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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 목민관과 지방자치단체장

풀어쓰는 茶山이야기

by econo0706 2007. 7. 10.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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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 내일이 지나 모레는 지방자치단체장을 뽑는 선거일입니다. 지방자치단체장은 옛날로 보면 바로 목민관(牧民官)입니다. 제도가 다르고 법이나 관행이 바뀌어 예전과 지금의 현실을 그대로 비교할 수도 없고, 그냥 그대로 적용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어떤 면에서는 일치하거나 같은 역할을 하는 점이 많아 원론적인 측면만 검토하렵니다.
 
다산이야말로 나라가 제대로 다스려지고 백성들이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요체가 바로 목민관의 역할이 어떠냐에 따라 좌우된다고 믿었던 대표적인 인물이었습니다. 그의 대저(大著)인 『목민심서』48권은 목민관으로서 어떻게 해야 하고 어떤 능력과 도덕성을 지니고 어떤 마음으로 백성을 대해야 하는가를 정말로 세세하게 기록한 책입니다. 19세기 초엽에 저작된 행정지침서로 그만한 책은 세계 어떤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행정학자 조창현(중앙인사위원장) 교수의 주장입니다.
 
그 방대한 저서야 목민관들의 바이블과 같은 책이기에 더 거론할 필요도 없는데, 그의 또 다른 글 「원목(原牧)」이 있습니다. 짤막하지만 날카로운 논리로 시대의 벽을 깬 대표적 논문인 이 글은, 목민관, 즉 오늘의 지방자치단체장이 어떻게 탄생되고 그들이 어떤 일을 해야만 세상이 제대로 가는가에 대한 명쾌한 이론을 전개한 통치철학의 탁월한 글입니다.
 
“단체장이 백성을 위해서 존재하는가, 아니면 백성이 단체장을 위해서 생겨난 것인가?”(牧爲民有乎民爲牧生乎)라는 질문을 던지고 결론적으로 “단체장은 백성을 위해서 존재한다”(牧爲民有也)고 선언하여 백성이 나라의 주인이자 국가의 주체임을 명확하게 했습니다. 풀어서 이야기하면, 단체장은 백성을 위해서 일하는 공복(公僕)이고 백성이 주인이라는 국민주권 논리가 확연하게 드러났습니다.
 
뇌물이나 챙기고 자기 배나 채우며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단체장, 백성의 위에 군림하면서 옛날의 못된 제후나 수령과 같은 사람은 절대로 찍어주지 말아야 합니다. 참머슴 참일꾼을 뽑는 선거에 모두 동참해서 훌륭한 단체장을 뽑는 일이 백성들의 의무이자 책임이라는 것을 다산을 위해서도 잊지 맙시다.
 
박석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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