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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 중전과 후궁의 결정적 차이 上

엽기 朝鮮王朝實錄

by econo0706 2007. 2. 15.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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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 드라마를 보다 보면, 왕의 정비인 중전과 후궁들의 차이를 별로 못 느끼는 경우가 있다. 기껏해야 옷의 차이라고 할까?
 
물론, 중전이 가지고 있는 권위에 후궁들은 고개를 숙여야 했지만, 한 남성을 가지고 싸우는 여자라는 입장에서 오히려 본처라 할 수 있는 중전이 밀린다는 느낌이 든다. 그도 그럴것이 중전이란 존재가 어떤 연애감정에 의해서 선택된 것이 아니라 당시의 정치상황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많고, 왕과 중전이 한번 부부관계를 가지려 해도 국가의 ‘운명’을 걸고 치열하게 날짜 따져가면서 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던가?
 
이런 상황이다 보니, 왕은 중전과의 잠자리를 무슨 ‘의무방어전’정도로 해석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세컨드들에게 눈길을 돌리게 된 것이다. 어찌보면, 중전이란 자리도 참 기구한 자리라 할 수 있는데….
 
자, 그런데 말이다. 여자로선 별로 사랑받지 못하더라도 ‘본처’로서는 끗발을 날릴수 있는 타이밍이 있었으니…. 중전과 후궁의 운명이 결정적으로 바뀌는 그 순간! 오늘의 이야기는 바로 이 본처와 세컨드의 차이에 관한 이야기이다.

 

“중전마마, 그만 침수 드시지요.”

 

“주상께서 오늘 어디서 주무신다더냐?”

 

“저기, 그러니까….”

 

“이번에도 최 숙의(淑儀 : 내명부 품계로 따지면 종2품이다. 후궁들 중 4번째로 높다)의 처소이더냐?”

 

“아니, 거시기…이번엔 박 숙원(淑媛 : 내명부 품계로 따지면 종4품이다. 후궁들 중 가장 낮은 품계이다)의 처소로….”

 

“도대체! 지금 뭐하자는 것이야? 날 거미부인으로 만들 생각인 게야? 내가 좀 참아보려고 했는데 말야, 사람이 밥만 먹고 사나? 주상, 정말 해도해도 너무하는군요.”

 

중전, 긴긴 밤을 뜬눈으로 보내며 한을 차곡차곡 쌓아 가는데…그렇다고 해서 후궁들의 입장도 편한 것이 아니었으니,

 

“진짜…인생 역전 한방 해야 하는데…주상께서 이번엔 어디로 가셨다고?”

 

“예, 박 숙원 처소로 가셨다 합니다.”

 

“박숙원…, 이 여우같은 기집애…찬물에도 위아래가 있는데, 선배 무시하고 말야. 지가 뭐 천년만년 젊을 줄 아나 보지? 적당히 좀 하지, 이걸 그냥 확!”

 

“귀인(貴人 : 내명부 품계로 따지면 종1품이다. 후궁들 중 두 번째로 높은 품계)마마, 고정 하시옵소서. 전하께옵서는 오로지 귀인 마마만을 사모하십니다.”

 

“그런데 왜 요즘 발길이 뜸하신게야? 툭하면 박숙원 고 계집애 한테만 가고….”

 

“그게 또…온갖 산해진미만 맛보다 보면 미각이 뒤떨어지는 고로…고기 먹다가도 가끔은 미나리도 먹어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랄을 랜덤으로 떨어라. 여기가 무슨 고기 뷔페냐? 고기 먹다가 미나리 먹게? 이게 꼭 비유를 해도 저같이 해요. 지금 대장금 찍냐?”

 

“마마, 고정 하시옵소서.”

 

“휴…, 내가 지금 고정하게 생겼냐? 당장 노후대책이 막막한데….”

 

“예?”

 

“노후대책 말야, 이 뇬아!”

 

“노후대책은…국민연금이….”

 

“야! 너 솔직히 말해봐. 너 머리를 악세사리로 달고 다니지? 국민연금이 노후대책이 된다고? 너 아직도 그 거짓말을 믿니? 너 지금 계속 국민연금 붓고 있지?”

 

“노후대책도 안되는데, 그걸 국가에서 왜 내라고 하는 거예요?”

 

“서민들 등쳐먹으려고 하는 짓이지, 난 맞벌이 부부들 보면 불쌍해 죽겠어. 왜 맞벌이를 해서 국민연금은 죽을 때까지 다 내고, 결국 나중에는 한명 못 받고…그게 뭐 하자는 짓이냐? 억울해서라도 황혼 이혼하고 연금 받아먹어야지. 하여튼 나라가 국민들 사기치는 거 하면…쯧쯧.”

 

“마마, 그럼 마마의 노후대책은 뭡니까?”

 

“뭐긴 뭐야, 왕자를 낳아야지.”

 

“거시기, 국민연금에서 CF 찍은 거 보면 자식도 노후대책이 될 수 없다고….”

 

“너 아직도 국민연금 타령이냐? 그 돈 모아서 차라리 적금을 하나 드는게 낫지, 언제 받을지도 모르는 그 돈 내고 앉아있게? 그리고 지금 왕자 낳는 거랑 국민연금이랑 같은 레벨로 말하냐? 이게 아예 개념을 바겐세일 해 버렸구나?”

 

“마마!”

 

“일단 셔터 마우스 해라, 너 같은 수준 떨어지는 거랑 이야기하자니….”

 

“귀인 마마, 큰일 났사옵니다! 사…상감마마가…상감마마가!”

 

“상감마마가 어쨌다고? 주어만 말하지 말고, 동사나 형용사도 섞어 봐봐! 너 국어 안 배웠어?”

 

“상감마마가…박숙원이랑 뿅뿅을 하시다가 그만….”

 

“그만?”

 

“복상사(腹上死 : 배 위에서 죽다. 한마디로 성교중에 죽었다는 소리다)를….”

 

“이런 된장!”

 

임금의 갑작스런 죽음, 과연 후궁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초특급 울트라 역사사극 ‘중전과 후궁의 결정적 차이’는 다음회로 이어지는데…커밍 쑨! 
 

자료출처 : 스포츠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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