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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서일약개정안 - 『한성주보』1886.5.24

社說로 보는 근대사

by econo0706 2007. 2. 23.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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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 매체 바야흐로 시국이 어지러워 불안하니 옛 것을 끌어다가 오늘을 증명할 수 없을 듯하다. 대개 5주 인민이 서로 무역을 통하는 것으로 근본을 삼고 전쟁을 능사로 삼아 천백대의 번화를 열고 천백국의 분쟁을 자아내지 않음이 없으니 지정 지중한 약조로써 천하에 신의를 세우지 않거나 불편 불의한 법으로써 천하의 공평을 행하지 않는다면 백성이 생존하고 국가가 보존될 방법이 없다. 그러므로 통상하는 각국들이 모두 조약을 체결하고 공법을 제정하여 감히 어기지 않고 준수하여야 대소국이 유지되고 권리가 서로 균등하게 되는 것이니 이는 바로 조약의 뜻과 공법의 힘을 입어 5주의 모든 나라들이 모두 간과 대신 예물을 사용하여 스스로 태평을 이룩하고 영원한 우방으로 돈목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5주의 큰 땅과 만국의 많은 나라에 빈부 강약이 다르고 인폭 중과가 같지 않기 때문에 강자와 약자가 구분되고 권리가 편중되어 비록 조약이 있다하나 나에게 불편하다고 생각되면 강자는 이치를 왜곡하여 편리한대로 말을 하고, 비록 공법이 있다하나 약자는 감히 예를 끌어다가 증거할 수 없다. 그러므로 조약과 공법이란 다만 부강한 자들이 자기들의 잘못을 합리화하고, 남을 꾸짖는 도구일 뿐이며, 또 부강한 자들이 조약과 공법을 빌어 저희들에게만 편리하게 하는 방편에 불과할 뿐이다.


아, 서구인들이 동쪽으로 온 뒤 비록 조약을 체결하고, 공법을 준행한다고 하였으나 그 행위를 규명해보면 우리를 능멸하고, 압박하지 않음이 없으니 이러고서도 조약을 체결하여 천하에 신의을 세우고 공법을 신봉하여 천하의 공평을 행했다고 할 수 있겠는가.


한두 가지의 예를 들더라도 그 나머지까지 알 수 있다. 지금 우리 동양 각국이 구인들과 조약을 체결하고, 의안을 정증할 처음에 어떻게 해야 서로 해침이 없을 수 있으며 어떻게 해야 함께 이익을 누릴 수 있을까 생각하여, 1조 1항이라도 미흡한 것이 있으면 반복을 꺼리지 않고 상의 정정하여 충분한 시일을 두고 검토한 뒤에 조약을 체결하였다. 세밀하고 자세함이 이와 같았으니 의례 그 조약이 오래 지켜질 만했다. 그러나 혹은 몇 년이 지나지 않아 조약을 어기고, 혹은 몇 달이 지나지 않아 조약을 어기며, 심한 경우에는 조약을 쓴 먹물이 마르기도 전에 조약을 어겨 문책하는 사신이 길게 연달았고, 문죄하는 군대의 포화가 갑자기 터지니, 나는 조약을 맺음으로 불화가 생기는 것을 보았으나 조약으로 인해 영원한 맹약이 이루어지는 것은 보지 못하였다. 그렇다면 만국의 통사에는 다만 빈부와 강약의 힘만이 있을 뿐, 조약이나 공법은 없는 것이다.


노자의 말에 [말을 깨뜨리고 저울을 부러뜨려야만 백성들이 다투지 않는다]고 하였는데 나도 역시 조약을 없애고 조관을 파기해야만 나라가 배신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어떤 이유에서 이렇게 말하는가 하면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시험삼아 조약으로서 말해보더라도 조약에 공정하지 못한 것이 많다. 오늘날 동양 각국에 와서 사는 구미인들의 징벌 사항은 모두 저들 나라의 형송관리가 심리를 하고 이쪽 나라의 법률의 예로써 다스리지 못하게 되어 있다. 그러고서도 이런 불공평한 것을 법권이라고 한다. 이러므로 이곳에 사는 저사람들이 비록 우리나라의 법을 범했어도 우리가 다스릴 수가 없다. 심지어 저들 백성과 우리 백성이 서로 소송을 할 경우에도 모두 저들 나라의 관리가 판결하니, 이것이 어찌 칼날을 잡고 자루는 남에게 주는 격이 아니겠는가. 또 해관세는 무역에 일대 관건이 되는 것이다. 만약 수입 물품에 중한 세금을 부가하여 타국물품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면 국내물산이 날로 진작하고 국가의 재정도 따라서 풍부해질 것이다. 그러나 구주 사람들이 우리와 조약을 체결할 적에, 세액에 대한 항목을 별도로 정하여 우리가 마음대로 고칠 수 없게 하고 전체를 감세 수입하게 하고 국내의 물산을 억제하였다. 그러고서도 이런 불공평한 조약을 세관이라고 하니, 이것이 어찌 남의 살을 깎아내어 자기에게 살찌우려는 것이 아니겠는가. 또한 서국에 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소송사건이 있으면 모두 자기나라 법률로 다스리고 해관세 역시 자기 나라에서 마음대로 결정하니, 어쩌면 이렇게 이곳에 와서 사는 서인들은 중한 것을 파하고 경한대로 나아가는데, 저곳에 가서 사는 동양인은 유독 저들의 불공평한 처사에 억울함을 당해야 하는가. 이런 문제를 가지고 말하면 저들은 곧 [각국의 풍속이 다르고 기후 또한 다르므로 구주인은 법권과 세관을 가지고 상민을 보호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이 어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공법을 가지고 말한다면 공이란 천하의 공유이지 사람의 사유가 아니며, 법이란 만국이 함께 준수하는 것이지 한 나라만이 행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교제의 도는 반드시 상대가 나를 대하는 도로서 나도 상대를 대한 뒤에야 둘 다 공평하여 조약에 믿음이 있고 공법에 효력이 있을 것이다. 대개 법권․세관이 실로 교제상에 제일의 요체가 되는 것인데 구인은 두 권리를 독점하고 우리는 자주할 수 없으니, 이것이 동양 각국의 인인 지사들이 통탄해 마지 않는 일이다.


근일 일본이 바다 한쪽에 치우쳐 있으면서 부강이 점차 이루어지고 있으나, 법권과 세관은 역시 구인들이 독점한 것이 오늘날까지 20여년이 되었으되 다시 개정을 하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일본조정의 상하는 이것을 우려하여 누차 구인에게 각국의 조약은 10년에 한번 개정하기로 약속하였기 때문에 10년의 기한이 되었으므로 전의 약속을 실천하려 하였으나 저 구인들은 모두 일본의 법률이 구주법률의 관정한 것만 못하고 일본의 상업이 구주의 진성한 것만 못하다고 말하면서 비록 조관을 개정한다 해도 법권과 세관은 의례 자기들이 독점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일본 정부의 상하는 더욱 격분하여 위로 정치 법률서부터 요속의식에 이르기까지 모두를 서양제도를 모방하고자 누차 개정을 청한지 몇 년 뒤에야 구주 각국은 비로소 그 청을 들어 주어 전권대신을 동경에 파견하여 3월 29일에 외무성에서 회담을 하였는데 일본 정부에서는 외무대신 정상형과 차관 청목주장이 위원이 되었고 프랑스․영국․이태리․미국․독일․러시아․오스트리아․네덜란드․스웨덴․스위스․덴마크․스페인․포르투갈․벨기에 등 나라는 위원을 파견하기도 하고 혹은 몇 나라가 합하여 한 사람의 위원을 보내기도 하여 상무에 대한 회의를 하게 했다. 들으니, 일본 정부에서는 법권과 세관을 되찾는 조건으로 새로 일본에 거주하는 서양인들에게 어느 곳이고 임의대로 개시하는 것을 승인했다 한다. 그러나 끝내 어떻게 타결되지는 알 수 없다. 러시아는 유독 일인의 청을 거부했다 하니 아, 일본 정부의 상하가 수년동안 온갖 노력을 다하여 안으로는 국헌을 경장하고 밖으로는 인국과 친목하면서 부강과 교제에 대한 일이라면 간절히 조심하지 않은 것이 없었는데도 겨우 회의를 하게 되었을 뿐, 어떻게 타결될지는 아직까지 알 수 없으니, 나라를 보존하기 어려운 것이 지금보다 심한 때가 없다는 것을 알겠다. 어떻게 해야 동양 각국이 법권․세관을 되찾아 각기 공법을 행하고 조약을 지켜서 우리의 장점으로 저들의 단점과 비겨 저들과 서로 대등하게 될 수 있겠는가. 우리가 저들과 통상한지가 오래 됐다고 하지만 모두 눈앞의 안일에만 빠져 빈부와 강약의 형세를 더욱 크게 벌어지게 하였으므로 끝내 이와 같은 일을 면치 못하는 것이다. 만약 강약이 서로 비슷하고 빈부가 서로 균등하다면 비록 조약이 없고 공법이 없더라도 누가 감히 우리를 업신여기겠는가. 치국의 도는 인순하지 말고, 구차하지 말고, 외식을 버리고, 허교를 없애고, 구문을 버리고, 영사를 없애고, 편순을 버리고, 구니를 버리고, 기사를 없애고, 처음에는 부지런하다가 뒤에 게으르지 말고, 세월만 보내지 말고, 실이 없는 명분만 따르지 말고, 서양제도를 본받되 껍데기만 모방하지 말고, 백성을 다스리고, 관직에 있으되 뇌물만을 탐하지 말고, 백성을 기르고, 군사를 훈련시키고, 공인을 가르치고, 상인을 사랑하고, 현자를 등용하고, 유능한 자를 임용하고, 관리를 선택하되 허식을 버리고, 실효를 숭상하며 상하의 화목을 돈독히 하고, 예술을 중히 여기며 번잡한 것을 없애고, 실효를 도모하여 백성들과 함께 하고, 또 각국과 통상하는데 정성을 다하여 피차의 정이 통하고 원근할 것 없이 막힘이 없고 상하의 뜻이 실천할 것 없이 다 통한다면 안으로 나라를 다스리고 밖으로 외국을 상대하는 도가 오로지 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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