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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우진, WBC 발탁해도 됩니까?", 여론의 향방은?

---Sports Now

by econo0706 2022. 10. 24.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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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0. 24.

 

안우진(23·키움)이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태극마크를 달아도 될까.

 

우완 강속구 투수인 안우진은 올 시즌 16경기에 선발 등판, 9승 4패 평균자책점 2.18로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다승은 전체 2위(국내 1위)이며 평균자책점은 전체 3위다. 직구 평균 구속이 시속 153㎞를 웃돌아 메이저리그(MLB) 기준으로도 ‘파이어볼러’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에 최근 포크볼까지 장착했다. 한 해설위원은 “현재 국내에서 MLB에 진출할 수 있는 선수는 안우진과 같은 팀 이정후 정도”라며 “안우진은 이미 국내 프로야구 최고 투수”라고 평가했다.

 

안우진은 휘문고 3학년 때 야구부 후배를 폭행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로부터 자격정지 3년 징계를 받았다. 대한체육회 규정상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영구히 선발될 수 없다.

 

그러나 내년 3월 열릴 예정인 WBC는 KBSA와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아닌 MLB가 주관하는 프로 대회라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안우진을 WBC 대표팀으로 선발해도 되느냐’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야구 팬 사이에서도 찬반이 갈린다.

 

본지는 최근 프로야구 해설위원 8명에게 익명을 전제로 이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5명은 출전 찬성 의견을, 3명은 반대 혹은 우려스럽다는 의견을 냈다. 본지와 연락이 닿았으나 사안의 민감성 때문에 답변을 고사한 위원들도 있었다.

 

◇ “죗값 치렀다… 기회 박탈 안 돼”

 

찬성 주장을 낸 이들은 “(사건 이후) 시간이 상당 기간 지났다”고 입을 모았다. 한 해설위원은 “많은 징계를 받았고, 그 과정을 거쳐 스스로 반성하고 있다”며 “사회에서 죄를 지은 사람도 벌을 받고 대가를 치르고 나면 다시 살 기회를 받고, 야구 선수도 마찬가지여야 한다”고 했다.

 

다른 위원은 “아직 사고가 정립되지 않은 미성년 시절에 저지른 일이며 이미 충분한 죗값을 치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안우진이 학폭 문제를 평생 달고 다녀야겠지만, 다른 모습을 보여줄 기회도 주는 것이 맞는다”며 “‘잘하니까 써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야구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그 일을 갖고 기회를 계속 박탈하는 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와 비슷하게 “수년 동안 꼬리표를 달고 다니며 괴로워했는데 충분히 벌을 받았다고 봐야 한다” “어렸을 때 일로 낙인 찍혀 국제대회에 못 나서는 건 가혹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또 WBC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과 달리 병역특례 혜택이 없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됐다.

 

원칙을 강조한 주장도 있었다. 한 위원은 “잘못한 점에 대해 벌은 받아야 하지만, 원칙적으로 했으면 좋겠다. 아시안게임, 올림픽과 달리 WBC는 나갈 수 있는데도 못 나가게 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물었다.

 

◇ “반대 여론 거셀 것… 대표팀에 피해”

 

안우진은 올해 올스타 팬 투표에서 23만7800표를 얻어 나눔 선발 5명 중 4위에 그쳤다. 같은 부문에 강력한 경쟁자 양현종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안우진은 키움 선수 12명 중에서도 6위에 머물렀다. 선수단 투표에선 108표로 나눔 선발 1위, 전체 2위를 차지했다.

 

출전 반대 의견을 낸 위원들은 이 같은 부정적 여론을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모 해설위원은 “안우진이 합류하면 좋은 성적을 내도 ‘문제 있는 선수를 데려가서 잘하니 좋으냐’는 말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회를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 안우진 때문에 성과가 폄하되고 욕먹는 상황은 원치 않는다”며 “안우진을 대체할 자원이 많은데 굳이 리스크를 감수할 필요가 있느냐”고 했다.

 

전적으로 반대하진 않지만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보인 위원도 있었다. “야구계 선배로서 ‘한국에 이런 선수가 있다’고 국제 무대에 내놓고 싶은 욕심이 있다. 하지만 안우진 때문에 대표팀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락내리락하며 분위기에 영향을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다른 위원은 “대표팀이 성적을 내야 하는 첫째 이유가 야구 인기몰이인데, 반대 여론이 강하다면 뽑아서 성적을 잘 내봤자 그게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했다.

 

‘개인적으로는 (출전을) 찬성한다’고 밝힌 위원도 “프로스포츠 선수가 공인은 아니지만 롤 모델 역할을 해야 하는데, 안우진이 저질렀던 잘못을 용납하지 못하는 팬도 아직 많다”고 걱정했다.

 

◇ “KBO의 빠른 결단 필요”

 

여러 해설위원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빠른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위원은 “KBO에서 빠른 결단을 내리고 입장을 명확히 표명해야 안우진에게도 좋고, 대표팀 전체에도 이득일 것”이라며 “이 문제를 가지고 질질 끄는 모습은 좋지 않다”고 했다. 다른 위원은 “KBO 입장이 어려운 건 이해하지만, 정면 돌파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KBO는 안우진의 대회 참가 여부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입장은 내지 않았다. KBO 관계자는 “선수 선발 권한은 앞으로 구성될 기술위원회와 감독에게 있다”며 “기술위와 감독의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KBO는 MLB 사무국에서 대회 요강을 발표하면 기술위를 꾸릴 예정이다.

 

김상윤 기자

 

자료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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