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휘뚜루 마뚜루] KBO, 도핑 전력 선수 끝까지 추적 검사한다

--홍윤표 야구

by econo0706 2023. 2. 15. 09:13

본문

2015. 08. 13.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가 펴낸 반도핑안내서에는 도핑을 ‘페어플레이 정신에 위배되는 반사회적이고 불법적인 행위’로 규정해놓고 있다. 또 ‘도핑검사는 사전 통지 없이 불시에 시행하는 사전 미통지 검사를 원칙으로 한다.’고 명기했다.

금지약물 복용으로 물의를 빚었던 최진행(30. 한화 이글스)이 돌아왔다. 지난 6월 25일 KBO 반도핑위원회로부터 30게임 출장정지 중징계를 받았던 최진행은 8월 12일 수원구장에서 열렸던 kt 위즈전에 선발로 출장, 선제 2점 홈런을 날렸다. 그는 경기 전 관중석을 향해 고개를 깊이 숙이고 자신의 행위에 대한 잘못을 사과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런 행위의 진정성은 그 자신만이 알 수 있다. 진정으로 뉘우쳤기를 바랄 뿐이다.

도핑은 한 번 발을 들여놓는 것 자체로 선수 자신에게는 영원히 지울 수 없는 낙인(烙印)이다. 죄수의 몸에 인두로 지지는 옛 형벌과 다름없다는 뜻이다.

도핑의 가장 큰 문제는 공평, 공정한 조건으로 승부를 겨루어야하는 스포츠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점이다. 자신의 이득을 챙기기 위해 자기 자신을 속이는 자기기만이자 팬들을 속이는 배신행위에 다름 아니다.

최진행이 돌아온 시점은 적절한가. 물론 징계 경기수를 모두 채웠으므로 ‘야구법’에는 하자가 없지만 일각에서는 ‘자숙 기간이 좀 더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도 있다. 어느 누리 꾼은 도핑 선수는 복귀할 때도 검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우리나라 수영의 상징적인 존재였던 박태환이 그러했듯이 최진행 역시 사건이 터지자 “모르고 그랬다”고 변명했다. 도핑 검사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 여전히 프로선수들이 “실수”라고 치부하는 모습은 볼썽 사납다. 약물 복용은 당연히 그 효과와 개인적인 이득을 보고자하는 행위이다. 금지약물인지 몰랐다고 하는 것은 프로선수로서 기본적인 자격조차 없는 것이다.

도핑은 도박, 승부조작과 더불어 스포츠 판의 ‘악당 3형제’이다. 백번 양보해 설사 부주의에서 기인했다손 치더라도 면책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정금조 KBO 운영부장은 ‘돌아올 때도 도핑 검사해야하고 약 성분이 남아 있으면 출장 금지 조치를 다시 내려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공감한다는 뜻을 표시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잔존약물 검사는 어렵다고 했다.

정 부장은 “도핑 선수는 한 번 걸리면 계속 추적 검사하게 돼 있다.”면서 “특정 선수를 대놓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 번 이상반응이 나오거나 양성 판정이 확정 되면 (도핑검사를) 계속 받게 된다.”고 밝혔다.
정 부장이 밝힌 KBO의 도핑테스트 운영 방침은 애초에는 무작위로 대상자를 선정, 표적 검사를 실시했으나 최근에는 정보에 의해 ‘누가 약물 하는 것 같더라’하는 식으로 의심 가는 선수를 우선 대상으로 삼는다. 또 FA를 앞둔 선수이거나 부진하다가 갑자기 잘 하는 선수도 대상이 될 수 있다.

KBO는 시즌에 들어가게 되면 대개 격월로 기습적인 도핑 검사를 한다. 퓨처스리그를 포함 KBO 등록인원 650명 정도 가운데 30%에 해당하는 200명 가까운 선수가 한 해에 금지약물복용 검사를 받게 된다.

 

전수조사는 어렵다. 일인당 30만 원씩 들어가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KADA의 전문가들이 한정돼 있어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 따라서 표적 검사가 불가피하다. 정 부장은 “지난 해 기준으로 야구, 축구, 농구, 배구, 골프 등 프로 7개 단체를 다 합쳐서 500건의 도핑검사가 이루어졌다. 종목별로 카다(KADA)에 의뢰해 전문가를 배당받아 조사하게 되므로 전수조사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 부장은 전수조사의 효과에 대해서도 물음표를 달았다. 미국이나 일본도 전수조사는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근년 들어 메이저리그는 소변검사와 병행해 혈액도핑도 실시하고 있다. 도핑은 소변과 혈액 두 가지 시료로 검사를 한다. 혈액검사는 세분화된 특정 금지약물을 추출해내기 위한 방법이긴 하지만 혈액 검사가 훨씬 효율적인가는 의문이라고 한다.

KBO는 2008년부터 올해까지 9년째 도핑검사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선수들이 심각한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다. 최진행이 대표적인 사례다.

정 부장은 “선수 자신이 어떤 약물을 먹기 전에 소속 구단 트레이너와 상의한 다음 그 트레이너가 KBO 반도핑위원장에게 딱 한 번만 문의하면 된다. 아주 간단하다. 그런데도 최진행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도핑은 선수 스스로 판단하면 절대로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내년부터는 도핑 검사와 징계가 한 층 강화될 수 있다. KBO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가 도핑과 관련, 모든 프로스포츠를 통합해 시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렇게 된다면 현행처럼 단체 안에서 팔이 안으로 굽는 식으로 미온적인 징계나 소극적인 대처를 할 수 없게 된다. 봐 주기 식 징계가 어려워진다는 얘기다. 선수가 도핑을 하게 되면 ‘엄청난 손해’를 본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정 부장은 “선수들이 도핑 검사에 걸리면 명단도 공개되고 해서 아주 불명예스러워 주의할 줄 알았는데 여전히 인식이 낮다. 우리나라는 그 순간이 지나가면 홈팬들을 중심으로 의외로 관대한 편인데, 도핑은 선수생활에 치명타를 안겨준다는 것을 각성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사실 최진행은 일차 양성 판정 후 확정 판정 때까지 계속 출전했다. 그 행위는 아주 부도덕하고 비윤리적인 것이었다. 한화 구단의 윤리의식을 의심케 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KBO 징계가 끝나자마자 구단이 별다른 고민 없이 곧바로 최진행을 출전시킨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정 부장은 “선수 개인은 자숙하고 구단은 숙고해야 하는 일이다. 지난해까지는 도핑 검사에 걸린 선수를 26명 엔트리 넣어놓고 징계를 내리는 식이었는데 해당 구단이 너무 피해를 본다는 주장이 있어 바뀌었다. 하지만 선수와 구단이 반드시 피해를 봐야 하는 게 도핑의 취지에 맞다.”고 설명했다.

오는 2016년 즈음에 부산시 기장군에 한국야구박물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그 안에는 명예의 전당도 설립하게 된다.

명예의 전당 헌액자 선정과 관련 KBO는 특히 금지약물 복용 경험자는 우선적으로 배제할 방침이다. 제 아무리 선수로서 뛰어난 업적을 남겼더라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선수, 이를테면 도핑이나 도박에 연루됐던 선수는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수 없다. 이는 메이저리그의 배리 본즈가 약물로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홍윤표 선임기자

 

OSEN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