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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태 코너] 임나일본부설(任那日本府說)

溫故而之新

by econo0706 2007. 2. 2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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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태 코너] 도청 한국사19세기 중엽 일본에서 한국을 정벌해야 한다는 정한론(征韓論)이 기승을 부렸을 때 일본 국학자들은 고대 일본이 한반도의 남동지역을 지배, 임나일본부(任那日本府)를 경영했다는 학설을 끄집어내 정한론을 합리화했었다.
 
일본 식민지 시대에는 어용학자(御用學者)들을 동원, 이 임나일본부설을 들어 한반도 식민지화를 침략(侵掠) 아닌 회복(回復)이라고 오리발을 내밀기도 했다. 패전 후 역사의 퇴적층에 화석화해버린 이 임나일본부설이 개정된 일본의 새 역사교과서에 등장, 왜곡(歪曲)의 첫머리를 장식해 불안한 예감을 갖게 한다.
 
임나일본부설을 기록한 문헌인 <일본서기(日本書記)>의 5세기 이전 기록은 조작(操作)이 많아 신빙성이 박약한 것이 학계의 상식이 돼 있는 데다 <일본서기>와 10년 격차밖에 없는 일본 고대사서 <고사기(古書記)>에 임나일본부에 대해 일언반구(一言半句)도 언급되지 않았다. 거기에 200년 동안 가야(伽耶)지방을 일본이 지배했다면 우리 사서(史書) 등 각종 기록이나 유적 유물이 남아 있어야 하는데도 티끌만한 언급도 없고 일본냄새 나는 젓가락 한짝도 출토(出吐)되지 않고 있다. 거기에다 임나일본부를 경영했다는 일본의 야마도 시대는 일본 왕권이 기내 지방 그 인근만을 지배했을 뿐 내륙의 통일 통치도 못하고 있는 판국에 해외 경영까지 할 수 있었던가에 대해서는 일본 학자들도 공감, 그 허구에 동조해 왔다.
 
10년전 이맘 때 일본 NHK텔레비전에서 임나일본부설의 허구를 추적했는데 그 중 설득력있는 증거로 철기문화의 일본 유입과정을 들 수 있다.
 
일본에서 출토된 고대 철제물을 신일본제철의 연구팀이 미세분석해 보았더니 한반도 가야지방에서 출토된 철제물과 똑같다는 물증을 얻은 것이다. 고대 일본의 철물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중국의 정사(正史) <위서(偉書)>로 "변한(弁韓) 진한(辰韓)에 쇠가 나고 왜(倭)는 이로부터 쇠를 얻는다" 했다. 곧 고철분석으로 가야지방에서 철기문화가 일본에 유입됐음을 증명했고 철기문화가 우세한 한국땅을 그 문화를 빌려다 쓰는 일본이 지배했다는 것은 석기(石器)문화가 철기(鐵器)문화를 지배하고, 화약(火藥)문화가 원자(原子)문화를 지배했다는 역설이 되며 그래서 임나일본부설은 허구라는 것이다. 이처럼 화석화된 역사까지 끌어내 왜곡시키는 저의가 무엇인지 마냥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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