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일꾼·내각원

우리의 공무원에 해당하는 행정일꾼

모든 생산수단이 국유화되어 있는 북한에는 우리의 공무원과 정확히 일치하는 개념은 없지만, 남한의 공무원에 해당하는 것이 북한의 '내각원' 또는 '행정일꾼'이다. 이들 행정일꾼의 임용은 소속 기관장이 임명하는 형식을 취하지만, 실제 당조직의 사전 심사와 비준과정이 결정적이다. 임용과정은 대학졸업시 각 부처별로 필요인원을 물색하여 신원조사를 거쳐 일정한 필기시험과 면담을 통해 합격 예정자를 선발한다.

 

행정기관은 정부 부처에 해당하는 중앙의 내각, 위원회를 비롯하여 지방자치단체에 해당하는 도, 시, 군, 리 인민위원회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행정일꾼이 되려면 대학을 졸업하고 군 복무를 이수한 후 당원 자격을 갖추어야만 가능하다. 북한 역시 남한과 마찬가지로 행정일꾼 가운데 여성(女性)의 비율은 매우 낮다.

 

중앙 행정일꾼의 직급체계는 보통 말단인 부원을 시작으로 책임부원→과장→(처장)→부국장→국장→부상→(제1부상)→상·위원장에 이르는 피라미드 체계를 이룬다. 기관 규모에 따라 제1부상과 처장이 있는 경우가 있고, 없는 경우도 있다. 말단직제인 부원은 종전에 지도원으로 불리다가 80년대 중반 이후 현재 호칭으로 바뀌었다. 책임부원은 종전 책임지도원을 말한다.

 

내각 산하 기관 중 외무성, 무역성 등 대외부문에서는 여전히 지도원 직제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기도 하다. 이들 기관의 경우 부원은 타자수나 문서정리원 등 노무직을 뜻하며 과장급 이하의 직제는 외무성의 경우 보조지도원→지도원→담당지도원→과장 순이고 무역성은 지도원→책임지도원→과장 순으로 되어 있는 등 기관마다 차이가 나기도 한다.

 

행정일꾼이 되기 위한 별도의 정기적인 선발시험은 없으며 해당 기관장이 선발 임명하는 형식을 취하나 실제로는 당위원회의 사전심사와 비준을 통해 결정된다. 내각의 지도원급 이상 행정일꾼은 각 성의 당위원회가 당간부 양성기관 졸업자를 대상으로 선발한다.

 

보조지도원급은 각 성의 당위원회가 김일성종합대학 등 우수대학 출신 중에서 선발 배치하며 때로는 고등중학교 졸업생이나 산하 행정기관 일꾼 중에서 성적이나 성분·배경이 뛰어난 사람을 선발하기도 한다. 그밖에 사무원 등의 일꾼은 각 성의 후방(後方)부나 노동과에서 채용하고 있다. 지방행정일꾼은 해당기관 당위원회가 일반 대학 졸업자 중에서 선발, 배치한다.

 

일반 행정일꾼들의 대우는 그다지 높지 않은 편이다. 일반 기업소 등의 사무원 수준과 비슷하나 일단 고위간부가 되었을 경우 정치·경제적 대우는 최고 수준이다. 퇴직 후에도 일종의 명예직으로서의 신분을 가질 수 있고, 현직에 있었을 때와 동등한 각종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한편 이들 북한 공무원들은 어떤 방식으로 승급(昇級)하게 되는가? 승급을 위한 직급별 최저 소요연수는 보조지도원→지도원→담당지도원의 경우 각 3년씩, 담당지도원→과장의 경우에는 5년 정도 걸린다. 과장급 이상은 연한이 없다. 한편 정무원에 대한 평정(評定)은 해당 당위원회 책임자가 행정책임자와 협의하여 1년 마다 평정서를 작성하는데, 사상성과 행정업무 수행실적이 주된 평가기준이 된다.

 

행정일꾼을 포함한 직장인들에게도 승진은 기분 좋은 일로 북한에서도 고위간부가 되기 위한 경쟁과 로비는 치열하다. 따라서 고위직 인사를 좌우하는 중앙당 간부부의 위력은 대단하다. 아울러 일반 직장인들의 경우, 당직이나 행정직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7등급이나 6등급으로 나뉘는 직급을 갖고 있다. 1급까지 오르는 사람은 극소수다. 과학자 등 전문직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1-3년이 지나면 승급시험을 볼 수 있는데 3급이나 2급부터는 '공급대상'이 된다. 월급과 배급만 받다가 국가에서 주는 부식물 등 생활필수품을 덤으로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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