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조선이 상국(上國 : 명나라)으로 떠받들던 명나라, 1년 삼사라 해서 조선에서는 새해 첫날에 명나라로 인사하러 가는 하정사(賀正使), 명나라 황제의 생일날 출발하는 성절사(聖節使), 황태자의 생일날 출발하는 천추사(千秋使) 이렇게 3번만 명나라로 갈 수 있었다. (공식적으로 말이다. 비공식적으로 가는 횟수가 더 많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명나라에서는 1년에 몇 번이나 조선을 방문 했을까? 기본적으로 명나라에서 조선에 사절을 보내는 경우는 국왕 즉위식, 왕비, 왕세자 책봉식, 혹은 처녀나 내시, 매 같은 공물을 요구할 때 정도였는데, 다 따져보면 연평균 1회 정도였던 걸로 나온다. 문제는 이 한번의 칙사방문 때문에 조선은 매년 기둥뿌리가 뽑혀나갈 정도로 나라 재정이 휘청거렸다는 것이다.
물론, 돈이야 다시 세금 쥐어짜면 되고, 휘발유값에 유류세 붙이고, 담뱃값에 건강부담금 붙이면 대충 해결되는 문제였지만, 결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이 칙사들의 눈을 피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문제였던 것이다. 오늘날 ‘칙사대접’을 제대로 손님대접 한다는 뜻으로 쓰이게 만든 조선의 명나라 칙사대접의 현장으로 따나가 보자.
“저…전하! 북경에서…북경에서!”
“북경에서 뭐? 북경반점에서 스파게티 짜장이라도 만들었다는 거야 뭐야?”
“치…칙사가…칙사가…출발했답니다.”
“…쉬파."
왕의 짧은 탄식과 함께 조정 대신들의 한숨 소리가 대전 이곳저곳에서 들려오는데,
“올해는 걍 넘어갈 줄 알았는데….”
“휴…북경에서 지금 출발했다면, 얼마 안 남았구만.”
“저기, 전하 어쩔까요? 관계기관 대책회의랑, 연석회의를 준비할까요?”
“방법 없잖아? 칙사라는데…. 일단 대책회의 후딱 꾸리고, 앞으로 두 달간 조정을 칙사 접대 체제로 변환시킨다. 어쭈, 내 말 안 들려? 지금 칙사라잖아! 후딱 안 튀어 나가? 이것들이 지금…어쭈 이조판서! 발보인다? 안 뛰어? 이것들이 말년이라고 봐줬더니, 기어오르네? 뛰어!”
임금의 닦달 앞에 조정 대신들은 이리저리 칙사접대 준비를 위해 뛰어다니는데…. 결국 영의정 주재로 ‘칙사접대를 위한 관계기관 대책회의 겸 관계기관장 연석회의’가 열리게 되는데….
“거두절미하고, 칙사가 지금 달려온답니다. 어이 예조참판! 일단 칙사 행렬에 대해서 보고해봐!”
“옛! 3월14일 화이트 데이를 기념하여 출발한 칙사 일행은 상사(上使 : 칙사일행의 최고 우두머리) 조갑진과 부사(副使) 강수찬이 메인이 돼서 서반(序班 : 통역관)과 두목(頭目 : 물자운반 책임자)과 호위병, 의사 등등을 포함 총 312명 규모임이 확인 되었습니다.”
“쉬파, 더럽게 많이 오네. 보통 많아봐야 250명 정도였는데…아주 작정을 하고 오는구만.”
“일단 잡담들 그만하고, 어이 예조참판! 이것들 길을 어떻게 잡았냐?”
“네! 챠트를 보며 설명 드리겠습니다. 일단 북경에서 시작해 압록강 까지는 지들이 오는 거니까 상관 없는데…. 의주부터가 문제입니다. 일단 사신단의 예상 이동 경로는 의주-안주-평양-황주-개경-서울로 이어지는 제1번 코스로 예상됩니다.”
“그래서?”
“일단 예상되는 길목 중에서 좀 큰 도시인 의주, 안주, 평양, 황주, 개경에서는 적어도 다섯 번의 연회를 개최해야 할 듯 합니다.”
“예조판서! 영접사 준비시키고, 호조판서! 당장 연회비용 뽑아봐!”
“그리고 중요한 게…보안을 어떻게 지키냐 하는 것인데…무슨 수가 없을까?”
“뭐 방법이 있겠습니까? 예전에 하던 대로 해야지….”
“휴, 또 한바탕 서류 전쟁이 터지겠구만…. 현시간부로 의정부는 ‘칙사접대 체제’로 전환하고, 각 관청과 지방수령들은 칙사접대를 위한 비상근무 체제로 전환한다. 각 관청은 문서란 문서는 다 숨기고, 특히! 경국대전…어떤 얼빵한 놈인지 모르지만, 칙사 앞에서 경국대전 펴 놓고 일하는 척 했다간 봐라. 내가 직접 목을 베어 버릴테니까. 이것들 말야 평소엔 탱자탱자 놀면서 꼭 이럴때 열씌미 하는 척 해서 일을 만들어요. 어이 이조판서! 넌 책임지고 경국대전 수거해서 짱박아 둬 알았지? 그리고 병조판서! 너는 칙사의 예상 이동경로 안에 있는 고을들 돌면서 누각의 현판이나, 문에 바른 종이에 쓴 글씨 같은 거 모조리 수거해서 감춰! 특히 경국대전 들키지 않게 잘 짱박아 두고!”
“예, 알겠습니다!”
명나라 칙사가 보지 못하게 경국대전을 숨겨라…이 무슨 해괴망측한 소리일까? 조선의 헌법인 경국대전, 이미 사용한지 100년이 넘어가는 헌법을 숨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초특급 대하 울트라 역사사극 ‘이 죽일놈의 칙사(勅使)’는 다음회로 넘어가는데…커밍 쑨!
자료출처 : 스포츠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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