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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사커] ‘5회 우승’ 동아시안컵에 얽힌 사연들

--최현길 축구

by econo0706 2022. 12. 2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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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7. 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이 주최하는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은 올해 9회째다. 2002년 EAFF가 설립됐고, 2003년 첫 대회가 열렸다. 1990년대의 다이너스티컵과 성격이 비슷하다. 대회는 4팀이 참가해 풀 리그를 벌이는데, 한국과 중국, 일본은 고정 멤버이고, 예선을 거친 한 팀이 출전권을 얻는다. 2005년부터 여자부도 도입됐다.

개최국은 원래 일본~한국~중국 순으로 짜여졌다. 올해는 순서상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개최를 포기하면서 일본으로 급하게 변경됐다.

대회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정한 A매치 데이가 아닌 탓에 선수 차출은 의무사항이 아니다. 따라서 유럽 무대에서 뛰는 주요 선수들이 불참해 주목도는 높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동아시아의 지리적·역사적 관계 때문에 한·일전이나 중·일전 등 매치업 자체는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또 북한이 예선을 통과할 경우에도 긴장감이 흐른다. 19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남자는 홍콩, 여자는 대만이 각각 출전한다.

어느 대회건 부진하면 여론은 들끓게 마련이다. 조 본프레레 감독(네덜란드)이 지휘봉을 잡은 한국은 2006 독일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한 뒤 열린 2005년 대회에서 일본에 패하고, 중국과 북한과는 비겨 여론의 집중 포화를 받았다. 결국 본프레레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경질되는 불운을 맞았다.

 

남자부 최다 우승국은 통산 5번 정상에 오른 한국이다. 2002 한·일 월드컵 멤버들을 앞세워 원년 대회에서 우승했다. 하지만 우승보다 더 강렬했던 것은 이을용의 ‘을용타’다. 중국전에서 반칙을 가한 상대 선수의 뒤통수를 때리고 퇴장 당한 장면은 지금도 회자된다.

2010년 대회에선 중국에 0-3의 충격적인 패배를 당해 무려 32년 동안 이어지던 중국전 무패행진이 중단됐다. 이른바 중국의 ‘공한증’도 끝이 났다.

 

2013년 대회에선 일본이 우승, 한국이 3위에 올랐다. 당시 일본전(한국 1-2 패)은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렸는데, 일본 관중석에 욱일기가 등장한 가운데 한국의 ‘붉은 악마’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문구가 새겨진 대형 플래카드로 맞불을 놓기도 했다.

한국은 2015년부터 최강자의 자리를 지켰다. 특히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지휘한 2019년 대회에선 3연패 달성은 물론이고 남자부 역사상 첫 홈팀 우승에 성공했다. 그동안은 ‘개최국은 우승 못한다’는 징크스가 이어졌다.

한편 여자부에선 2005년 대회 우승이 유일하다. 당시 열아홉 살 박은선의 활약을 앞세운 한국은 2승1무로 정상을 차지했다. 여자 A대표팀이 타이틀이 걸린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당시가 유일하다. 이번에 17년 만에 정상 탈환에 나선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스포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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