨 있다.

하지만 이대호는 전형적인 거포형 스타일은 아니다. 타이밍과 타구 각도, 스피드 등이 완전히 뒷받침됐을 때 홈런을 칠 수 있는 유형의 스윙을 한다. 이대호가 그 화려한 커리어 속에서도 아직 한번도 50홈런을 쳐 보지 못한 이유다. 30홈런을 넘긴 것도 올 시즌을 포함해 2차례뿐이다.

그럼에도 팬들은 이대호에게 늘 홈런을 기대한다. 특히나 팀이 필요로 할 땐 그의 한 방을 절실하게 기다린다. 최근 급격한 상승세를 타며 가을 야구 판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는 롯데. 지금이야 말로 이대호의 홈런이 필요한 순간이다.

그렇게 이대호의 홈런을 원하는 분들이라면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데이터가 한 가지 있다. 이대호의 타구 궤적이 홈런이 많이 나올 때 그것과 비슷해지고 있다는 점이다.<상단 그래픽 참조>

이대호는 올 시즌 이미 30개 이상의 홈런을 쳤다. 그러나 매달 홈런이 펑펑 터져 나온 것은 아니다. 월별로 편차가 컸다.

가장 안 좋았던 때는 5월과 6월이다. 각각 4개와 3개를 때려 내는 데 그쳤다.

당시 이대호의 타구 궤적과 평균 스피드를 살펴보자. 타구-투구 추적 시스템인 '트랙맨 데이터'에 따르면 이대호는 5월 플라이볼 평균 타구 각도가 41.38도였다. 5월에는 좀 더 높아져 45.99도를 기록했다.

 

▲ 이대호 월별 타구 궤적 및 스피드 그래픽. 별표가 주요 숫자.


보통 홈런이 많이 나오는 각도를 25도에서 35도 사이라고 한다. 40도가 넘어가는 각도는 대단한 타구 스피드나 파워가 동반돼야 홈런이 된다고 봐야 한다. 40도 이상의 각도로 홈런을 치는 타자들은 흔치 않은 파워를 갖고 있는 선수라고 할 수 있다. 이대호처럼 이상적 스윙으로 홈런을 만드는 타자들과는 또 다른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대호가 5, 6월에 홈런 가뭄을 겪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이후 이대호의 타구 궤적은 조금씩 낮아졌고 지난 8월엔 이상적이라 할 수 있는 35도에 근접한 37.50까지 내려왔다. 여기에 시속 약 150km의 빠른 평균 타구 속도가 더해졌다. 한 달 동안 10개의 홈런이 쏟아진 것이 우연이 아니었다는 것을 뜻한다.

보통 25도에서 35도 사이에 들어간 타구가 시속 155km 이상의 스피드를 동반한다면 2루타 이상의 장타가 나홀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9월에도 상승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좋은 타구 궤적, 특히 빠른 타구 스피드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9월 이대호의 플라이+라인드라이브 평균 속도는 무려 156.55km나 된다. 평균 각도도 25도를 살짝 넘는다. 라인드라이브를 포함하더라도 홈런이 될 수 있는 타구가 꽤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홈런이 많이 나오는 플라이의 스피드와 각도도 좋다. 평균 154.33km의 속도를 30.38도 안에서 만들고 있다. 최고 타구 속도는 170km를 넘었다. 홈런이 나올 수 있는 좋은 궤적과 이상적 타구 스피드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표본이 적기는 하지만 체력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는 9월에 가장 빠른 타구 스피드와 가장 이상적인 각도를 이루고 있다는 건 분명히 의미 있는 일이다. 이대호가 기술로 홈런을 치는 선수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엿볼 수 있는 대목이며, 체력적 부담에 발목이 잡히지 않을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 주는 수치이기도 하다.

이처럼 이대호가 기술적으로 이상적이라 할 수 있는 수치를 찍고 있다는 건 분명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이르긴 하지만 9월 들어 4경기서 2개의 홈런을 친 것은 분명히 우연은 아니다.

이대호가 타석에서 장타력을 살려 준다면 롯데는 공격력이 배가될 수 있다. 부족한 외국인 타자의 화력을 메울 수 있는 기회도 된다. 점차 홈런을 향해 가고 있는 이대호의 스윙 궤적은 이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다.

이대호가 롯데 팬들이 기다리는 시원한 홈런포로 팀을 가을 잔치로 이끌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기자 butyou@spotvnews.co.kr

 

자료출처 :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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