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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스발 리베로] 노이어-보아텡, 독일을 지탱하다

--김현민 축구

by econo0706 2023. 5. 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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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06. 13.

 

'우승후보' 독일이 우크라이나와의 경기에서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의 환상적인 선방과 제롬 보아텡의 뛰어난 수비 커버에 힘입어 2-0 무실점 승리를 올렸다.

독일이 우크라이나와의 유로 2016 본선 조별 리그 첫 경기에서 슈코드란 무스타피의 선제골과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의 추가 골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두었다. 이는 이번 대회 첫 2골 차 이상의 승리였다.

이 경기에서 독일은 점유율에서 61대39로 크게 우위를 점했다. 슈팅 숫자에서도 18대6으로 우크라이나보다 3배 더 많았다. 코너킥에서도 6대1로 상대를 압도한 독일이다.

 

하지만 실제 경기를 복기해 보면 우크라이나도 충분히 독일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기회들이 있었다. 우크라이나 역시 전반 25분경부터 전반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파상공세를 펼치며 득점에 가까운 장면들을 만들어냈다.

독일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수비 쪽에 결원이 많은 편에 속했다. 마츠 훔멜스가 부상을 당해 조별 리그 결장이 확정됐고, 안토니오 뤼디거마저 십자인대 파열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로 인해 요아힘 뢰브 독일 대표팀 감독은 무스타피를 보아텡의 중앙 수비수 파트너로 내세웠다. 게다가 필립 람 은퇴 이후 독일의 고질적인 약점이었던 오른쪽 측면 수비는 베네딕트 회베데스에게 맡겼다.

문제는 무스타피가 지난 2년 간 독일 대표팀에서 포백에서 센터백을 맡은 적은 2015년 6월 10일에 있었던 미국과의 평가전 딱 한 경기 밖에 없었다는 데에 있다. 게다가 A매치 10경기 출전이 전부였다. 당연히 이제 대표팀에 승선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왼쪽 측면 수비수 요나스 헥토어와는 포백에서 발을 맞춘 경험 자체가 거의 없었고, 다른 독일 대표팀 선수들과의 호흡도 잘 맞지 않았다.

가장 단적으로 무스타피가 호흡 문제를 드러낸 장면은 87분경에 발생했다. 무스타피는 상대 골키퍼 안드레이 피야토프의 골킥을 노이어 골키퍼가 커버하러 나왔음에도 이를 확인하지 못하고 헤딩으로 백패스를 하는 우를 범했다. 노이어가 빨리 달려가 코너킥을 만들어냈으나 자칫 자책골로 연결될 뻔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회베데스 역시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2015년 3월 25일 호주와의 평가전 이후 1년 넘게 대표팀을 떠나 있었다. 게다가 회베데스의 원래 포지션은 중앙 수비수이다. 물론 그가 지난 월드컵에서 주전 왼쪽 측면 수비수로 뛰면서 독일의 우승에 기여했으나 당시에도 전문 측면 수비수가 아닌 회베데스의 경기력에 대한 아쉬움을 표출하는 지적은 있었다.

우크라이나의 강점은 바로 안드레이 야르몰렌코와 예프헨 코노플리얀카로 구성된 좌우 측면 공격에 있었다. 독일의 약점과 맞닿아 있었다. 우크라이나는 이 지점을 집요할 정도로 공략해 나갔다.

우크라이나는 오른쪽 측면 공격수 야르몰렌코가 드리블 돌파 후 멀리 크로스를 보내면 반대편 측면에 있는 코노플리얀카가 슈팅이나 최종 패스를 넣는 형태로 공격을 전개했다. 문제는 독일 역시 주로 왼쪽 측면으로 공격하다 보니 헥토어가 자주 상대 진영으로 넘어가 있었다는 데에 있다. 헥토어는 뒷공간을 방치하고 있었고, 무스타피는 커버 플레이에서 다소 늦었으며, 회베데스는 코노플리얀카의 순간적인 침투를 제어하기엔 스피드 싸움에서 문제를 노출했다.

하지만 독일엔 노이어와 보아텡이 있었다. 이 둘이 위기의 순간마다 팀을 구해냈다. 이들이 있었기에 독일은 무실점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왜 이들이 세계 최고의 골키퍼와 수비수 중 하나로 거론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먼저 노이어는 경기 시작 4분 만에 코노플리얀카가 강력한 슈팅을 선방해냈다. 26분경엔 198cm 장신 수비수 예프헨 카체리디의 골문 앞 헤딩 슈팅은 동물적인 반사신경으로 막아냈다. 57분경에도 노이어는 야로슬라프 라키츠키의 강력한 프리킥을 선방했다.


보아텡의 활약상도 빼놓을 수 없다. 보아텡은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6회의 걷어내기를 기록하며 수비선의 마지막 보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37분경엔 야르몰렌코의 크로스를 코노플리얀카가 골문 바로 앞에서 슈팅으로 연결한 걸 골라인 바로 앞에서 마치 곡예와도 같은 자세로 걷어내는 신기를 보여주었다. 이에 더해 보아텡은 정확한 롱패스를 바탕으로 독일 공격의 기점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만약 독일이 우크라이나가 파상공세를 펼치던 전반 막판 실점을 허용했다면 승부는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노이어와 보아텡이 버텨줬기에 독일은 1-0 리드를 잡아갈 수 있었다. 결국 빠른 속도로 공격을 감행하던 우크라이나 선수들은 일찍 지쳤고, 결국 후반 중반을 기점으로 독일은 수월하게 경기를 전개할 수 있었다.

 

독일은 훔멜스가 부상에서 복귀한다면 수비에서도 한층 안정감을 찾게 될 것이다. 하지만 훔멜스가 없는 조별 리그에선 우크라이나전과 마찬가지로 수비에서 만큼은 상당히 불안정한 모습을 노출할 위험성이 있다. 그럼에도 보아텡과 노이어가 있기에 위기의 순간에도 독일은 절대 쉽게 실점을 내주지는 않을 것이다.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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