칙사 접대 체제’로 전환한 조선의 조정은 호떡집에 불난 모양으로 칙사접대 준비를 했었으니,
“야야! 네들 지금 뭐하자는 플레이야? 지금 그거 경국대전 아냐?”
“예? 그…그런데요? 왜 그러십니까 종사관 나으리?”
“이것들이 개념을 물 말아 먹었나. 이게 어디서 굴러먹은 개깡이야?”
“나…나으리….”
“네들 지금이 어떤 시기인줄 알어? 칙사접대 체제기간 아냐! 이런 상황에서 뻔뻔스럽게 경국대전을 펼쳐 보냐? 이 개스런 자식들, 공무원 밥 원투 먹어? 이것들을 그냥 확! 경국대전 안 치워!”
“나…나으리, 경국대전을 보는 거랑 칙사랑 무슨 상관이 있음까? 그 놈들이 우리 헌법을 보자는 것도 아니고…. 우리 헌법이랑 명나라랑 무슨 상관이 있음까? 저는 도무지 이해를….”
“이 자식, 이거 진짜 개념을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렸구만, 원초적인 씨방새 같으니라구….야, 경국대전 1장 펴봐. 거기 뭐라고 나와 있어? 읽어봐!”
“예? 갑자기 1장은 왜….”
“읽어봐, 시키야!”
“아 네…조선은 전제군주 국가이다. 에또….”
“그 다음!”
“국왕전하의 승하시…독자적인 묘호를 쓴다…태정태세문단세….”
“그거 보면서 뭐 느끼는 거 없냐?”
“네?”
“조선은 명나라 속국이지? 그런데 명나라에서 내린 묘호 대신에 우리가 직접 정한 묘호를 쓴다고 하면, 걔네들 기분이 어떻겠냐?”
“아!”
“쭉 넘겨서 통신사 규정 있지?”
“…아…예.”
“명나라에서는 쪽바리 놈들하고는 일체의 교류를 끊으라고 했거덩? 그런데 현실적으루다가 쪽바리 놈들이랑 교류 안하믄 저 쪽바리 놈들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잖아. 이런 상황에서 통신사 규정이 있다는 건 일본 놈들하고 우리가 교류를 한다는 증거잖아!”
“아~그렇군요.”
“아~그렇군요? 지금 그 말이 입에서 나오냐? 이 자식은 공무원밥을 어디로 먹은 거야? 잔말 말고, 빨랑 경국대전 숨겨!”
서울에서 부지런히 경국대전과 기타 외교문서들을 숨기고 있는 동안에, 칙사들의 이동경로에 있던 도시에서는 이보다 더한 압수(?)와 수색작업이 벌어지고 있었으니….
“경국대전부터 시작해서 글자 쪼가리라도 붙어있는 종이는 무조건 압수다! 현판이든, 명패든, 하다못해 문지방에 붙어있는 글이라도 다 뜯어내! 아니면 다른 종이를 덧붙이던가! 여하튼 글씨란 글씨는 다 가려!”
“일단 금이나 은으로 된 세공품은 다 감춘다!”
“좀 산다거나, 좀 있어 보이는 명품들 가지고 있는 것들은 현시간부로 무조건 압수다! 칙사가 보기 전에 전부 자진납세다!”
“불법 법전, 불법 금은세공품 자진 납부 기간이니까, 후딱들 관아에다 신고해라!”
칙사가 오는 길목에 들어선 고을들은 때아닌 폭풍을 경험하게 되었으니….
“칙사들 보기 전에 모두 감춰야 하거든? 외교관은 준 스파이란 사실을 자각하고, 글씨로 쓰인건 모두 치우고, 생활수준을 보여 줄만한 것들도 다 치운다! 무조건 다 없애야 한다! 이것들아 내 말 알아들었어?”
말 그대로 광풍(狂風)이 몰아친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칙사를 한두번 경험하다 보니 이 길목에 선 백성들이 습관이 되었다는 것이다.
“휴…이게 뭐냐고, 칙사 한번 올때마다 이 난리를 치니….”
“그래도 이젠 이력이 붙어서 대충 해볼만 한데….”
“후딱 해치우자고…. 이거 끝나면 또 칙사 대접할 준비 해야지….”
“내 참 더러워서…. 이사를 가던가 해야지. 칙사놈들은 맨날 오던 길로만 와.”
“그게 아니지. 정부에서 이쪽 길로만 안내하는 거 아녀…. 다른 지역은 아예 쳐다보지도 못하게 하려고…. 그러고 보면 우리 조정도 밥만 축내는 건 아닌가 벼.”
칙사가 조선 땅에 아직 발도 붙이지 않은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에게 보였다간 외교적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경국대전과 기타 외교문서를 싸그리 치워버린 조선, 아울러 조선의 상황을 명나라에 알리지 않기 위해 문자로 된 모든 문서와 현판 등등을 철거한 조선 정부…. 이제 대충 보안은 정비된 상황…. 본격적인 칙사 접대만이 남게 되었는데…초특급 대하 울트라 역사사극 ‘이 죽일놈의 칙사(勅使)’는 다음회로 이어지는데…커밍 쑨!
자료출처 : 스포츠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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