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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9. 민심(民心)이 떠나면

풀어쓰는 茶山이야기

by econo0706 2007. 7. 10.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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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 정치의 계절이자 선거철이던 5월이 지났습니다. 큰 태풍이나 악천후가 지난 뒤 천지가 조용하듯 세상이 적막해졌으나 어떤 정당은 상상을 넘는 참패로 자중지란의 지경에 있다는 보도를 접합니다. 민심을 잃은 정치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가를 가장 명징하게 보여주는 것이 요즘의 정치판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습니다.
 
패배라기보다 몰락에 가까울 정도의 참담한 선거 결과는, 정치가 그렇게 중요하고 민심이 그렇게 무섭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함부로 말하고 건방떨거나 백성을 얕보다가는 어떻게 된다는 것까지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동양에서 전통적으로 원하고 바라는 정치는 요순(堯舜)의 정치입니다. 다른 말로 왕정(王政)이라고도 하고 왕도정치(王道政治)라고도 하는 요순정치는 어떤 것일까요. 다산의 짤막한 논문, 「원정(原政=정치란 무엇인가)」이라는 글에서 ‘왕정’이 어떤 것인가를 아주 요령있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올바르지 못한 일을 모두 올바르게 바로잡아주고 불균등한 일을 고르게 정리해주는 정치가 왕정이라 해석하고, 그런 정치의 예(例)를 들어 간단하고 선명하게 설명했습니다.
 
부정과 불의를 바로잡고 능력에 따라 옳고 바른 대접을 받도록 조정해주고 산업을 일으켜 잘 먹고 잘 살게 해주며 강자는 제어하고 약자는 구제하여 사회적 정의가 실현되고 모든 죄악과 범죄가 횡행하지 못하도록 법을 제대로 집행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병리(病理)를 연구하고 약성(藥性)을 감별하여 유행병을 막아주고 일찍 죽는 사람이 없도록 해주는 일들이 제대로 하는 왕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왕정이 없어지면 백성들이 곤궁해지고, 백성들이 곤궁해지면 세금이 많아지고, 세금이 무거우면 민심이 떠나고, 민심이 떠나면 천명(天命)이 가버린다. 그래서 급히 서둘러야 할 일이 올바른 정치에 있다.” (原政)
 
정치를 하는 사람들, 선거에 참패한 사람들은 한번쯤 「원정」이라는 글을 읽어보기 바랍니다.
 
박석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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