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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환상곡] 이강인이 울버햄프턴 트레이드를 원치 않는 이유

--한준 축구

by econo0706 2022. 11. 19.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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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04. 25.

 

2011년 7월 만 10세의 나이로 발렌시아 유소년 팀에 입성한 이강인(20)은 10년 만에 새로운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커보인다. 1군 데뷔에 성공해 세 번째 시즌을 보냈지만, 2022년 여름 계약 만료를 1년 앞두고 팀 내 입지가 불안정하다. 

발렌시아는 지난 해 여름부터 이강인에게 재계약을 제의했지만, 이강인은 성장하기 위해 적합한 성향의 전술 및 꾸준한 출전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어 거부했다.

발렌시아 연령별 유스 팀을 단계적으로 거친 이강인은 2017년 12월 21일 발렌시아 2군 팀 메스타야 소속으로 프로 데뷔전을 치렀고, 2019년 10월 30일에는 에브로와 코파델레이 경기를 통해 1군 데뷔전을 치렀다. 각각 만 16세와 만 17세의 나이에 이룬 기록으로, 발렌이사 유소년 팀 역사상 외국인 선수로는 최연소 기록을 세웠다. 

싱가포르 출신인 피터 림 발렌시아 구단주는 이강인을 팀의 미래 계획 중심으로 삼고자 했으나 알베르트 셀라데스 감독도 성적 부진 속에 결국 이강인을 주전에서 내린 뒤 경질됐고, 하비 그라시아 감독도 올 시즌 부임해 초반 경기에 중용했으나 중앙 미드필더와 센터백 보강이 이뤄지지 않자 수비력에 대한 우려 속에 로테이션 자원으로 내렸다.

◼︎ 발렌시아는 왜 이강인과 라파 미르의 트레이드를 제안했나

이강인은 아직 완전히 성장하지 못한 선수다. 자신이 잘 하는 포지션에서 꾸준히 뛰며 성장할 필요가 있다. 지난 해 여름 이적 시장에 임대 가능성도 타진됐으나 임대를 가려면 연장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발렌시아와 연장 계약을 극구 거부한 이강인 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부딪쳐 무산됐다.

이제 계약 만료 1년을 남겨둔 시점이 되어 협상 주도권은 이강인이 잡았다. 2022년 여름이 되면 자유 계약 선수로 떠날 수 있기에 발렌시아는 올 여름 이강인에 대한 오퍼를 수락해야 한다. 이강인은 이적 팀 선정에 자신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 이강인(발렌시아). / 게티이미지코리아

 

최근 스페인 유력 스포츠 신문 아스는 발렌시아가 울버햄프턴 원더러스 소속 공격수 라파 미르를 영입하기 위해 이강인을 트레이드 카드로 꺼냈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현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아스의 취재력을 감안할 때 사실일 것이라고 전했다.

스페인 발렌시아 주 기반 일간지 '엘 페리오디오 메디테라네오'의 스포츠부 편집장 호세 루이스 리사라가 기자는 축구 전문 유튜브 채널 '한준TV Footics'에 출연해 "며칠 전에 파악된 소식이지만 현 시점 기준으로는 성사되기 어려운 일이다. 이강인이 울버햄프턴으로 가기를 꺼려 한다"고 했다. 또 다른 스페인 취재원도 "발렌시아가 라파 미르 영입을 원하는 것은 맞지만 트레이드가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라파 미르는 발렌시아 유스 출신 선수로 현재 스페인 라리가 우에스카로 임대되어 맹활약 중이다. 발렌시아 메스타야에서 2015년 프로 경력을 시작, 그해 1군 데뷔전도 치른 미르는 2018년에 울버햄프턴으로 이적했다. 미르는 포르투갈 에이전트 조르제 멘데스가 관리하는 선수이며,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을 중심으로 발렌시아와 울버햄프턴의 선수단 구성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 바 있다.

미르는 울버햄프턴 이적 후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었고 라스 팔마스와 우에스카로 임대되어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2019-2020시즌 후반기 스페인 2부리그에 속한 우에스카에서 18경기 9골을 기록하며 기량이 만개했고, 스페인 21세 이하 대표팀의 유럽 21세 이하 챔피언십 우승을 이끌었다. 이번 시즌 1부에서 라리가 12득점을 몰아쳐 올 여름 이적 시장에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191센티미터의 장신에 높이, 속도, 헤더 및 양발로 정확한 슈팅을 뿌리는 미르는 공격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막시 고메스의 부진, 케빈 가메이로의 계약 만료 속에 임대 영입한 파트리크 쿠트로네까지 신통치 않은 발렌시아는 미르를 강하게 원하고 있다. 문제는 이적 자금이다. 코로나19 타격으로 유럽 클럽들의 자금력이 떨어진 현 시점에 미르의 시장 가는 600만 유로에서 1,000만 유로 사이로 평가 되고 있다.

이 액수는 트랜스퍼마크트 기준 1,500만 유로의 평가를 받고 있으나 현재 실제 유럽 시장에서 600만 유로에서 800만 유로로 거래될 전망인 이강인의 가치와 엇비슷하다. 이강인의 경우 미르보다 실적이 부족하지만 나이가 어리고, 아시아 마케팅이 가능한 선수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 이강인은 왜 울버햄프턴 트레이드를 거부하고 있나

이강인은 울버햄프턴으로 가더라도 주전으로 뛰기 어려운데다, 울버햄프턴이 차기 시즌 유럽 대항전 출전도 어렵고, 구단 자체도 명문 클럽과 거리가 멀어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경기 철학에 부합하거나, 당장 주전으로 뛸 수 있거나, 당장 주전이 아니라도 장기 계획을 갖고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명문팀을 선호하고 있다. 발렌시아는 이강인 트레이드가 무산될 경우 임대로라도 미르를 데려오겠다는 의지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 레반테전에 선발 출전한 이강인. / 발렌시아 구단 제공.

 

실제로 유럽 복수 매체의 보도를 종합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바이에른 뮌헨, 유벤투스, AS 모나코, 올랭피크 리옹, 올랭피크 마르세유 등 유럽 5대리그에서 꾸준히 유럽 대항전에 참가하는 팀들이 관심을 보내고 있다. 이강인의 경기 스타일에 부합하는 네덜란드 명문클럽 아약스도 실제 관심을 보냈던 팀 중 하나다. 

이강인에 실제적 관심을 보인 레알 베티스 등 라리가 팀들의 경우 600만 유로를 감당하기도 자금 사정이 녹록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언급된 팀 중에 일부 팀은 가짜 뉴스에 가깝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다만 유벤투스의 관심은 근거가 없는 이야기는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저렴한 이적료에 영입한 이후 임대 선수로 경험을 쌓게 한 뒤 복귀 시켜 1군 전력으로 삼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유벤투스는 손흥민 영입을 원했지만 이적료가 비싸 포기했고, 아시아 마케팅은 물론 중앙 지역의 창조성을 강화하기 위한 옵션으로 이강인을 주시하고 있다.

◼︎ 이강인은 정말 발렌시아를 떠나게 될까?

유벤투스가 실제 관심을 갖고 있는 가운데 울버햄프턴으로 트레이드 되는 것이 이강인에겐 흥미로운 제안이 되기 어렵다. 이강인이 고려할 수 있는 최고의 옵션은 올 여름 유벤투스를 포함한 큰 팀, 자금력이 준수한 팀으로 이적한 뒤 스페인 라리가 팀으로 임대되어 꾸준히 경기를 뛰며 성장하는 것이다. 

프리미어리그, 세리에A, 분데스리가와 리그앙 복수 팀이 관심을 갖고 있으나 스페인 밖 리그로의 당장 도전하는 것은 적응 문제를 포함해 리스크가 크고, 라리가에서 뛰다가 리그앙, 분데스리가 등으로 이동하는 것은 향후 가치를 더 떨어트리는 선택이 될 수 있다.

이강인은 분명 공을 소유했을 때 남다른 컨트롤 능력과 창조적인 패싱력, 정확한 왼발 킥 능력과 어린 나이, 아시아 선수라는 특별한 장점을 갖고 있다. 올 여름 이강인이 이적 팀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유럽 축구계 핵심 관계자들은 "올 여름 이강인이 발렌시아를 떠날 가능성은 100%"라고 말하고 있다. 과연 이강인의 행선지는 어떤 팀이 될지,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바라보는 한국 축구에도 큰 영향을 미칠 이적이 될 것이다.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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