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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 사냥, 그 끝없는 유혹! 上

엽기 朝鮮王朝實錄

by econo0706 2007. 2. 1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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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울 도심에 출몰하는 멧돼지 덕분에 관련기관에 비상이 걸렸다. 갑작스러운 멧돼지의 출몰 앞에서 ‘개체수가 증가되어서 그렇다’ ‘인간의 환경 파괴 때문에 그렇다’ ‘천적이 사라져서 그렇다’ 등등 여러 가지 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 이유야 어떻든 멧돼지를 잡아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통일된 상황…

 

매년 이맘때면, 농가에서는 멧돼지의 습격에 1년 농사를 다 망쳐버리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어쨌든 멧돼지는 인간에게 있어서 그리 달가울 리 없는 존재였다. 오죽하면 ‘유해조수’에 대한 포획이나 사냥을 허용했을까?

 

자, 그런데 말이다. 이런 ‘사냥’에 대해서 조선시대에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일반인들의 사냥이야 그러려니 하고 넘어간다 치고, 과연 조선시대 임금의 사냥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을까? 이번 이야기는 조선시대 왕들의 사냥 이야기이다.

 

“전하, 이번에 함경도에서 꽤 괜찮은 해동청을 한 마리 진상했습니다.”

 

“오, 정말이냐? 함경도 관찰사… 이 자식 하라는 일은 안 하고… 언제 이런 기특한 짓을 생각했을까?”

 

“이눔 자식이 부리부터가 떡하니 벌어진 게 성깔 있어 보이지 않슴까?”

 

“그래, 이 자식 이거 토끼는 기본이고, 잘하면 고라니도 잡겠는데?”

 

“그렇죠? 전하… 이참에 한번 매사냥이나 가시는 것이….”

 

“그게 거시기 가고는 싶은데….”

 

“전하, 필드에 나가신 지도 오래되셨잖슴까? 이참에 필드에 한번 나가셔서 한번 아이언도 휘둘러보고, 캐디랑 농담 따먹기도 하고, 그늘집에서 맥주도 한잔 빨고 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필드에 한번 나가시죠?”

 

“이거 참, 땡기긴 땡기는데….”

 

“전하~.”

 

“역시 맥주는 한게임 뛰고 그늘집에서 마시는 생맥주가 짱인데….”

 

“어떻게 부킹 한번 할까요?”

 

“오케이! 한번 가자고! 까짓 거 내가 왕인데, 못 갈 데가 어디 있어?”

 

조선의 왕들, 그중에서 사냥을 좋아하는 왕들은 필드에 한번 나가려면 엄청난 고민과 정치적 부담을 떠안아야 했는데….

 

“김 참판! 들으셨소? 전하가 이번에 또 사냥을 나가신답니다!”

 

“뭐…뭐라고요? 그게 정말입니까?”

 

“그렇다니까요! 지금 사간원이랑 사헌부에서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 반대 상소를 날리고 있답니다.”

 

“이거 참, 사냥이 그렇게 재미있나? 전하도 좀 대충 하시지… 올봄에 필드 한번 나갔지 않았슴까?”

 

“그러게 말입니다. 이게 다 함경도 관찰사 그놈시키 때문임다.”

 

“아니 왜요?”

 

“이 시키가 다음번 승진 인사를 염두에 두고, 전하한테 해동청 한 마리를 보냈답니다. 그것도 잘 빠진 놈으로다가….”

 

“허, 이거 참 난감하네. 매사냥이 중독성 하나는 끝장인데….”

 

“그게 또 다른 사냥하고 달라서 공간을 좀 많이 차지합니까?”

 

“그래, 사간원하고 사헌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이번에는 제대로 한번 붙을 모양이던데… 몇명은 이미 사직 상소를 품에 안고 상소문을 쓰고 있던데….”

“휴, 한바탕 토네이도가 몰아치겠구만.”

 

“어쩌겠소? 전하가 저리 사냥을 좋아하니….”

 

중견 대신들이 직속상관인 왕의 ‘사냥 선언’ 앞에서 걱정을 하는 그때, 사간원과 사헌부의 젊은 관리들은 목숨을 내걸고 왕의 ‘사냥 선언’을 저지하려 하는데….

 

“이래선 안 됩니다! 공직자의 무분별한 골프회동도 욕먹는 마당에 사냥이라니요!”

 

“무조건 막아야 합니다! 필드에 나가는 동시에 백성들은 절딴이 납니다!”

 

“전하의 매사냥을 위해 동원될 인력과 낭비될 재정을 생각하면 무조건 막아야 합니다!”

 

“나라 돌보기도 부족한 시간에 사냥이란… 아니 될 말씀!”

 

격앙된 어조로 왕의 ‘사냥 선언’을 비판하던 사헌부와 사간원의 젊은 관리들… 이 모습을 전해들은 왕은 머리를 쥐어 뜯어야 했으니….

 

“하, 이것들 사냥 한번 가겠다는데, 뭔놈의 잡소리가 많아? 이것들을 그냥 확!”

 

“전하, 강하게 나가셔야 합니다. 제왕이 강무(講武:무예를 익히다. 병사를 조련하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데, 전제왕조 국가에서 임금의 사냥은 곧 군사훈련의 병행을 뜻했다)을 익히겠다는데, 이런 걸 탓할 수는 없습….”

 

“이 시키! 주둥아리 셔터 마우스 안 할래? 네가 옆에서 살살 꼬드겨서 이렇게 된 거 아냐? 걍 조용히 격구나 하는 건데…. 어이, 도승지 무슨 해결 방안 없어? 쟤네들 저거 쉽게 물러 날 거 같지도 않은데…. 나도 왕 체면이 있지. 지금 와서 사냥 안 간다고 할 수도 없고…방법이 없냐?”

 

“거시기. 사간원, 사헌부 관리들과의 대화는 어떻슴까? 토론으로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도 좋을 거 같은데….”

 

“내가 대통령이냐? 그리고 따라하다가 지지율 20% 찍으면 어쩌라고?”

 

“뭐 여기까지 와서 더 떨어질 지지율이 있겠슴까? 까짓 거 오십보 백보인데, 한번 질러 보시죠?”

 

도승지의 꼬드김에 넘어간 임금은 결국 ‘사간원, 사헌부 관리들과의 대화’에 나서게 되는데…. 어째서 임금의 사냥에 이렇게들 과민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초특급 대하 울트라 역사사극 ‘사냥…그 끝없는 유혹!’은 다음회로 이어지는데…커밍 쑨!

 

자료출처 : 스포츠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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