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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 나라를 통째로 뜯어 고치자

풀어쓰는 茶山이야기

by econo0706 2007. 7. 10.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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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 탐관오리들이 날뛰며 매관매직이 극성을 부리던 조선왕조 후기, 나라가 망해가던 징조를 피부로 느끼던 사람이 다산 정약용이었습니다. 망국의 징조가 갈수록 심해지던 그 시절, 어떤 조치도 취할 수 없이 다산은 저 먼 강진이라는 전라도의 땅 끝에서 귀양살이나 하고 있던 처지였습니다.
 
“지금 당장 개혁하지 않으면 나라는 반드시 망하고 말 것이다”(及今不改 必亡國而後已 : 『경세유표』서문)라는 결론을 내리고, 그렇다면 “글자나 배운 사람으로서 팔짱끼고 앉아 바라만 보고 있을 것인가”라는 한탄을 하면서 애국심과 백성 사랑의 마음을 가눌 길이 없어 붓을 들어 나라를 경륜하고 도탄에 빠진 백성을 건져 낼 방책을 책으로 엮어냈으니, 이름 하여 『경세유표』라는 40권에 이르는 방대한 저서였습니다.
 
요즘 지방자치 선거를 목전에 두고 일어나는 정치판의 작태를 보면, 이러다가 나라가 망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답답하고 안타깝습니다. 나라의 지도자들이라는 사람들이 입만 열면 시정잡배들도 하지 못할 온갖 천박한 말을 거침없이 내뱉고, 전혀 격에 맞지 않은 불살스런 언어들을 남발하고 있습니다. 이게 어찌 정상적인 인간들이 살아가는 세상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다산은 1817년 무렵, 즉 『경세유표』를 저작하던 그 당시의 세상을, “털끝 하나 병들지 않은 분야가 없다”고 진단하고서, 이 나라를 통째로 뜯어 고치지 않고서는 망국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하여, 자신의 자서전 격인 「자찬묘지명」에서 『경세유표』의 저작 목적을 다섯 글자인, ‘신아지구방(新我之舊邦)’, 즉 우리의 낡은 나라를 완전히 새롭게 개혁하려는 뜻이라고 밝혔던 것입니다.
 
명색이 공당이라는 정당에서 공천을 돈으로 사고팔며, 유권자들은 아직도 돈이나 달라고 아우성치는 그런 선거판을 바라보면 이대로 그냥 두면 나라가 망하리라는 걱정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더구나 그동안 뜸하던 선거 테러까지 발생하여 국민을 놀라게 하니 더욱 가슴이 미어지려고 합니다.
 
확 뜯어 고치자는 ‘신아지구방’을 실천하는 일 말고 다른 방법이 있겠습니까. 신아지구방! 신아지구방!
 
박석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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