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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드 파크] 최대 규모·최신 시설…MLB 스타일 ‘두개의 새구장’ 개봉박두

---Outside Park

by econo0706 2022. 12. 24.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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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03. 10

 

그야말로 ‘개봉박두’다. 2016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시작되고 정규시즌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전국의 야구장들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KBO리그에서 볼 수 없었던 야구장 두 곳이 역사적인 첫 시즌의 손님을 맞이할 채비를 마쳤다. 올 시즌부터 프로야구의 새 터전이 될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와 고척 스카이돔이다.

삼성은 34년에 걸친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의 역사를 뒤로하고 대구 수성구 연호동 도시철도 2호선 대공원역 인근에 세워진 새 야구장으로 요람을 옮긴다. 넥센도 2008년부터 시작된 목동운동장 야구장을 떠나 서울 구로구 고척동에 우뚝 선 국내 최초의 돔구장에 둥지를 튼다. 아직 베일에 싸여 있는 라이온즈 파크는 메이저리그 구장에 버금가는 화려한 ‘스펙’이 공개되면서 국내 최대 규모의 최신식 야구장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리는 중이다. 반면 지난해 말 개장 후 한 차례 비난의 화살을 맞았던 고척돔은 겨우내 보수 공사를 마치고 재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 팔각형으로 지어진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는 연면적 4만 6943m²에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로 지어졌다. 관중석은 2만 4000석이고, 최대 수용인원은 전국의 야구장 가운데 최다인 2만 9000명이다. 총 1666억 원의 사업비를 들였다. 다른 구장들과는 야구장 외관부터 다르다. 원형이 아니라 옥타곤 형태의 8각형으로 설계됐다. 메이저리그 중계에서나 볼 수 있었던 구조다. 특히 필라델피아의 홈구장 시티즌스뱅크 파크에서 영감을 많이 얻었다. 구장 고유의 독특한 펜스 형태를 갖춰 또 하나의 상징적인 볼거리를 제공하겠다는 의도다. 8각형의 외관은 내야 다이아몬드와 시각적인 통일성을 이룬다. 외야 펜스에도 그 디자인이 반영돼 펜스의 두 지점에 각이 져 있다. 또 국내에선 보기 드물게 외야 너머로 아파트 건물이 아닌 숲이 보인다. 새 야구장 주변 녹지율을 50% 이상 확보한 덕분이다. 

기존 야구장은 노후된 시설도 시설이지만, 대구의 무더위를 피할 길이 없는 ‘찜질방’으로 악명이 높았다. 새 야구장은 그럴 일이 없다. 야구장을 동북동향으로 배치해 관람석의 그늘을 최대한 확보했다. 홈팀 삼성이 쓰는 3루 쪽 더그아웃 위 관중석은 오후 4시쯤부터 모든 자리에 그늘이 생기고, 오후 6시 정도가 되면 관중석의 약 83% 정도가 그늘로 덮인다. 또 관중이 가장 선호하는 내야에 전체 좌석의 87%인 2만 1000여석을 배치했다. 하단 관중석부터 1루와 3루까지의 거리도 18.3m밖에 안 된다. 국내 야구장들 가운데 가장 짧다. 선수들의 경기 장면을 그만큼 더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돌출형 스탠드로 만들어진 상단 관중석도 기존 야구장들보다 7m가량 더 앞으로 나와 있어서 시야 확보에 좋다. 또 그 덕분에 돌출형 스탠드 아래에 배치된 하단 관중석 가운데 40% 정도가 비와 눈을 피할 수 있는 부수적 효과도 봤다. 
 

▲ 팔각형 형태가 한눈에 들어오는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 항공사진. / 대구시청


새 야구장들의 필수품이나 다름없는 스카이박스, 바비큐석, 패밀리석, 잔디석 등 다양한 이벤트석들도 당연히 갖췄다. 백스톱 뒤편 좌석은 높이를 낮추고 쿠션 형태의 프리미엄급 의자를 도입했다. 외야에 설치되는 전광판도 국내 최대 규모(가로 36m, 세로 20m)인 것은 물론, 넓은 가시각도의 LED(발광다이오드) 제품으로 설치했다. 구조는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와 마찬가지로 개방형 통로 형태다. 팬들이 먹을거리를 사기 위해 매점에 줄을 서 있을 때도 경기 상황을 눈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대구 도시철도 2호선 대공원역과 연결된다. 이미 삼성의 상징과도 같은 ‘라이언 킹’ 이승엽이 2월 말부터 안내 방송을 맡고 있다. 대공원역에 도착하면 “안녕하세요,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입니다. 이번 역은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가 있는 대공원역입니다. 내리는 문은 오른쪽입니다. 야구장에 오셔서 힘찬 함성과 뜨거운 열정을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자가용으로는 수성IC를 통해 야구장에 진입할 수 있는데, 주변에 야구장 전용 왕복 4차선 도로가 생겼다. 대구 수성구는 대공원역에서 삼덕동 유니버시아드로까지 이어지는 새 야구장 진입로에 ‘야구전설로’라는 이름도 붙였다. 지난해 11월 도로명주소위원회의 심의를 마쳤다. 전설로, 야구장로, 청사자로, 라이온즈로, 세계육상로 등 다양한 이름을 후보에 올리고 고심한 결과다.

# 선수 친화적인 메이저리그식 야구장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에게 최적화된 시설이다. 안전펜스와 그라운드 흙, 천연잔디를 메이저리그에서 사용하는 제품으로 보강했다. 라커룸도 메이저리그 클럽하우스 형태로 널찍하게 지었다. 실내훈련장, 웨이트트레이닝장, 목욕탕을 비롯한 편의 시설들도 꼼꼼하게 갖췄다. 그라운드 자체는 투수보다 타자들에게 유리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홈에서 가운데 펜스까지 122m, 좌우 펜스까지 99m로 거리는 다른 구장들과 큰 차이가 없지만, 담장이 유선이 아니라 직선으로 꺾어져서 좌중간과 우중간이 기존 대구구장보다 짧다. 외야 파울 지역도 거의 없어서 파울 플라이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은 라이온즈 파크에서도 3루 쪽 더그아웃을 사용할 예정이다. 옛 대구구장에서는 건축구조상 어쩔 수 없이 햇빛이 조금이라도 덜 드는 3루 더그아웃에 자리를 잡아야 했지만, 새 야구장에서는 햇빛보다 삼성이라는 팀의 연속성을 유지하려는 목적으로 3루 쪽을 택했다. 이 때문에 관중석도 3루 쪽으로 55%, 1루 쪽으로 45%를 배치했다. 스카이박스와 여러 편의시설도 3루 쪽으로 좀 더 집중된다. 

라이온즈 파크는 2월 25일에 완공됐다. 삼성 선수들은 지난 5일부터 대망의 새 구장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삼성 구단 사무실도 같은 날 경산 볼파크를 떠나 라이온즈 파크로 이사했다. 8일에는 삼성과 kt 2군 선수들이 연습경기도 치렀다. 새 야구장의 공식 개장식은 19일. 삼성 레전드 올스타팀과 연예인 올스타팀의 경기를 비롯해 성대한 이벤트들이 마련될 예정이다. 삼성은 그 전까지 일부 관중석과 중계석, 기자석, 야구장 입주 매점 등 아직 미완인 시설 공사를 마무리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망의 첫 경기는 22일 시작되는 LG와의 시범경기. 이 경기부터 6일간 LG~두산~SK와 2연전씩을 치른다. 삼성이 새 구장을 직접 체험하고 적응하면서 문제점도 보완해나갈 수 있는 시기다.

# 최초라서 더 눈길 끄는 넥센의 고척 스카이돔 

고척 스카이돔은 KBO리그 역사에 처음으로 등장하게 된 돔구장이다. 2009년 2월 첫 삽을 떠서 7년 6개월 만인 2015년 8월에 완공됐다. 이 구장에 투자한 사업비가 무려 1948억 원. 연면적 8만 1018㎡에 골조막 방식으로 만들어진 밀폐식 돔 형태로, 지붕까지의 높이가 70m다. 서울시는 2006년 10월 한국 야구의 요람이었던 동대문운동장 야구장의 철거와 재개발을 결정하면서 야구계의 거센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돔구장 신축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고척 스카이돔이다. 돔구장 전용 인조잔디와 메이저리그 구장에 사용된 흙을 깔아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꾀했고, 포수 뒤편에 다이아몬드석도 설치했다.

2014년 공모전을 통해 1차 선발된 서울돔, 고척돔, 서울고척돔, 고척스카이돔, 서울아레나돔 가운데 ‘고척 스카이돔’이 공식 명칭으로 최종 선택됐다. 비시즌에 유명 가수들의 대형 공연이 열리는 일본의 돔구장들처럼, 고척 스카이돔도 야구뿐만 아니라 콘서트를 비롯한 문화행사 유치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다만 다른 프로야구장들에 비해 입지 조건이나 접근성이 좋지 않고 사용료가 비싸 한동안 거대한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목동에서 2008년부터 뿌리를 내려왔던 넥센이 프로야구단 유치에 사활을 걸었던 서울시와 오랜 줄다리기 협상을 거친 끝에 결국 올해부터 2년간 고척 스카이돔을 사용한다는 계약을 맺었다. 목동야구장은 올해부터 다시 아마추어 전용 야구장으로 환원된다. 
 

▲ 고척 스카이돔 전경. 겨우내 시설 보수공사로 여러 문제점들을 보완했다. / 넥센 히어로즈


엄밀히 말하면 고척 스카이돔은 이미 베일을 벗었다.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지난해 11월 열린 2015 서울 슈퍼시리즈에서 쿠바 야구 국가대표팀과 공식 개장 경기를 치렀다. 당시 많은 야구관계자들과 야구팬들은 국제대회를 앞둔 국가대표팀의 평가전 결과만큼이나 한국 최초의 돔구장 구조와 시설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공개 직후 고척 스카이돔에는 칭찬보다 비난이 먼저 쏟아졌다. 외관은 멋지기 이를 데 없지만, 정작 내부 시설이 미흡해서였다.

일단 자연 채광을 받기 위해 천장에 설치한 흰색 반투명 테플론막이 예기치 못한 단점을 드러냈다. 구장 안이 너무 어두워지면서 낮에도 실내조명을 켜야 했고, 외야에 뜬 공이 테프론막의 색상과 비슷해 시야에서 사라지기 일쑤였다. 새로 지어진 야구장답지 않게 전광판 크기(가로 22.40m, 세로 7.68m)도 너무 작았다. 이미 국내 관중들은 다른 구장들이 장착한 초대형 고화질 전광판에 눈이 익숙해졌다. “선수 이름과 스코어조차 잘 알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심지어 불펜은 지하에 있는 데다 계단이 많고 가팔라 선수들의 부상이 염려됐다. 한 불펜 투수는 “경기 도중 투입될 때 계단을 달려 올라가서 마운드에 서면 이미 지쳐있을 것 같다”는 농담을 했을 정도다. 더그아웃에는 지붕도 없었다. 선수들이 파울 타구를 비롯한 여러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다분했다.

무엇보다 외야석 좌석이 가장 큰 문제였다. 30여 개의 의자가 중간 통로 없이 하나로 연결된 데다 앞뒤 좌석 사이의 간격까지 좁았다. 관중이 꽉 들어차기라도 하면 화장실 한번 제대로 가기 어려울 정도. 일부 야구팬들이 ‘기저귀 좌석’이라는 별명까지 붙인 이유다.

# 겨우내 보수공사 통해 문제점 보완

서울시설관리공단은 예상보다 더 큰 불만에 직면하자 다른 야구장을 방문하고 야구 관계자들의 조언을 들으면서 개선책을 찾았다. 그 결과 7억 원을 추가로 투입해 40일간 보수 공사를 진행했다. 일단 문제가 됐던 관중석 한 열당 의자 3개씩을 철거해 관중이 오갈 수 있는 통로를 만들었다. 이 때문에 관중석 규모가 1만 8000석에서 1만 6944석으로 줄었지만 훨씬 쾌적한 관람은 가능해졌다. 또 관중석으로 파울 타구가 많이 날아가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3.5m였던 내야 그물망을 8m로 높였다. 더그아웃에도 지붕을 덮어 선수들을 보호한 것은 물론이다. 당장 위치를 바꾸기 어려운 지하 불펜의 문제점은 계단 쪽에 조명과 핸드레일을 설치하면서 일부 보완했다. 계단 바닥에는 고무판도 깔아 미끄러짐을 방지했다. 더그아웃과 불펜에 모니터와 인터폰도 추가 설치했다. 이밖에도 내부 환기가 잘 안 되던 문제점은 상부 배기창을 열어 해결하기로 했다. 

말 많고 탈 많던 고척 스카이돔은 이제 프로야구를 품에 안을 준비를 마쳐가고 있다. 넥센 선수들은 3월 6일에 새 돔구장에서 처음으로 훈련을 시작했다. 구단 사무실도 목동에서 고척동으로 이전했다. 15일에 열리는 넥센과 SK의 시범경기가 이곳에서 열릴 첫 프로야구 경기다. 넥센은 역대 최초 돔구장의 위용에 걸맞게 정규시즌도 아닌 주말 시범경기 입장료를 전석 1만 원으로 책정했다. 다른 구단이 같은 시기에 3000~5000원 수준의 입장료를 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금액이다. 

 

배영은 / 스포츠 자유기고가

 

일요신문 [제1244호] 

 

세계 최대 전광판·국내 최초 LED조명…기존 구장도 환골탈태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와 고척 스카이돔만 프로야구 개막을 기다리는 게 아니다. 기존 야구장들도 2016 시즌 개막에 앞서 여러 가지 변화를 꾀했다. 더 많은 팬들을 야구장으로 끌어 들이기 위한 노력이다.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의 퇴장과 함께 유일한 원년 구장으로 남게 된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는 이미 여러 차례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쳤다. 2011년 12월부터 2012 시즌 중반까지 13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관람석 2800석 증축과 스카이박스 및 출입구 신설, 본부석 지붕 교체를 비롯한 전면 시설 보수를 진행했다. 또 2013시즌 개막을 앞두고는 인조잔디를 천연잔디로 교체하고 메이저리그식 대형 전광판을 추가로 설치했다. 캠핑존을 비롯한 이벤트석들도 이때 생겼다. 2014 시즌 전에는 포수 후면 관람석을 만들고, 더그아웃을 확장하면서 불펜을 외야로 옮겼다. 올해도 변화는 멈추지 않는다. 외야 가족석을 스카이박스로 바꿨고, 대신 외야에 있던 응원단석을 다시 내야로 옮긴다. 자리만 떠나지 않았을 뿐, 절반 이상이 새 야구장이나 다름없다.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는 세계 최대(가로 63.393m, 세로 17.962m, 총면적 1138.75m²) 전광판인 ‘빅보드’가 설치됐다. 3월 19일 LG와의 시범경기부터 시험 운영을 시작한다. 모기업 SK텔레콤의 기술력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도 포수 후면석의 중앙 테이블석을 297석에서 626석으로 크게 늘렸다. 의자도 영화관처럼 푹신한 의자로 바꿨다. 외야 전광판 아래 빈 공간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미끄럼틀을 설치해 ‘미니 챔피언스필드 놀이터’를 만들었다. 1루와 3루쪽 띠 전광판에는 각각 타이거즈 10회 우승 로고와 영구결번(18번 선동열, 7번 이종범) 숫자를 걸었다. 잠실구장은 중앙 테이블석과 내야 테이블석의 탁자를 모두 새 것으로 다시 설치했다.

그라운드가 바뀌는 구장도 있다. 마산구장은 인조잔디를 걷어내고 천연잔디를 깔았다. 시범경기부터 새 잔디 적응을 시작했다. 사직구장은 메이저리그식 흙으로 전면 교체했다. 조명탑에는 국내 최초로 LED 조명을 설치했다. 선수와 팬들 모두 야간경기에서 눈의 피로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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