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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 우리의 옛것을 알아야

풀어쓰는 茶山이야기

by econo0706 2007. 7. 10.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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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 옛것은 낡은 것이고 새것은 값있는 것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옛 전통을 모르고서야 어떻게 올바른 새것을 창조해낼 수 있겠습니까. “모름지기 고전을 본받되 고치고 변화시킬 줄을 알아야 하며 새것을 창조하되 고전에 의거할 줄 알아야만 오늘의 글이 고전과 같이 좋은 글이 될 것이다.”(苟能法古而知變  刱(=創)新而能典 今之文 猶古之文也 : 燕巖集 楚亭集序) 연암 박지원이 주장한 법고창신(法古刱新), 즉 옛것을 본받아 새것을 창조한다는 너무나 유명한 말입니다.

 
이런 주장을 이어받아 우리의 옛것을 제대로 알고 이해한 뒤라야 올바른 문학도 창조되고 새로운 역사도 서술할 수 있다고 주장한 사람이 다산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역사적 사실을 이용한답시고 걸핏하면 중국의 일이나 인용하고 있으니 이건 또 비루한 문풍이다. 아무쪼록 『삼국사기』, 『고려사』, 『국조보감』, 『여지승람』, 『징비록』, 『연려실기술』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다른 글에서 그 사실을 뽑아내고 그 지방을 고찰하여 시에 인용한 뒤라야 후세에 전할 수 있는 시가 나오며 세상에 명성을 떨칠 수 있으리라.”(「기연아(寄淵兒)」『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연암은 물론 다산까지 민족적인 전통에 기초하여 우리나라 문학을 발전시키려는 열망으로 충만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세상은 어떠한가요. 내 것이라면 싫고 남의 것만 좋아서 야단법석인 세상이 아닌가요. 요즘처럼 민족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는 때가 언제 또 있었는가요. 우리의 아름다운 금수강산이 곳곳에 널려 있고, 아름답고 고운 산하(山河)가 고을 마다 열려 있건만, 외국으로만 신혼여행 떠나는 젊은이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기만 합니다.
 
인문학이든 사회과학이든 이 나라 민중과 민족의 삶을 충분히 천착하고 파헤친 뒤라야 미래의 민족 진로도 어느 정도 내다볼 수 있는 것 아닐까요. 민족의 고전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그저 새것, 외국의 것에만 마음을 기울이는 분들은, 연암과 다산에게서 혼을 좀 받아다가 마음을 정리하면 어떨까요.
 
내 나라 내 강산도 아름답고, 우리의 옛날 역사도 본받을 점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 같네요.
 
박석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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