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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史說] 전미라와 조세혁

--손장환 체육

by econo0706 2022. 11. 18.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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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7. 14

 

윔블던 테니스대회에서 조세혁(14)이 14세부 남자 단식에서 우승했다는 소식에 가장 먼저 생각난 사람이 전미라(44)였다. 전미라를 윤종신의 아내이자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는 축구선수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나의 기억에는 여전히 여자 테니스 주니어 세계 랭킹 2위까지 올랐던 유망주로 남아있다.

전미라 선수를 처음 본 때는 그가 15세였던 1993년이었다. 175cm의 큰 키에서 내리꽂는 스트로크는 정말 시원시원했다. 특히 자신의 왼쪽으로 오는 볼을 백핸드로 치지 않고 몸을 돌려 포핸드 대각선으로 치는 스트로크는 일품이었다. 테니스 종목을 맡자마자 홍콩 셀렘 오픈에 가서 당시 세계 1, 2위인 짐 쿠리어와 피트 샘프러스, 10위 마이클 창의 경기를 직접 보는 바람에 눈을 버린(?) 내가 보기에도 전미라는 '물건'이었다.

신체 조건이나 실력으로 봐도 장차 한국 여자 테니스를 이끌어갈 유망주가 확실했다. 테니스협회도 대형 유망주의 출현에 흥분했고, 여러 팀에서도 눈독을 들였다. 모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전미라는 94년 윔블던대회 주니어 단식에서 당당히 준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결승 상대가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였다.

곧이어 발표된 세계 랭킹에서 힝기스가 주니어 랭킹 1위, 전미라가 2위에 올랐다. 비록 주니어(18세 이하) 부문이긴 해도 한국 테니스 선수가 세계 2위라는 사실은 흥분할 만한 사건이었다. 우월한 신체 조건과 뛰어난 실력, 여기에 뒷받침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성인 무대 탑 클래스도 시간문제라고 생각했다.

 

▲ 여자 테니스 주니어 세계 랭킹 2위까지 올랐던 전미라 전 테니스 선수. 사진=전미라 전 테니스 선수 인스타그램 / 이코노텔링그래픽팀.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힝기스는 시니어에서도 1위를 차지하면서 세계 여자 테니스계를 호령했으나 힝기스의 라이벌이었던 전미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한동안 잊혔던 전미라가 『테니스 코리아』라는 잡지의 기자가 됐다는 소식이 들리더니, 가수 윤종신과 결혼한다고 했다. 간간이 윤종신의 아내로 TV에 모습을 보이던 전미라는 축구선수로 변신(?)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났다. 반가우면서도 씁쓸한 느낌이다. 아쉬운 마음이 그만큼 컸다는 얘기다.

김선용이라는 선수도 있었다. 김선용이 뛰는 경기를 직접 보진 못했으나 2005년에 남자 주니어 세계 1위까지 올랐던 선수다. 역시 성인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사라졌다.

조세혁의 윔블던 우승 소식에 기뻐하면서도 선배들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하기야 한국의 테니스 저변을 생각하면 더 큰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게 현실이긴 하다.

 

손장환 편집위원 inheri2012@gmail.com

출처 : 이코노텔링(econotelling)(http://www.econotell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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