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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트 내내 듀스 승부' 클러치 박이 끝냈다

---Sports Now

by econo0706 2023. 1. 28.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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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01. 27. 

 

여자 프로배구 GS칼텍스와 도로공사의 2022~2023 V-리그 4라운드 맞대결이 펼쳐진 27일 서울 장충체육관. 29일로 예정된 올스타전을 앞두고 펼쳐지는 4라운드 마지막 일정인 데다 치열하게 중위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두 팀의 격돌이라 경기 전부터 양 사령탑들의 이날 경기에 임하는 각오는 남달랐다.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중위권 팀의 승점 차가 거의 없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살얼음판이라 중요하다”면서 “특히 우리는 4라운드 마지막 경기와 5라운드 첫 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일정이 힘들다. 올스타 브레이크가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서 오늘 이겨야 그나마 여유가 생길 듯 하다”라고 말했다. GS칼텍스 차상현 감독 역시 “지난 시즌엔 봄 배구에 진출할 1~3위팀이 일찌감치 결정되어 재미가 없었다. 올 시즌은 팬들 입장에서 굉장히 재미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의 변수는 GS칼텍스의 외국인 선수 모마의 복귀 여부였다. 모마는 지난 20일 현대건설전에서 왼쪽 무릎을 다쳤고, 23일 페퍼저축은행전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모마의 공백 속에 GS칼텍스는 페퍼저축은행의 올 시즌 두 번째 승리의 제물이 되고 말았다. 그 사이 도로공사는 지난 24일 선두 현대건설을 잡으며 3위 자리로 점프했다. 차 감독은 “오늘 모마가 선발 출장한다. 100% 컨디션은 아니지만, 경기는 충분히 치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모마의 복귀로 양팀 모두 100% 전력으로 맞붙은 이날 경기는 1세트부터 그야말로 혈전이란 단어가 딱 어울릴 만한 승부가 펼쳐졌다. 7점차 리드도 순식간에 뒤집어질 정도였다.
 
기선을 제압한 것은 GS칼텍스였다. 1세트 한때 4-11까지 뒤졌던 GS칼텍스는 흔들리는 주전세터 안혜진을 빼고 백업세터 김지원을 투입해 분위기를 바꿨다. 4-11로 뒤지던 경기를 단숨에 14-12로 뒤집은 GS칼텍스는 24-19로 앞서며 그대로 따내는 듯 했으나 도로공사의 3위 수성을 향한 집념도 무서웠다. 캣벨의 백어택과 블로킹, 정대영의 오픈공격과 모마의 백어택 범실을 묶어 단숨에 24-24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듀스로 끌고 갔다. 분위기가 GS칼텍스로 넘어가려는 순간 GS칼텍스의 토종 에이스 강소휘의 퀵오픈과 캣벌의 오픈 공격이 벗어나며 1세트 주인은 GS칼텍스가 됐다.
 
2세트도 듀스 접전이 치러졌다. 2세트 역시 초반은 도로공사가 7-2로 앞서나갔지만, GS칼텍스가 이내 따라붙으며 이후 한 두점 차의 접전 양상으로 바뀌었다. GS칼텍스가 세트 후반 힘을 내며 24-21로 앞서며 두 세트를 내리 따내는 듯 했으나 도로공사는 1세트처럼 또다시 세트 막판 엄청난 집중력을 보이며 24-24 동점을 만들어냈다. 25-25에서 도로공사의 세터 이윤정이 캣벨의 디그를 재치있는 2단 패스페인팅 득점을 일궈냈고, 박정아가 모마의 백어택을 가로막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 2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GS칼텍스와 한국도로공사의 '도드람 2022-23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경기가 열린 가운데 도로공사 선수들이 득점 이후 기뻐하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이날 승부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였던 3세트 역시도 치열하게 전개됐다. 일진일퇴 공방전을 거듭한 끝에 앞서나간 것은 GS칼텍스였다. 21-20에서 유서연의 퀵오픈이 터져나왔고, 이후 양팀의 끈질긴 수비로 랠리가 거듭되는 상황에서 강소휘의 중앙 후위 공격이 도로공사 코트를 강타하는 순간 장충체육관의 열기는 뜨거워졌다. GS칼텍스가 24-21로 앞서며 세트를 따내려는 찰나 도로공사의 듀스 본능이 또다시 터져나왔다. 주인공은 도로공사의 토종 에이스 ‘클러치박’ 박정아. 그는 퀵오픈 2개와 블로킹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기어코 승부를 듀스로 끌고갔다. 도로공사는 26-26에서 박정아의 서브에 GS칼텍스 리베로 한다혜의 리시브가 흔들리며 한 점을 따냈고, 이후 정대영이 모아의 백어택을 가로막아내며 세트스코어를 2-1로 뒤집었다.
 
앞선 세트 짜릿한 승리를 거둔 도로공사가 4세트는 쉽게 갈지 관심을 모았지만, 이날은 쉽게 갈 경기가 아니었다. 4세트 역시도 듀스였다. 4세트는 GS칼텍스가 분위기를 먼저 잡았다. 모마와 강소휘의 서브에이스가 터져나오고, 다소 부진했던 강소휘 대신 토종 주포 역할을 해낸 유서연의 공격도 불을 뿜으며 세트 초반부터 앞서나갔다. 이대로 물러날 도로공사가 아니었다. 세트 중반 ‘배구 천재’ 배유나의 센스 넘치는 플레이에서 나온 연속 공격 득점과 박정아의 블로킹과 오픈 공격이 터져나오며 16-16 동점을 이루며 또다시 접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일진일퇴 공방전을 거듭하며 22-22까지 흘러온 4세트 후반. 박정아가 자신의 별명이 왜 ‘클러치박’인지를 증명했다. 연속 공격득점으로 24-23 매치포인트를 이끌었고, 이후 24-25로 뒤진 상황에서도 결정적인 동점 득점을 따냈다. GS칼텍스도 유서연의 맹활약으로 승부를 더 끌고 갔지만, 이날 뒷심은 도로공사가 한 수 위였다. 30-30에서 박정아의 퀵오픈이 터져나왔고, 이어진 매치포인트에서 이날 경기 내내 맹활약했던 유서연의 공격이 블로커의 터치 없이 그대로 코트 바깥으로 나가며 도로공사의 승리가 결정됐다.
 
매 세트 듀스를 치르는 접전 속에 세트스코어 3-1(24-26 27-25 28-26 33-31)로 잡아낸 도로공사는 2연승을 달림과 동시에 승점 3을 챙기며 승점 38(13승11패)로 4위 KGC인삼공사(승점 35, 11승13패), 5위 GS칼텍스(승점 33, 11승13패)와의 격차를 벌리며 3위 싸움에 한층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 도로공사 박정아. / OSEN DB


클러치박이라는 별명을 증명해낸 박정아는 29점을 몰아치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박정아와 대각을 이룬 캣벨도 30점을 올리며 이날 승리를 쌍끌이했다. GS칼텍스는 부상에서 복귀한 모마가 33점, 유서연이 24점을 올리며 맹활약했지만, 뒷심 부족에 울어야 했다. 

 

직접 증명한 본인이 '클러치박'인 이유

 

중요한 순간마다 득점을 낸 건 박정아였다.

한국도로공사 박정아가 27일 서울 장충체욱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4라운드 마지막 경기 GS칼텍스와 경기에 선발 출전해 세트스코어 3-1(24-26, 27-25, 28-26, 33-31) 승리를 이끌었다.

세트마다 어느 한 팀도 쉽게 리드를 가져가지 못했고 결국 모든 세트마다 승부는 듀스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중요한 순간마다 득점을 올린 선수는 박정아였다. 박정아는 블로킹 4점, 서브 1점 포함 29점을 올리는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한국도로공사에 승리를 선물했다.

박정아는 "올스타전이 열리기 전 마지막 경기였고 3위 싸움이 치열한 상황에서 중요한 경기였는데 승리할 수 있어서 기분 좋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날 박정아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GS칼텍스의 에이스 모마 바소코 레티치아(등록명 모마)의 공격을 블로킹해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모마가 직선이 좋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걸 막자고 생각했는데 계속 막지 못했다. 그러다 벤치에서도 사인을 주고 계속 준비했기 때문에 중요한 순간 블로킹할 수 있었다"라며 비결을 알렸다.

한국도로공사는 득점이 필요한 순간마다 박정아를 향해 올리는 공이 많았다. 듀스가 이어지던 이번 경기에서도 역시 그에게 많은 공이 올라왔다. 그리고 박정아는 팀원들의 믿음에 보답하는 득점을 기록하며 그의 별명이 왜 '클러치박'인지 증명해냈다. 박정아는 "듀스 상황에서 부담감보다는 득점 되면 이기는 거고 득점이 안 돼서 지면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했던 게 주요했다"라고 말했다.

 

▲ 도로공사 박정아 / 박상혁 기자

 

좋은 모습을 보이며 팀을 승리로 이끈 박정아지만 시즌 초반에는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 기복이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비시즌에 대표팀도 갔다 오고 시즌 초반에 부상도 있었다. 내가 관리를 잘 못했다. 그래도 중간에 쉬면서 회복했고 지금은 100%는 아니지만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라며 현재 몸 상태를 알렸다.

최근 3~4일 간격으로 경기를 치르고 있는 박정아와 한국도로공사다. 체력적인 부담은 어쩔 수 없이 따라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정아는 "이기고 있으면 계속 경기하고 싶고 지면 경기와 경기 사이에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번 경기는 이겨서 덜 힘든 것 같다"라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치열한 봄 배구 경쟁 속에서 3위로 4라운드를 마무리한 박정아는 "시즌 시작 전에 우리 팀이 3위 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고 솔직한 마음으로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이어 "하지만 지금은 예상을 깨고 3위에 올라있다. 우리 팀이 봄 배구에 진출한다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하며 자리를 떠났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 박혜성 기자 pak980315@thespik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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